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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tory

새뮤얼슨 교수의 마지막 강의


마지막강의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이론 > 경제원론/개론
지은이 폴 A. 새뮤얼슨 (YBMSISA,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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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현대 경제학자 중 하나로 언급하기엔 너무나 많은 영향을 행사했던 새뮤얼슨.
이 책은 그가 말년에 YBM/Si-sa 영문판에 실었던 칼럼을 사후에 새롭게 엮어 낸 것이다.
수십 편의 칼럼이 실려 있지만 대부분 2~3페이지 정도로 짧기 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 있다.
특히 한국과 동북아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경제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미국의 금융 위기 이후에 그가 한국을 향해 했던 많은 조언 특히 국가 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을 눈여겨 읽어 봤다.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몰입하다가 더 큰 희생을 치를 것이라는
이야기와 추가 과세없는 적자 예산 지출의 확대를 통해 다가올 금융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소위 '출구 전략'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새뮤얼슨의 권고를 보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이런 논리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읽는 책들은 거시 경제학과 미시 경제학을 굳이 나누지 않고 있는데 둘 사이의 미묘한
접점에서 만나는 큰 사건들을 다루는 방식이 경제학자마다 다른 것 같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3가지 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하나는 대공황이고, 다른 하나는 구제 금융 사태와 그리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미국발 금융 위기다. 우연히도 읽는 책들이 하나같이 미국에서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쓴 것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국내 학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는 방식으로 최근 사태를
역사적으로 반추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미국발 금융 위기에 대해 더 이상 케인즈식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듯 하다. 또한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별 다른 이견이 없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뮤엘슨은 말년까지 줄기차게 위기 극복을 위한 '국가의 재정 지출'을
강조했는데 그로 인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새뮤엘슨은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균형'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그저 자신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더욱 읽기 편한 내용이다. 굳이 다른 경제학자들의 의견에 반박하기 보다는 자신의 견해와
방안을 명확히 함으로써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둘 뿐이다.

케인즈가 각광을 받던 시기에 전통 경제학자들이 몰락했고, 프리드먼식 자율이 주목 받자 케인즈가
몰락했고, 다시 금융 위기가 닥쳐 오자 케인즈 혹은 새뮤엘슨의 주장에 다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일견 이리 저리 공이 튀는 듯 하지만 새뮤엘슨의 주장에 따르자면 그것은 그저 '균형'을 위한
조정 과정일 뿐이다.


p.s : 책의 절반은 영어 원문을 함께 올려 두고 있는데 - 그래서 결국 반 권을 산 셈이라는 - 그 시작 무렵에 이런 구절이 있다,

"What we know about the global financial crisis is that we don't know very much"

세계적 금융 위기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아는 게 없다는 것 뿐이었다... 미국발 금융 위기에
대해 많은 경제학자들이 비슷한 소리를 했다는 것이 더 놀랍니다. 심지어 위기를 경고했던 소장파
학자들조차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고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