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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아주 짧은 손톱

나는 손가락이 희고 긴 편이다. 몇몇 여자는 내 손을 주물럭 대며 매력적이라고 고백한 적도 있었다. 내가 스물 몇 살 때 기타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긴 손가락으로 기타를 퉁퉁대며 더 많은 여자를 후리고 다녔을 지 모른다. 농담이다. 그런데 내 희고 긴 손가락에 어울리지 않게 손톱은 아주 짧은 편이다. 손톱도 매우 얇고 약하다.

손톱을 짧게 깎기 시작한 건 컴퓨터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금도 평균 타자수가 분당 400타 정도는 되는데 손톱이 길면 키보드에 부딪치는 따각거리는 소리와 느낌이 꽤 불편하다. 그래서 손톱을 짧게 깎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조금만 길어도 금새 깎아 버린다. 내 손톱을 보면 마치 타이핑이라는 기능에 적응해 변형된 것 같다. 가끔 남자든 여자든 손톱이 예쁘고 둥글고 튼튼한 사람을 보면 부럽다. 무엇을 얻으면 무엇을 잃는 게 법칙인가 보다. 혹은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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