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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네이버에 근무하세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도 네이버에 근무하냐는 질문을 간혹 듣는다. 아스피린 블로그를 오랜 시간 방문한 사람이라면 내가 네이버와 업무 상 전혀 상관없다는 걸 잘 알고 있겠지만 최근에 방문한 분들은 좀 헷갈리는 것 같다. 하긴 근무자가 아닌데 이런 저런 소리를 하고 분석을 하고 있으니 그런 오해를 할만 하다.

내가 네이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3년 6월 무렵이었다. 1999년 초반부터 포탈 (다음, 야후, 네이버 등등)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48 개월이 지난 후 업무 때문에 포탈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네이버에 블로그를 연 이유 중 하나는 이런 관심을 지속시키기 위해서였다. 내가 무버블 타입 등의 설치형 블로그를 처음부터 사용했다면 포탈에 대한 관심은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네이버로 대표되는 아스피린 블로그에서 "포탈 웹 사이트"에 대해 내가 하는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된다.

1. 아하! 그런 것도 있었군요

: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공지 사항을 읽지 않으며 포탈 관련 뉴스를 읽지 않는다. 그들에게 포탈이 무슨 일을 하든 별 관심이 없다. 그 결과로 나온 산출물을 즐기거나 무시할 뿐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 대부분은 포탈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가지면 알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나는 그런 사람들에 비해 포탈 웹 사이트의 변화에 조금 더 관심이 있고 수집한 정보 중 대중에게 더 많이 알려져야 할 것을 선별하여 블로그에 올린다.

2. 내 말이!

: 포탈이 한 어떤 변화와 행동에 대해 내가 이야기를 할 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라고 동감과 추가 의견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내 블로그는 그들의 생각과 견해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 블로그에는 웹 사이트를 직접 제작하거나 운영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 혹은 그들과 관계있는 사람들이나 기자들이 자주 방문한다. 내가 포탈에 대한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 때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쓰는 댓글이나 트랙백은 내 의견이 아니라 '우리의 의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3. 니가 뭘 안다고!

: 익명의 악플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그들은 내가 몇 년 동안 포탈 웹 사이트의 변화에 대해 집중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고, 설령 알더라도 인정하지 못하여 "니가 뭘 안다고 그런 소리냐?"라고 비난한다. 혹은 "내가 거기 다녀봐서 아는데..."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포탈 사이트에 근무하지 않거나 별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내가 비판하는 포탈 사이트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내 의견에 반론을 펼 때는 실명이나 로그인을 한 상태였다.

어떻게 더 잘 알 수 있는가?

네이버에 근무하지도 않으면서 혹은 근무자에게 직접 묻지 않고 어떻게 네이버에 대해 잘 알 수 있는가? 이에 대해 답하기 전에 먼저 부정해야 할 것이 있다. 경험 최고주의가 그것이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비판에 대해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대부분의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경험은 진실의 외연일 뿐이다. 또한 어떤 경험은 진실의 언저리만 돌아다니다 끝나는 수도 있다. 깊은 사고와 오랜 탐구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게 한다. 나는 온라인의 강력한 힘을 이용하고 있다. 컴퓨터를 열면 나를 위해 준비된 수 백 개의 뉴스가 대기하고 있고 나는 그것을 읽는다. 거기에는 네이버에 대한 각종 정보가 이미 공개되어 있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네이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읽는다. 그리고 판단하고 새로운 정보를 추출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 개설된 블로그의 숫자가 몇 개인 지 NHN의 회사 소개서에는 나와 있지 않다. 그러나 간단한 검색으로 네이버 근무자들이 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2005년 12월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NHN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하루 2만개씩 새로운 블로그가 만들어지고 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2004년 11월의 또 다른 기사를 보면 "500만개의 네이버 블로그"라는 표현이 나온다. 아마도 이 기사는 NHN 홍보팀이 이야기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자료에 대해 기억을 하고 정리를 하며 자료 자체의 신뢰성에 대해 나름의 평가 지표를 갖는 것이다. 나는 이런 자료의 신뢰성을 70%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사용자 뻥튀기나 성과 뻥튀기가 최근에 와서 매우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혀 모르는 상태보다는 낫다. 이런 식으로 계속 자료를 수집하고 필요한 것은 기억하고 정확성이 확보된 것은 통계 자료에 포함시킨다. 물론 가장 중요한 자료는 "공식 자료"다. 회사 웹 사이트와 IR 사이트, 주식 분석가들의 자료는 포탈 웹 사이트를 분석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 중 하나다. 매 분기 보고서를 숙독하고 기업 평가에 대한 주식 분석가들의 글을 읽고 관련 자료를 찾아서 정리하는 것은 포탈에 대한 분석을 위해 필수적이다.

나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물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포탈 웹 사이트의 정보 수집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여러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순전히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가에 달려 있다. 만약 마케터라면 마켓(market)의 흐름을 지배하는 자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웹 사이트 기획자라면 새로운 트랜드나 포탈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흐름을 먼저 알 수 있을 것이다.

통찰력(insight)은 어떠한 변화와 예측을 개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 자체에 직접 접근하는 방식을 말한다. 포탈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하는 것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경쟁 관계, 수익 구조, 소비자, 생산자, 유통, 투자자가 포함된 마켓에 대한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발현된다. 물론 여러분이 쌓은 지식은 공개되어야 하고 토론과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지식만 쌓거나 천박한 지식으로 토론과 논쟁을 벌이거나 경험에 의존하여 지식을 무시한다면 결코 통찰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때문에 포탈 사이트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싶다면 몇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이 원칙은 매우 짧고 명확하다. 이것은 단지 포탈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생과 학습 일반에 적용될 수 있다.

1뚜렷한 목적에 집중할 것.

포탈과 제휴를 할 것인가? 경쟁 사이트를 만들 것인가? 취업을 하고 싶은가?
뚜렷한 목적은 뚜렷한 통찰력을 갖게 만든다. 다양한 것은 잡다한 것과 같다.

2수집한 자료를 평가할 것.

오 천 가지의 자료를 수집했다고 하여 그것이 자신의 지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그것은 반드시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 평가 없는 자료는 데이터가 아니다.

3실천할 것.

왜 자료를 수집하고 평가하며 그것을 통해 통찰력을 갖고자 하는가?
그것을 기초로 뭔가를 수행하고 집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