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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Insight

요새가 된 도메인 커뮤니티



어떤 도메인의 커뮤니티는 적응하기 참 힘들다. 카페도 마찬가지고. 그냥 읽기만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글을 올리고 댓글을 통해 대화를 하다 보면 반드시 그 도메인 커뮤니티(domain community)의 특별한 문화와 만나게 된다. 어떤 곳의 문화는 새로운 사람에게 유연하고 쿨하지만 어떤 곳의 문화는 굉장히 날카롭고 공격적이기도 하다.


최근 고양이 입양 관계로 추천 받은 몇몇 커뮤니티나 개인적인 목적으로 방문한 채식 관련 커뮤니티, 

내가 쓴 글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올린 어떤 커뮤니티에서 좋은 반응과 함께 글 내용과 별 관계없는 공격성을 목격했다.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과 달리 내가 방문했던 도메인 커뮤니티들은 그룹 문화가 굉장히 강하고 전형적인 지역 사회의 특징이 나타났다. 


과거 커뮤니티 운영에 대한 교육 강의를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으로 자사 도메인 커뮤니티의 

요새화(fortify)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 적 있다. 도메인 커뮤니티의 구조를 만드는 사람들 -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은 사용자들의 특성에 맞게 이런 저런 서비스와 운영 지침을 만드는데 이것이 사용자들에 의해 성곽을 단단하게 하고 진입 장벽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메인 커뮤니티가 개인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게시판 형식인 경우 대개의 경우 요새화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새로운 사용자가 진입하기는 하지만 공격적 성향의 기존 사용자 때문에 안정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읽기만 하는 존재가 되거나 댓글을 하나 다는 것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곽을 쌓은 도메인 커뮤니티는 웹 사이트에 안정적인 트래픽을 제공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생산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더 이상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지 않고 정기적으로 사용자 간 갈등이 발생하는 문제가 지속된다. 


사업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런 요새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된 도메인 커뮤니티는 굉장히 골치 아프다.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보다는 걸림돌이 되기 쉽고, 새로운 커뮤니티로 변화시키려 할 때 극심한 내부 반발에 부딪치곤 한다. 


게시판 중심의 커뮤니티 서비스보다 개인이 내놓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요즘의 커뮤니티(SNS라고 흔히 말한다)는 상대적으로 요새화 가능성이 낮다. 과거의 도메인 커뮤니티와 달리 여러 서비스나 콘텐츠의 외부 연결에 민감하지 않고 새로 진입한 사용자가 경험해야 하는 기존 사용자들의 터부(taboo)도 그리 많지 않다. 여전히 많은 콘텐츠가 요새화한 도메인 커뮤니티에서 생산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볼 때 이런 커뮤니티는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성을 지키려고 하는 커뮤니티는 자연스럽게 컬트(cult)가 될 것이다. 


요새화가 진행된 도메인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은 겉으로는 변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변화가 진행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무심한 성향이 있다. 이미 요새화 진행 과정에서 자신이 성곽 자체가 되어 버렸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 p.s : 요새화된 대표적인 도메인 커뮤니티는 디씨인사이드, 딴지일보와 같은 경우가 있다. 카페들은 그 예가 수도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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