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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Story

멍청한 팀장들

내가 들은 혹은 직접 경험한 멍청한 팀장들.


1. 회의 내용을 대충 전달하는 팀장

보스와 세 시간 마라톤 회의를 하고 돌아와 팀원들에게 "아... 피곤했어"라고 말하는 팀장. 팀장은 팀을 대표로 회의하러 갔을텐데 왜 세 시간이나 이야기하고 그 내용을 팀원들에게 3분으로 요약 전달하는 걸까? 쓸데없는 회의를 2시간 57분 동안 했다거나, 아무 생각없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거나, 팀원들이 알아야 할 내용이 별로 없다는 인상을 준다. 3시간 회의를 했다면 적어도 팀원들과 30분은 이야기를 하는 게 상식일텐데 그렇게 하는 팀장은 그리 많지 않다.


2. 자기 의견을 정확히 말하지 않는 팀장

팀장 자신의 의견인지, 다른 팀의 의견인지, 이사회의 결정인지 도무지 구분할 수 없게 이야기하는 건 팀원을 고달프게 한다. 참고 있던 팀원이 손을 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가요?" CEO에게 비전이 필요하다면 팀장에겐 명확함이 필요하다. 팀원들이 해야 할 일을 고민하고 있다면 해결해주는 것이 팀장이 할 일인데 어떤 팀장은 더 복잡하게 만드는데 능숙하다.


3. 어설픈 구렁이

책임져야 할 사건이 눈 앞에 있다. 그런데 팀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누군가 머리 위로 그 사건이 떨어질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먼저 말을 꺼내는 쪽이 폭탄 맞게 될 상황이다. 팀원들은 팀장이 그 폭탄 돌리기의 끝에 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걸 눈치챈다. 그런데 팀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어설픈 구렁이같은 행동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 믿는 팀장을 어떻게 해야 할까?


4. 업무를 제외하면 참 좋은 사람

누군지 말하고 싶지 않지만 그 팀장은 이사와 친하다. 아침마다 이사와 커피를 마시고 점심을 먹고 술 자리를 갖는다. 그 팀장은 CEO와 친하다. 가끔 집에 놀러가서 식사도 하고 명절에 인사를 가기도 한다. 그 팀장은 다른 팀장들과 친하다. 팀장들과 동호회를 꾸리고 있고 팀장들이 겪는 문제를 잘 들어주는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왜 이 모양인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