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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초콜릿 폰 2, 인터넷 헛소동

오늘 갑자기 검색어에 '초콜릿 폰 2'가 올라왔길래 뭔가 싶어서 이미지 검색을 해 보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3개 정도의 초콜릿 폰 2에 대한 이미지가 검색 되었는데 모두 블로그가 출처였다.

해당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초콜릿 폰 2'라는 제목으로 아래 그림이 소개되어 있었다.








모바일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신형 폰 정보라면 뉴스를 통해 들었을 법 한데 도무지 처음 보는 모델이었다. 물론 저런 접는 형태와 유사한 디자인을 본 적은 있으나 상용 제품은 본 적이 없다. 출처가 궁금했는데 해당 블로그에는 아래와 같이 출처가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이 블로그에는 제품을 사고 싶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있어서 궁금증은 증폭되었다. 대체 저 폰이 어디에 있는 걸까? 웹 검색으로 출처를 찾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 착오를 거치고 곧 오픈모바일이라는 사이트에서 1월 14일에 올라온 동일한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이 제품이 나오긴 나오나 보다라고 넘어가려는데 이 글에 붙은 덧글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1월 22일에 '블로그'라는 사용자가 딴 사람이 디자인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 아래에도 이런 류의 덧글이 몇 개 발견되었다. 뭔가 좀 이상했다. 앞서 이야기했듯 시중에 나온 저 제품을 찾을 수 없었고 LG의 각종 사이트를 뒤적여 봐도 저런 제품이 나올 것이라는 어떠한 이야기도 없었다.

그래서 좀 더 조사를 해 보기로 했다.

여러군데 검색 결과를 읽어보다보니 저 폰 그림의 출처가 세티즌이라는 주장을 몇 개 발견할 수 있었다. 세티즌에 들어가 '초콜릿 폰 2'로 검색을 하니 아래와 같은 검색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1월 17일의 해당 게시물은 이미 삭제되어 있었다.



다시 네이버로 돌아와 '초콜렛 폰 2'로 검색을 했다. 몇몇 광고성 블로그의 포스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 중 하나를 클릭했는데 역시나 광고 블로그였다. 그런데 그 아래 붙은 덧글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주장이 맞는 걸까? 확인해 보기로 한다.

'모바일 프로슈머'로 검색을 하니 이것이 LG전자와 세티즌이 함께 추진한 프로젝트라는 것이 드러났다. 다시 세티즌으로 가서 디자인을 했다는 A씨를 검색했다. 만약 덧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A 씨가 남긴 글이 최소한 하나는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단 1개의 결과가 '묻고 답하기'를 통해 검색되었다.




드디어 이 초콜릿 폰 2의 최초 주인공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모델은 실제 존재하는 상용 제품이 아니었다. A 씨와 몇몇 사람이 만든 블랙라벨 NO.2 즉, '초콜릿 폰'이라고 불리는 폰의 두번 째 모델에 대한 '습작 도안과 목형 모형'이었던 것이다. 목형 도형이란 도안을 대량 생산 전에 직접 만들어 본 것을 말하며 모크업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인터넷에서 '초콜렛 폰 2'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니는 그림의 정체였던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아래와 같이 도안 그림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써 현재 블로그에 떠 돌고 있는 '초콜릿 폰 2'는 몇몇 개인이 만든 습작 작품이며 공개된 그림은 합성이 아니라 습작 도안을 기초로 한 목형 모형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미 다른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LG전자는 3월 경에 흰색의 초콜릿 폰을 내 놓을 예정이며, 초콜릿 폰 2라고 불리는 새로운 모델은 3/4 분기나 되어야 나올 예정이다.

습작과 모형을 두고서 진짜 '초콜릿 폰2'라느니 가격이 얼마라느니 심지어 예약 구매를 했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정작 LG전자는 알지도 못하고 모형 제작자는 본의 아니게 헛소동의 주연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인터넷을 통해 배포된 어떤 이미지가 전혀 엉뚱한 이름으로 떠 돌고 그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이 어떤 혼란을 낳는 지 보여 준 사례가 된다. 물론 이 모형의 제작자가 의도한 바도 전혀 아니었다. 이번 경우엔 단지 혼란만 준 정도였지만 정보의 신뢰성 측면에선 인터넷의 정보를 무작정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준다.

만약 어떤 자료를 검색하여 그 결과를 참조해야 할 때 반드시 3가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

1. 믿을만한 웹 사이트에서 하는 이야기인가?
2. 퍼온 글이나 이미지라면 출처가 명확한가?
3. 그 출처를 확인해 봤는가?


이번 헛소동은 출처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퍼온 그림을 다시 퍼가는 과정이 반복되며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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