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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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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하게 보이는 반복 행동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무의미하거나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행동을 반복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동의 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일일 업무 보고서를 작성한다거나 모두가 지루해하며 뻔한 결과가 예측되는 부서간 협력 회의를 한다거나 가봐야 별로 들을 것도 없는 지방 사무소 출장을 정기적으로 가는 것. 이런 것 외에도 회사에서 하는 일 중 참 많은 부분이 왜 저런 일을 반복해서 해야 하는 지 의아한 경우가 있다. 그런 일은 마치 먼지를 치우는 일과 같다.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내부에 늘 먼지가 쌓이기 마련인데 컴퓨터 본체를 열어서 청소를 한다고 표시가 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도 대지 않고 내버려 두면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먼지다. 그런데 먼지라는 것이 자기 주변에 쌓이는 것을 인지하는 ..
근속 연수 오래 전에 잠시 근무했던 한 회사 이야기. 그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부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회식을 했는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다들 그 회사에 들어 온 지 1년이 되지 않았으며 또한 심각하게 회사를 떠날 것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회사 업무가 과도하게 많았고 하는 일에 비해 대가가 낮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다음 날 인트라넷에 접속해서 자료를 살펴 보던 중 인사 관련 파일을 볼 수 있었다. 200여 명의 임직원 중 근속 연수가 1년 이상인 직원이 3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30% 가운데 절반 정도가 병역 특례로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회사의 임원 혹은 어떤 식으로든 회사의 지분과 연관된 사람들이었다. 최초 회사 설립 시 관여한 사람이..
잦은 개선과 작은 변화 1분후에 계속 됩니다... 오래전 케이블 TV에서 영화를 보는데 화면 오른쪽 하단에 "1분 후에 계속됩니다..."라는 자막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그래 저거야!"라고 탄성을 질렀다. 당시 대부분의 자막은 "잠시 후에 계속 됩니다"였는데 이 자막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채널을 돌리다 1~2분 정도가 지나면 '이제 광고가 끝났겠지'라고 생각하여 다시 보던 영화 채널로 돌아 오곤 했다. 그런데 "1분 후에 계속됩니다"라는 자막이 나오자 생각이 좀 바뀌는 것이다. '어 그래? 화장실이나 다녀와야겠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자막이 갖는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다. 왜냐면 곧 나는 다시 광고가 나올 즈음이면 채널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카피 라이팅은 별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
업무의 프로가 되는데 필요한 시간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전문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면 하루 3시간씩 10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을 1만시간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여러 사례를 통해 1만 시간을 반복 훈련할 수 있는 행운이 있다면 어떤 분야의 프로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어떤 분야에서 유난히 특출하게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니 1만 시간을 훈련할 수 있는 '집중적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태어난 시기와 환경에 따라 그런 행운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심지어 학교에 일찍 들어가고 늦게 들어간 것에 따라 하키 선수로서 기회가 달라진다는 주장은 11월생인 딸 아이가 수학을 잘 못하는 이유가 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딸과..
월급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가? 빈곤은 빈곤을 먹고 산다. 어떤 부는 또한 빈곤을 먹고 산다. 때문에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더 많은 부가 아닌 빈곤의 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왜냐면 빈곤은 처음에 빈곤으로 배를 불리지만 부가 밀려오면 이제 부를 통해 더욱 커다란 빈곤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마치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부동산에 투자했다 더 큰 빈곤을 안게 되는 하우스푸어(house poor)와 같이 말이다. 십여년 전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라는 책에서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월급만 받고 살아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반면 우리 주변엔 월급만으로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는 수 많은 책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아직 부자도 아니고 로버트 기요사키가 주장하는 그 '부자'라는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야근 권하는 회사 야근이 노동 생산성을 향상 시키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화이트 칼라 계층 뿐만 아니라 블루 칼라 계층에서도 잦은 야근이 산업 재해 증가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로 이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도 현실이다. 야근과 노동생산성이 반비례 관계라는 것과 별도로 많은 사람들은 정시 출근은 당연하지만 정시 퇴근은 평화로운 시기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인식이 많은 듯 하다.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은 여동생의 남편은 네비게이션 개발사의 팀장으로 근무한다. 그런데 이 친구와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면 5분을 계속하기 힘들다. 쉴사이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스마트폰의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기 때..
신입사원을 위한 조언 일을 가르치며 잔소리를 많이 했던 후배가 회사를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10여명의 팀을 관리하는 팀장이 되었다. 잘 해 나갈 것이라 믿고 있었는데 어느 날 늦은 밤 연락이 왔다. 집 근처에 왔다면서 잠깐 보자는 것이었다. 심각한 일이라도 있나 싶어 나가봤더니 근처에서 회식이 있어서 인사차 왔다고 했다. 그런데 낯선 사람 몇 명도 같이 있다. 얼마전 입사한 신입 사원이라고 했다. 서로 소개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후배 팀장은 자신이 일을 배우며 느꼈던 점을 신입 사원들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회식이 끝난 늦은 시각임에도 토끼같은 눈으로 팀장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신입 사원들을 보며 저게 바로 신입 사원에게 요구되는 첫번째 덕목인 집중(attention)이 아닐까 싶었다. 상황이..
좋은 회사 vs 나쁜 회사 요즘은 회사 이야기를 잘 하지 않지만 사회 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 어디서든 누구와 만나든 항상 회사 이야기만 했다. 하루 16시간 이상 회사에 있다 보니 달리 할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내가 지금 제대로 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는 건지 굉장히 궁금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회사와 자기 회사를 비교하게 되고 결국 누구네 회사는 뭐가 좋네, 누구네 회사는 뭐가 나쁘네 하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곤 했다. 뻔한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에 대한 인식이 정립되었던 것 같다. 좋은 회사에 대한 정의는 비교적 쉬운 편이다. 자신이 회사에 다니는 목적을 만족시키는 회사가 좋은 회사다. 대개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