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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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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의견을 더 확실히 가른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의견이 존재할 때 토론을 통해 의견이 조정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 이것은 완벽히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최근 읽었던 책 에서 이에 대한 실험이 나온다. 서로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토론을 한 이후 정치적 견해를 다시 조사했다. 우리는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확인한 후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사람들은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던 정치적 견해에 대해 더 높은 지지 의사를 보였다. 토론으로 입수된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기초로 자기 확신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일단 이야기를 해 봅시다" 서로 의견이 차이가 있을 때 준비없이 일단 이야기부터 하자는 태도를 매우 싫어 한다. 특별한 장치가 없는 토론은 단..
회사생활의 인맥연말정산 이 글은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는 연말정산에 대한 글이 아니다. 혹시 잘못 클릭해서 들어 온 분이라면 국세청 웹 사이트로 가시기 바란다. 12월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이미 연말정산을 끝낸 회사도 있고 여전히 진행 중인 곳도 있다. 연말이라 더 바쁜 곳도 있지만 대개의 회사 임직원들은 이 즈음이면 마음이 풀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일 보다는 한 해 있었던 일을 돌아 보거나 내년 일을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내가 회사에 다니던 시절도 비슷했는데 집중하기 어려운 시기에 억지로 일을 강요하느니 다소 느슨한 상태를 인정하고 다른 방향의 제안을 하곤 했다. 그것 중 하나가 '회사생활의 인맥연말정산'이라는 것이었다. 회사생활의 인맥연말정산 한 해 동안 자신이 벌어 들인 수입과 냈던 세금을 보고하는 ..
상사의 막연한 업무 지시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눈팅만 하다 마음이 급해져서 올려봅니다. 회사에서 기저귀 시장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개인적인 보고서 작성이라, 설문조사 업체에 의뢰하기가 부담스러워 설문지를 돌려보려고 합니다. 문제가 될까요? 답을 쓰려고 했는데 가입하고 보름이 지나야 댓글이나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한다. 쪽지 보내기도 안되서 할 수 없이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질문을 한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텐데 아쉽다. 우선 이 질문에 대해 게시판에 올라온 댓글 몇 개, ** 전문업체에 맡기면 좋지요..ㅋㅋ 근데 윗분께서 검토도 아니고..한번 어떠한가 정도를 볼려고 하는거라서.. 예산지원도 없이 진행하고 있어요..ㅜㅜ ** 기저귀를 사은품으로 돌리면 조사 응하시는 분들..
갑과 을의 대화 공식 PR_babe Hyejin Kwon 가는 말이 험해야 오는 말이 고운 현실... 싫다. 프로젝트의 기획 단계가 끝나고 디자인 작업을 위해 외주 업체와 계약을 진행했다. 늘 그렇듯 계약 일정을 빠듯하고 예산은 적었다. 우리는 수퍼 갑도 아니고 그냥 그런 갑이었다. 무리한 일정과 부족한 예산에 대해 설명 '드리고' 협상을 요청했다. 어? 그런데 그냥 하겠다고 한다. 협상을 다시 '요청'했으나 괜찮다고 한다. 비수기라서 인력 여유가 있어서 충분히 해 낼 수 있다고 한다. 프로젝트 중반 쯤. 디자인 시안이 몇 번 오가고 일정대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프로젝트 중후반 쯤. 회사 문턱이 광나게 드나들던 디자인 회사 사장의 연락이 좀 뜸하다. 약간 불안. 프로젝트 후반 쯤. 디자인 발표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무서운 사람들 시리즈... "무서운 개발자"의 열광적(?) 반응을 보며 무서운 시리즈를 써 보면 어떨까 잠깐 생각했다. 내가 경험했던 무서운 사람들에 대한 시리즈 말이다. 무서운 사장... 무서운 총무과장... 무서운 선생님... 무서운 3개월 군대 고참... 무서운 의사... 무서운 검사... 무서운 엄마... 무서운 아파트 경비... 그 중 가장 무서웠던 사람은 '무서운 의사'였다. 그 다음은 '무서운 변호사'였고 그리고 '무서운 컨설턴트'도 있었다. 이 3명의 공통점은 자신의 전문적 분야를 무기 삼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어떤 결론만 이야기해 주었고 내가 설명을 요구하자 아주 불쾌하다는 듯 "설명해줘도 당신이 알아 듣기는 해?"라고 말했다. 무서운 의사는 내가 몸이 아파서 입원했던 1개월 동안 내가 그저 어떤 병에 걸렸고 자신..
무서운 개발자 최근 몇 년 사이에 읽은 개발자와 관련한 여러 책에서 개발자에 대한 이미지를 읽을 수 있었다. 오래 전에 나온 책에서 언급하는 개발자와 달리 최근의 책은 개발자 자신의 숨겨진 이면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의 과거 이미지에는 어떤 코드를 스스로 창조하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자주 묘사되곤 했지만 최근 발간된 책에서는 대개의 개발자가 그렇지 않음을 말하기도 한다. 애자일이나 XP 프로그래밍과 관련한 책에서 흔히 "뛰어난 개발자 한 명이 18명의 평범한 개발자보다 낫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것은 프로그래밍이 창조적인 작업임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 바꿔서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 회사에서 18 명의 그저 그런 별로 창조적이지 않은 개발자가 일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개..
빠른 일처리를 요구하는 사람들 내가 회사에서 근무할 때 대개 일처리가 빠른 편이었다. 어떤 일이 맡겨지면 들어온 순서대로 즉시 처리하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 게 빠를 지 고민했고 모아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나중으로 미뤄두는 식으로 했기 때문이다. 컴퓨팅으로 비유하자면 차례대로 들어 온 잡(job)을 순서대로 무조건 처리하는 게 아니라 해당 잡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는 다른 잡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판단한 후 당장 처리할 필요가 없다면 버프나 스택에 담아두는 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컴퓨팅과 달라서 어떤 사람은 일을 맡길 때 무조건 빨리 처리하기를 원한다. 이성적인 설명은 필요없고 내가 맡긴 일이니 혹은 내가 상사니까 혹은 내가 갑이니까 무조건 빨리 처리해 달라는 식이다. 이럴 때 문제가 발생한다. 무조건 빠른 일처리를 요..
회사에서 관습적 징후 (conventional sign in office) 한 남편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보자. 회사에 다니는 아내가 최근 한 달 간 새 옷을 20벌 넘게 주문하기 시작했고, 한달 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아침 출근 전 머리 손질과 화장이 평소보다 30분 정도 더 늘어났으며, 회식 중에 전화를 받지 않고 새벽 3시가 넘어서 귀가하는 일이 잦아졌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객관식 문제다. 1) 아내의 계절 옷이 부족하다. 2) 아내가 자신의 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3) 아내가 회사 업무 이외 활동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4) 아내가 바람 났다. 어떤 행동이나 현상에 대해 관습적으로 판단한다면 우리들 대부분 거리낌없이 4번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관습적 징후에 의해 "아, 바람났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자주 놓인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