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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



박근혜가 차기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 확실하게 '더 이상 안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미국에서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가 대통령이 되고 이후 민주당 클린튼이 대통령이 되어 연임을 했지만 제대로 삽질을 했고 다시 공화당 아들 부시가 대통령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많은 반 부시 세력이 부시의 연임을 막기 위해 큰 노력을 했다. 그러나 부시는 연임에 성공했다. 한 대 맞고 정신 차리지 못했고 한 대 더 맞고 나서 정신 차리고 미국민은 다시 민주당 후보를 그것도 유색인종을 선택했다.



한국과 바로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의 이런 과거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 총선 결과에서 나타났듯 새누리당은 허수아비를 후보로 내세워도 무조건 지지하는 45%의 지지자가 있다. 게다가 이들은 하늘이 두쪽나도 투표는 하는 지지자들이다. 박근혜는 무조건 45%는 먹고 들어간다. 어쩌면 조금 더 빨리 대선 후보로서 행보를 하고 있기에 46~47%를 확보하게 될 지 모른다. 


예상하건데 박근혜는 영국 대처 수상과 같은 이미지 메이킹을 할 것이다. 여성 주권을 주장하는 단체가 그것을 도울 것이고 선량한 그러나 패션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이 박근혜를 지지할 지 모른다. 작전대로 간다면 박근혜는 이명박에 버금가는 압승을 거둘 수 있다. 






나는 그래도 된다고 본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우리'는 그러니까 새누리당의 정책을 반대하고 그들이 비리 덩어리며 그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믿고 있는 '우리'는 좀 더 반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오랜 고통의 시간 끝에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고, 그보다 더 힘들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우리'가 했던 행동을 생각해 보라. 싸워야하는 대상이 누군지 가늠하지 못하고 가장 만만한 대상을 공격했다. 새누리당이 그러했듯 내가 당신을 대통령이 되게 만들었으니 대가를 치르라고 주장했다. 내 이익을 무엇보다 빨리 구현하라고 요구했다. 그 요구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찢어 죽일 듯 비난했다. 지금 과거의 그런 행동을 철저히 반성하고 반 새누리당, 반 박근혜를 주장하고 있는가? 아니다. 아직 덜 반성했고 덜 당했다. 한 5년 더 당해도 괜찮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는 이명박 시절보다 더 엄청난 측근 비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박근혜가 그 오랜 세월을 정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 누가 있었겠나. 박근혜가 정권을 잡게 되면 누가 정부 권력으로 들어오겠나. 누가 중앙관리가 될 것이며, 누가 정부 주요 기관장이 될 것이며, 누가 정부 지원 단체의 주요 자리를 차지하겠는가? 그 상황이 되면 오히려 '이명박 정권이 차라리 이성적이었다.'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막장까지 가보는 거다. 왜냐면 그래야 비로소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깨닫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 일부도 그럴 것이고, 45% 중 일부도 그럴 것이다. 정말 나라가 이 지경까지 갈 수 있느냐고 스스로 반문할 때 비로소 '우리'와 그 '45%'가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할 것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상황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2006년도에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한번 경험해 본 상황이다. 또 그렇게 될 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 지금 상태라면 그렇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우리 스스로 저지른 과거에 대해 대가를 치르는 것일 뿐이니 두려워할 필요 없다. 충분히 두들겨 맞지 않고, 충분히 반성하지 않고 희망을 꿈꾸는 건 자기 연민일 뿐이다. 더 맞아야 하는 현실을 부정하지 말자.


고통의 시간을 더 경험하고 나면 바뀌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45%의 세상이 두 쪽나도 무조건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 비율이 10%만 줄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민주 단일 후보" 따위의 주장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찍고 싶은 정당과 후보를 피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차선'이 어쩌고 '차악'이 어쩌고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없더라도 끝까지 지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 그게 가능한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면 무조건 45% 지지율이 보장되는 이런 나라에서 그게 가능하겠는가?


그러니 한 번 더 힘차게 물을 먹자. 새누리당 박근혜가 대톨령이 되어 이명박 시절의 미칠 것 같았던 경험이 오히려 견딜만했구나 싶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고통을 경험해 보자. 다 같이 절망의 5년을 더 경험해 보자. 그래서 새누리당-민주당 구조의 이 지겹고 기대할 게 없는 정치 구도도 바뀌고 제대로 나라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게 선거고 투표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 보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도록 내버려 두자. 5년 더 지옥과 같은 상황이 되어 보자. 그런 지옥이 계속 유지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45%라면 이민가자.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 그녀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어 이 나라의 존망을 확실하게 개망으로 규정해 버리길 원한다. 3김 정치 시절에 결국 김영삼, 김대중이 대통령을 해 먹었듯 어설프게 건너 뛰고 5년 후에 또 대통령 후보로 나오지 않기 바란다. 오래 전 역사에서 규명한 아버지 시절의 과오를 치적으로 바꿔서 한국 현대사를 헷갈리게 만들지 않기 바란다. 그러니 이번에 박근혜가 대통령 해라. 그래서 이명박보다 더 훌륭하게 한국을 말아 먹기 바란다. 그 고통을 함께 겪으며 소위 새누리당의 순수 지지층이라는 '45%' 중 10%라도 더 이상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기 바란다. 또한 정치와 경제의 민주화를 바란다면서 결국 자기 조직, 자기 지역구 이익에 골몰하고 있는 '우리'들도 바뀌기 바란다.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 넣은 주제에 겨우 그만한 인물이 보이니 또 내세우고 싶은가? 문재인과 안철수는 그냥 아껴 두자. 그들의 준비 상태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데리고 올 준비가 안되어 있다. 대통령 만들어 놓고 제대로 지킬 수 없으면 처음부터 말도 꺼내지 말자. 그냥 박근혜 지옥을 경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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