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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Insight

소셜 커머스의 실시간 데이터

소셜 커머스 사이트에 들어가면 ~명이 구경 중이라는 기능을 발견할 수 있다.


데이터의 정확성을 보장하려면 로그인한 상태에서 현재 머무는 페이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할텐데 그건 브라우저 익스텐션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는 거의 불가능할 듯 하다. HTML 5에서 이와 비슷한 기능이 구현된다는 걸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설령 브라우저로부터 현재 머무는 페이지 정보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해도 보안 문제와 서버 로드 밸런싱이라는 아주 민감한 문제 때문에 쓰지 못할 것 같다.

그럼 다른 트릭으로 저 숫자 즉 현재 페이지를 보는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떤 방법을 쓰게 될까. 스크립트 분석은 귀찮아서 안했고 가만 보니 숫자가 3~5초 간격으로 계속 변동하던데, 1분 정도 지켜 보니까 숫자가 3~8 사이에서 늘었다 줄었다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멈춰 버린다. 이상해서 페이지를 reload했더니 7천 대이던 구경 중인 숫자가 11,000으로 늘어나 있다.

문득 드는 생각은 일단 페이지가 열릴 때 현재 이 페이지에 연결된 세션 숫자를 카운팅해서 화면에 뿌려 준 후 약 1분 간 숫자를 줄였다 늘였다 임의로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게 아니라면 페이지를 reload 했을 때 갑자기 숫자가 수천에서 수백 단위로 변하는 것과 뭔가 맞지 않으니까.

기능적으로 볼 때는 몇 초 간격으로 해당 페이지의 세션을 재계산해서 뿌려주는 게 맞겠지만 저 숫자는 일종의 '구매 충동 낚시 데이터'로 볼 수 있어서 굳이 정확성을 보장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해당 페이지 세션의 총 숫자가 현재 접속한 사용자의 숫자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해당 페이지를 열어서 새로운 상품을 보기 위해 아주 잠깐 저 정보를 참조할 뿐이다. 관심이 있는 사용자는 곧장 아래에 있는 상품 정보를 읽기 위해 페이지를 내릴 것이고, 관심 없는 사용자는 다른 페이지로 이동할 것이다. 그러니 굳이 '구경 중'이라는 데이터가 페이지를 닫을 때까지 실시간으로 정확한 정보를 보장해 줄 이유는 사업 상 필요 없는 것이다.

소설 한 번 써 봤다. 실제로 저 데이터가 정확하게 연동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업적으로 볼 때 굳이 저 데이터가 정확성을 가질 이유는 별로 없을 것 같다. 개발자들이 들으면 좀 짜증나는 이야기겠지만 기획 차원 혹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저런 기능을 넣자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방문자 숫자 조작이나 경매 사이트에서 마감 시간 전에 자동으로 새로운 사용자가 상품에 입찰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은 개발자 자신 보다는 기획자가 요구하기도 하고 마케터가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개발자들은 반문한다, "그게 무슨 소용이에요?" 혹은 "그거 구현하려면 다른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비개발자들은 갑갑하다는 듯 말한다, "매출 좀 뽑자는데 왜 그러세요?" 속임수 데이터를 보여주는 기능을 넣자는데 좋아 할 개발자가 어디 있겠나. 회사의 이익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는 비개발자들의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원칙적으로 속임수 데이터는 절대 넣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마치 성적표 조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도덕적 문제지만 시간이 지나면 정체성 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있다. 


* 참고 페이지 : http://bit.ly/uN4O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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