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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블루문의 책이 나왔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쓰지 못했던 책을 드디어 손에 쥐었습니다.

5년 만에 탈고한 책입니다. 제목은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입니다.


그 동안 블로그나 언론사에 기고했던 글 중 회사 생활과 관련한 주제를 골라 다시 썼습니다.
몇 개월 쓰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싶어 뒤짚어 엎고 다시 썼습니다.
일 많이 하고 사람들 많이 만날 때 몰랐는데 참 공격적이고 이기적으로 글을 썼더군요.
아마 예전 글을 다 모아서 책을 냈다면 결론이 이랬을 겁니다,

"그러니까 열받는 회사 오래 다니지 말고 창업해"


세상을 조금 더 살아 보니 참 어리석은 대답이 아닐 수 없더군요.
어떤 사람들에게 창업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저 또한 창업을 했었지만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냈고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만약 제가 성공적인 기업가로 남아 있다면 아마 책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할 일도 많은데 언제 책을 쓰고 있을까요.
그런데 성공하지 못했고 몇 년 동안 침체기를 경험하며 비로소 책을 써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책을 써야, 내 삶은 반성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지점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6개월 넘게 글을 쓰다 포기하고 또 글을 쓰고 또 포기하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다보니 글의 내용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회사 생활에 대한 기본 관점은 바뀌지 않았지만
글을 쓰며 스스로 위로 받고 싶었습니다.

'거봐, 그렇게 힘들게 살 필요는 없었어.'

글을 쓰면서 수백 번도 넘게 이렇게 중얼 거린 것 같습니다. 


이 책엔 회사 생활을 잘 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습니다.
대신 좀 덜 힘들게, 좀 덜 싸우며, 좀 덜 갈등하며 회사 생활을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대신 왜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 지 이야기하지 않고 왜 그런 상황이 도래하지는 말합니다.

성공적인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제가 한 실수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되짚어 보고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순전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제 블로그를 방문하여 '읽어 준 사람들' 때문입니다. 2003년 네이버에서 <가장 거대한 아스피린>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을 때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자폭하는 심정으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나도 그랬어", "힘내"와 같은 이야기를 했었죠. 그렇게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몇몇 언론에 칼럼을 싣기도 했고 강연도 다녔습니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흐른 후 책을 냈는데 이번에도 글을 쓰며 그 때와 같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여러분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 이 책에는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글들이 있습니다.
저는 과거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맹비난하곤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돌아보니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 회사가 유지될 수 없습니다.
여전히 무능력하게 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거둘 생각은 없지만
그 비판이 단지 자신의 경험 부족과 분노에 의한 것이라면 이 책은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모난 돌이 둥글게 변하는 이유는 세파에 깎이는 것보다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임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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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시 로그온을 하셔야 한다고 하네요.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