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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tory

무의미하게 보이는 반복 행동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무의미하거나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행동을 반복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동의 안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도 읽지 않는 일일 업무 보고서를 작성한다거나 모두가 지루해하며 뻔한 결과가 예측되는 부서간 협력 회의를 한다거나 가봐야 별로 들을 것도 없는 지방 사무소 출장을 정기적으로 가는 것. 이런 것 외에도 회사에서 하는 일 중 참 많은 부분이 왜 저런 일을 반복해서 해야 하는 지 의아한 경우가 있다. 그런 일은 마치 먼지를 치우는 일과 같다.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내부에 늘 먼지가 쌓이기 마련인데 컴퓨터 본체를 열어서 청소를 한다고 표시가 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도 대지 않고 내버려 두면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먼지다. 그런데 먼지라는 것이 자기 주변에 쌓이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늘 같은 장소에 있기 때문에 뭐가 더러워지고 있는 지 인지하기 어렵게 된다. 먼지는 한꺼번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쌓이는데 그걸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충분히 더러워진 후'에야 더러운 상태를 인지하고 청소를 하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청소를 하는 것은 이전 상태에서 청소를 하는 것보다 어렵고 또 그리 효과적이지도 않다.

그런 이유로 비록 내가 보기에 그리 더럽지 않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를 반드시 청소하는 프로세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군대인데, 이 조직은 끝없이 모든 공간을 청소한다. 심지어 먼지 한 톨 묻어 있지 않은 공간조차 시간이 되면 쓸고 닦는다. 때문에 군대에서 어떤 공간에 먼지가 쌓여 있다는 것은 군대 기강이 약해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투가 발생하기 전에 군인들은 모든 먼지를 적으로 규정하고 끝없이 청소하고 또 청소한다.

회사에서 무의미하게 보이는 반복 행동이 있다면 대개의 경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어떤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경우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비록 지겹고 멍청하게 보일 정도로 반복적인 행위가 존재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큰 위험이 미리 제거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어떤 것은 과거에서 이어져 오던 행위를 단순히 반복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정말 무의미한 경우도 있다. 이런 행위는 극복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므로 조직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