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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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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design)에 대한 잘못된 이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서로의 직업을 묻곤 한다. "디자이너입니다"라고 대답하면 그 사람의 차림새를 잠깐 살펴 본 후 "옷 만드세요?" 혹은 "인터넷 회사 다니세요?"라고 되묻는 경우를 자주 본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무엇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 10년 사이 웹 서비스 관련 업계에서 '디자인'은 오히려 '기획'이라는 의미에 훨씬 가까운 것으로 바뀐 것 같다. 나 또한 내 직업을 곰곰히 따져보면 웹 서비스 컨설턴트가 아니라 웹 서비스 디자이너로 정의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한다. 90년대 후반 인터넷 회사에 들어갔을 때 '디자인'은 웹 사이트에 사용되는 이미지를 그리거나 편집하는 일을 의미했다. 몇 년 지나자 웹 사이트에 그..
아내가 경력직에 지원해 보라고 한다 아내와 만난 것은 1996년. 그녀는 그 해 졸업이라 여러 회사에 지원을 했다. 방송국 PD에 지원해서 5차에 걸친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 2인 중 하나가 되었지만 탈락했고 그 과정에서 대기업 계열 광고 회사의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그건 통지서를 늦게 받아 본의 아니게 탈락. 정말 원하고 원했던 PD 부분에 탈락 통보를 받았던 시점에서 별 생각없이 지원했던 공기업에서 합격 통지를 받았다. 그렇게 회사를 다녔던 것이 벌써 15년 째.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공기업의 특성 때문인지 회사를 잘 다니고 있고 지방으로 발령 받았다가 다시 서울 본사로 발령 받는 행운도 있었다. 그녀와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다. 그 동안 가끔 자기 회사의 경력직으로 지원하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는 발끈하기도 했고 무시하기도 하며 ..
뜯어서 쓰는 종이 USB, 잘못된 기사 점심 조금 지나서 IT 뉴스를 보고 있는데 '뜯어서 쓰는 USB'라는 제목의 기사를 볼 수 있었다. 기사 내용은 요즘 유행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된..." 으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종이로 만든 뜯어 쓸 수 있는 USB를 소개하고 있었다.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상업화하기에 많은 무리가 있는 제품이라 생각했는데 기사에 첨부된 사진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종이로 만든 뜯어서 쓰는 USB '화제' 그래서 기사에서 언급하고 있는 웹 사이트에 들어가서 해당 제품을 찾아 봤다. http://www.artlebedev.com/ 라는 사이트인데 제품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디자인 그룹이었다. 사이트에서 "usb"로 검색을 하니 바로 이 종이로 만든 USB 관련 정보가 나왔다. Flashkus USB flash d..
남해 르미에르 펜션 10일간의 경험 내 머릿 속에 펜션은 두 가지 범주에 속해 있었다. 하나는 회사 워크숍이나 MT 때 가끔 가던 그런 펜션 - 10여 명 이상이 들어가서 축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방이 있는 펜션이었고 다른 하나는 풀하우스와 같이 비까번쩍한 인테리어와 어디선가 메이드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럭셔리한 것이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갈 때 호텔은 수도 없이 갔지만 팬션은 구경도 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펜션은 그런 개념이었다. 르미에르 펜션 남해의 르미에르 펜션은 딱 그 중간 정도의 개념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펜션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동네에서 요즘 유행하는 각 동이 분리된 형태도 아니고 널찍한 앞마당을 제공하는 그런 곳도 아니다. 소박한 스파가 있는 4개의 룸으로 구성된 작..
2012년 2월 무료 컨설팅 안내 2012년 2월 무료 컨설팅을 진행합니다. 새해가 시작하고 나서 좀 아팠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2월입니다. 새해 자신과 한 약속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고민과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료 컨설팅이라 하지만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대화하고 싶은 내용이 다소 막연하다면 먼저 이메일로 질문을 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몇 번 이메일을 주고 받고 나면 주제가 좀 더 명확해지니까요. 아래는 제가 경험했고 잘 이해하고 있는 분야니 도움을 드리기 쉬울 것입니다. 꼭 아래 분야가 아니더라도 웹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은 언제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 웹 서비스 제작 및 운영 전략 (SNS 마케팅 포함) - 신규 비즈니스를 위한 웹 서비스 제작 방안 - 기..
블루문의 책이 나왔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쓰지 못했던 책을 드디어 손에 쥐었습니다. 5년 만에 탈고한 책입니다. 제목은 입니다. 그 동안 블로그나 언론사에 기고했던 글 중 회사 생활과 관련한 주제를 골라 다시 썼습니다. 몇 개월 쓰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싶어 뒤짚어 엎고 다시 썼습니다. 일 많이 하고 사람들 많이 만날 때 몰랐는데 참 공격적이고 이기적으로 글을 썼더군요. 아마 예전 글을 다 모아서 책을 냈다면 결론이 이랬을 겁니다, "그러니까 열받는 회사 오래 다니지 말고 창업해" 세상을 조금 더 살아 보니 참 어리석은 대답이 아닐 수 없더군요. 어떤 사람들에게 창업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저 또한 창업을 했었지만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냈고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만약 제가 성공적인 기업가로 남아 ..
마케팅 대행과 빨래의 공통점 과거 카페, 미니홈피, 블로그에 이어 최근 몇 년 사이 트위터, 페이스북이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 스스로 마케팅과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칭 프로페셔널을 주장하는 SNS 마케팅 대행사에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많다. 빨래를 널어 달라고 부탁한 아내의 요구를 충실히 수행하다 둘의 공통점이 생각났다. 1. 특별하지는 않지만 알아야 할 기술이 있다 빨래를 잘하는 기술이 있다. 특별한 것도 아니고 말로 설명해도 충분히 이해되는 가벼운 것들이다. 속옷과 겉옷을 같이 빨지 말아야 한다. 울 소재의 옷은 세탁기에 돌리다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어떤 옷은 차가운 물에 어떤 옷은 미지근한 물에 빨아야 한다. 색조가 있는 옷과 하얀 옷은 같이 빨지 않는다. 물론 이런 작은 기술이나 요령 없이 세탁기에 빨래를 ..
나꼼수, 정봉주 헌정송 (달려라 정봉주) 남해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르미에르'님의 역작. 치질 수술을 받고 목수술을 연기하며 만들어 낸 정봉주 전의원 헌정송. 지난 주 아주 늦은 밤에 한 통의 문자가 왔다, "형님, 정봉주님이 결국 미국 못가게 된 것 같은데 헌정송이라도 만들까요?" 하길래.. 음... 괜찮은 걸?이라고 생각하며 즉시 답신 "그래, 보내면 100% 나꼼수에 실린다. 무조건 만들어!" 라고 했다. 나는 그냥 레코딩 엔지니어 기술 살려서 대충 만들 줄 알았다. 그런데 일을 크게 벌인다. 녹음실에 레퍼 섭외하고 난리를 쳤나 보다. 그러다 정봉주 전의원이 생까면 어쩌려고? 치질 수술 받고 며칠 후에 목 수술이었는데 수술 일정도 연기하고 결국 완성했다. PC방에서 작업하고 리듬 만들어 둔 거 들어보라고 보내고 작사한 거 보내고 며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