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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유저냐 성능이냐?

사용자가 없는 성능 좋은 검색 기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질타하는 글을 읽었다. 엠파스를 그 예로 들고 있는 이 글을 읽으며 다소 오해하는 부분을 발견했다. 엠파스는 대외적으로 자신들이 기술에 좀 더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검색 부분에서 독보적이며 경쟁력있는 기술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가 엠파스 스스로 기술 혹은 성능이 유저를 보장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오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내가 만나 본 몇몇 엠파스 관계자들은 단지 좋은 기술이 유저를 확보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박석봉사장은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이 점을 주지하고 있음을 여러차례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엠파스가 경쟁사에 비해 검색 엔진의 성능이나 서비스의 기술력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 또한 명확하다. 이것은 엠파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우려와 직결된다. 엠파스에 대해 이런 저런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엠파스가 응대하는 방식은 "우리의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응대 태도다. 포탈로서 고객응대와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기술에 대한 입장을 내세우는 건 동문서답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엠파스를 질타한 한 블로거는 글의 말미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성능은 유저를 확보했을 때 중요한 것이다.
일류 요리사가 만든 음식이라도 식당주인이 손님이 오든말든 신경을 안쓴다면 잘 팔릴까?
유저가 찾는 검색엔진은 기술업계이 아니라 서비스업계라는 것이 내 확고한 주장이다.
포털은 유저가 곧 성능이다.

주장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포탈에게 유저가 곧 성능이라는 말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 이것은 포탈의 공적 역할과 인터넷 서비스의 기술에 대한 고민을 마케팅과 비즈니스라는 영역으로 구겨 넣어도 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탈 서비스를 주요 비즈니스로 삼는 업체들이 여럿 존재한다면 개별 업체들은 나름의 색깔로 사업을 꾸려가야하고 엠파스는 엠파스 나름의 색깔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어떤 사용자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또 다른 사용자는 네이버 대신 엠파스를 선택하기도 한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기준은 불명확하다. 비즈니스는 결과론적인 주장을 쉽게 받아 들인다. 과정이 아무리 창대하고 훌륭했다 하여도 결과가 나쁘면 실패한 비즈니스가 된다. 엠파스가 걷고자 하는 길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것이다. 유저가 곧 성능이라는 걸 엠파스가 모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경쟁사와 다른 길을 걸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만 현재 진행중인 방법과 솔루션이 적절한 가에 대해 논쟁의 여지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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