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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tory

너 죽고 싶냐?

회사를 고운 곳만 다녀서 그런건지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싸움은 많이 했지만 치고 받고 싸우거나 욕설이 오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 "너 죽고 싶냐?"는 상황을 접했습니다.
 
하나는 화장실에 가려다 들었는데 다른 팀의 과장이 대리를 다그치는 중이었나 봅니다,
 
"너 정말 죽고 싶어?"
 
라고 으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깜짝 놀라서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한참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에 들리는 소리는 고등학교 때 양아치가 화장실에서 애들 겁줄 때 하는 이야기와 똑같더군요.
 
다른 한 번은 회사의 클라이언트와 크게 싸운 적 있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 회사의 과장에게 클라이언트 회사의 부장이 "너 일 이따위로 하는 거야? 죽고 싶어?"라고 했다더군요.
 
 
전자는 사장에게 이야기해서 해당 팀의 과장을 징계하도록 했고 결국 회사를 떠났습니다. 후자는 아... 빌어먹을... 하고 술 진탕 퍼 먹고 참았습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오래 근무한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웃으면서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제 부장이나 그 이상의 직급인 경우라서 자기들 어릴 때는 그보다 훨씬 심한 상황도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건설쪽 회사에 다니는 친구는 "너 안 맞아 봤지?"라고 하며 놀리기도 하더군요.

회사에서 쫓겨날 지언정 험한 소리를 듣지 않았던 저는 요즘도 회사에서 험한 말을 주고 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걸 이해한다는 사람들은 더욱 더 이해되지 않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존재해서 안되는 행동"을 하는 게 어떻게 이해되는 건지...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고소 좋아하는 미국이었다면 그런 협박과 욕설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입니다.


PS : 위험한 기기를 다루는 현장이나 연구소,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 업계에서 상사가 부하에게 "너 죽고 싶냐?"고 말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입니다. 그건 정말 목숨이 달린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