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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회사인 카카오와 국내 2위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을 추진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25일 “카카오와 다음이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물밑에서 벌여온 합병 협상이 곧 결론 날 것”이라며 “다음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의 결심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음 창업자이기도 한 이 전 대표는 최근까지 보유 지분(14.2%)을 매각하기 위해 인터넷·게임 업체들과 꾸준히 접촉해 왔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시가총액 3조4000억원대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가 탄생해 셀트리온(5조690억원)에 이어 코스닥시장 2위가 된다. 이 합병은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셈이다. 비상장사인 카카오의 장외 시장가치(약 2조3500억원)가 다음(약 1조590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어서다. 인터넷업계는 모바일 분야에서는 급성장하고 있지만 PC 기반 콘텐츠가 부족한 카카오와 모바일 서비스 확대를 원하는 다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합병이 추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52542461)


10여년 전이었으면 카카오의 우회상장으로 기사가 나왔겠지만 지금은 있는 그대로 합병으로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가 pc 기반 콘텐츠가 부족하다거나 다음의 검색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분석은 의미없다. 오히려 이미 구축된 운영 조직과 개발 조직을 산다는 접근법이 맞을 것이다. 카카오가 PC에 기반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조직을 꾸리는데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다음을 인수하는 게 더 싸면 인수하는 것이다. 


대개의 IT 웹 서비스 업체의 합병에서 피인수 기업은 비전이나 기술력, 업계 선점력 등이 기업의 내재적 가치로 취급되어 큰 거래 금액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 대 다음의 인수합병 건은 그런 의미는 거의 없으며 한국 포탈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네이버의 독과점 고착화와 각종 정부 규제로 정체되고 있고 그 경쟁에서 더 이상 1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다음이 그 대상이다. 2위를 해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으면 다행인데, 다음이 유지하고 있는 포탈 2위는 허울만 좋지 현재 인력, 조직 운영, 비즈니스 구성으로는 천천히 자본 잠식을 할 뿐이다. 다음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반해 오랜 포탈 시스템 운영과 오픈 소스에 대한 개방적 태도, 사내외 개발자 네트워크의 다양성, 소속 구성원들의 의지 등이 합병을 성사시킨 주요 요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재무재표만 따지고 든다면 다음을 인수하는 것은 카카오로서 해서는 안되는 모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건에 대해 그리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상업화에 찌든 폐쇄적 플랫폼 회사가 비전만 있는 무기력한 과거의 영웅을 돈으로 매수한 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망하는 것보단 낫지 않나, 가만히 앉아 천천히 무너지는 것을 구경하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시도라고 평가하고 싶다. 기업간 인수합병에 낭만적 기대를 할 순진함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며 부디 뭔가 긍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다음 쪽 구조조정은 대충 끝났을 것 같은데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또 한번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부디 상처 입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를. 


* 다음은 오늘 아침 두 회사의 합병을 공시했다. 합병방법은 (주)카카오의 소멸이고 합병 비율에서 다음 1, 카카오 1.5의 비율로 주식 교환 방식이지만 실질적인 카카오의 우회상장이다.

(http://www.daumcorp.com/ir/fairDisclosure.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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