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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CJ의 드레곤볼 온라인

드레곤볼이라는 만화를 아는 사람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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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말구. 이 유명한 만화가 게임화 된다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왔는데 결국 올해 저작권자인 반다이와 한국 게임 게발사인 CJ인터넷이 합작하여 드레곤볼을 게임으로 만들어 내 놓았다. 현재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이다. 한 번 해 보실 분은 dbo.netmarble.net  가보시길.


이 만화의 세계적인 명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에니메이션과 영화로 만들어졌고, 현재도 투니버스와 같은 에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런 원작이 게임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일이 하필이면 한국의 게임 개발사를 통해 현실화되었다. 이 소문, 드레곤볼이 게임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각종 언론의 주목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오랜 클로즈드 베타 (Closed Beta Test)를 거쳐 이 게임은 마침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이즈음에서 잠깐... 나는 드레곤볼 온라인이 공개될 즈음에 몸이 많이 아팠고 그래서 게임이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때 게임을 하지 못했다. 비공개 테스트를 할 때는 웹 사이트를 보며 이런 저런 예상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오늘, 드레곤볼 온라인을 다운로드하고 캐릭터를 만들어 비로소 접속해 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나는 그 동안 "드레곤볼 온라인"이라는 게임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게임 런칭 초기의 문제점을 겪은 적도 없었다. 완전한 안전은 아니지만 초기 게임의 문제점이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에서 새로운 게임 "드레곤볼 온라인"에 접속했다. 접속한 후 2시간 만에 나는 레벨 7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전히 뭘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몬스터를 잡아야 경험치가 오르는 건 알 수 있지만, 퀘스트를 해야 스토리가 풀리는 건 알 수 있었지만 도대체 뭘 향해 나가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내가 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목적의식 부족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나는 두 시간 동안 플레이하면서 내가 레벨을 높이는 것 외에 무슨 목적으로 이 게임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이미 이 게임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몇 시간 동안 읽었다.

아주 오래 전 "드레곤볼"이라는 만화의 원작을 본 사람이라면 그 만화의 목적이 초기에는 분명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해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주인공인 손오공은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온 존재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지구의 수호자로 변하고, 다시 가족의 수호자로 변하고 그 다음엔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파괴하기 위한 존재로 변한다. 원작의 후반으로 갈수록 도대체 원작 자체의 주제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지경에 처하게 된다. 원작의 후반부가 되면 지구가 아니라 우주 전체 - 중간에는 심지어 사후 세계의 수호자가 되기도 한다 - 를 지키는 게 주인공의 목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원작이 이 지경이니 게임은 어떨까. 이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구 수호? 아니면 우주 수호?

똥을 싸든 오줌을 싸든 그거야 게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드레곤볼 온라인"의 세계관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세계관이 너무 자유로와서 세계관 자체가 없는 그낌이고,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갈등하는 원작의 구도에 몰입했던 사용자에게 게임의 극단적 대립구도는 비현실적이고, 절대 강자간의 싸움에서 주변 구조가 완벽하게 파괴되던 원작의 구도에 비해 게임 상의 구도는 너무나 약한 파괴적 구도라는 문제점이 있다. 원작에 비해 게임은 폭력성은 약하고, 조합은 단순하고, 결론은 애매하다. 그래서 사용자는 없다.


안타깝게도 "드레곤볼 온라인"은 한국에서 그저 테스트베드로써 역할 밖에 못하는 것 같다.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만들었다면... 글쎄... 테스트베드에서 히트하지 못한 게임 작품이 일본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나라면 투자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