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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2008, 웹 2.0 컨퍼런스 - 한국 웹 2.0의 현재

이 글은 지난 3월 13일 <웹 2.0 컨퍼런스 코리아>의 둘째 날 발표했던 <국내 분야 별 웹2.0 서비스 총 분석 및 향후 전망>의 발표 전문입니다. 발표에 참석하지 못했던 분들과 또한 당일 참석하여 120분 동안 발표를 잘 참고 견뎌 주신 분들을 위해 발표 자료를 공개합니다. 발표 당시에 했던 이야기를 모두 옮기지 못하지만 가능한한 상세히 발표 의도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 이 글을 전체적으로 읽은 후 첨부한 PPT 파일을 보며 발표 내용을 되짚어 보면 좋을 것입니다. 발표 당시 음성 파일은 향후 가능하면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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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이 자리 - 웹 2.0 컨퍼런스 -에 서게 된 것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2006년도 웹 2.0 컨퍼런스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저는 이런 컨퍼런스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관점을 설파해 왔습니다. 실무적인 이야기가 훨씬 중요했던 제게 뜬구름 잡는 "웹 2.0"에 대한 이야기는 그다지 와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적 웹 2.0 서비스에 대해 '만들지' 못하고 논의만 하는 현실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른 2008년 지금 저는 한국의 웹 2.0 서비스의 현황과 향후 전망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오늘 웹 2.0의 한국적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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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이런 4가지 주제로 이야기드리게 될 것입니다. 첫번째 장에서 웹 2.0 서비스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두번째 장에서 웹 2.0 서비스의 현재 모습을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게 될 것입니다. 세번째 장은 case study가 될 것인데, 구체적인 웹 사이트 몇 군데를 언급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장은 향후 한국 웹 2.0 서비스들의 전망과 그 전망에 따른 주목할만한 웹 2.0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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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제가 이 강의를 준비하며 느꼈던 점을 먼저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이 강의의 제목은 <국내 분야 별 웹2.0 서비스 총 분석 및 향후 전망 >입니다. 총 분석이라니! 이 얼마나 대단하고 바람직한(?) 제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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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스타크레프트 게임에서 single play를 할 때 써 먹는 'show me the money'라는 치트키가 떠올랐습니다. 이 치트키를 사용하면 미네랄과 가스가 10,000이 자동 증가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는 그런 치트키를 써 먹을 수 없습니다. 마치 스타크레프트를 베틀넷에서 플레이할 때 "show me the money"를 치며 "어? 왜 미네랄과 가스가 그대로지?"라고 의아해하는 게이머의 순진한 멍청함을 떠 올리게 됩니다. Case study에서 아무리 많은 웹 사이트를 분석하면 뭐 합니까? 실전에서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치트키가 아니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강의를 준비하며 한국의 웹 2.0 웹 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는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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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서비스를 어떻게 구분해야할까? 경제, 사회, 문화... 이런 식으로 구분해야 하나? 만약 어떤 식으로 구분하기로 했다면 어디까지 찾아봐야 할까? 언론에 노출된 웹 2.0 서비스만 찾아야 하나? 아니면 세상 어디 구석에 처 박혀 있는 개인들이 만든 웹 2.0 서비스까지 모두 찾아내야 하나? 설령 그런 것을 모두 찾았다면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게다가 찾아 봤는데 소개할만한 적절한 case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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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간 고민을 하다 서비스 로고나 수집해서 case study라고 발표해야 하나? 라는 고민에 이르렀습니다. 여러분도 자주 보는 웹 2.0 사이트 로고 모음이 있습니다. 2006년도에는 이 그림의 절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백여개가 넘는 웹 사이트가 웹 2.0 서비스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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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웹 2.0 서비스라고 불리는 것을 수집해서 분류하여 소개하는 "서비스 로고 수집"의 방식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웹 2.0이 적용되는 현실적 모습을 소개할 것인지... 전자가 발표자 입장에서는 편합니다. Case Study라는 것을 통해 얻고 싶어하는 것 - 심지어 과도할 정도로 많은 사례들 - 을 이야기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반면 웹 2.0이 적용되는 현실적 모습을 먼저 이야기하고 case study를 하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사례가 대폭 줄어들게 됩니다. 몇 주간 고민한 끝에 저는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그것이 이해하기 힘들고 오해의 소지도 많겠지만 그게 정직한 발표자의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렇게 발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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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의 현실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며 그것을 통해 웹 2.0 서비스가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분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소위 웹 2.0 사이트 혹은 웹 2.0 서비스에 대해 많은 오해를 해 왔습니다. 처음 웹 2.0이 소개되었을 때 Ajax나 flash나 RSS가 적용된 것이 웹 2.0 사이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엔 사용자가 참여하는 UCC가 포함되거나 평판 시스템이 동작하는 웹 사이트를 웹 2.0 사이트라고 부르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이런 논란의 과정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이런 것입니다,

"이런 기능이 다 구현되어야 웹 2.0 사이트인가?

혹은 그와 반대로 이런 고민도 있었습니다.

"이런 기능이 구현되지 않으면 웹 2.0 사이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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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질문을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웹 2.0에 대한 논의에서 흔하게 이야기되던 웹 2.0의 '기능'이 구현되는 수준에서 웹 2.0 사이트를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것입니다. 아니면 기능 자체는 별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 웹 2.0에서 이야기하는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만 구현되면 웹 2.0 사이트인가요? 그러다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게 하나 있습니다,

"아차! 고민이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뭔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면 해야 할일 있습니다. 최초 고민을 만든 요인을 찾는 겁니다. 그래서 웹 2.0에 대해 최초에 이야기한 팀 오라일리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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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오라일리는 아마존닷컴을 비롯한 웹에서 성공한 유명한 회사나 웹 사이트의 공통점을 거론하며 이들이 만들어낸 변화를 통칭하여 "웹 2.0이라고 부르자"고 주장했습니다. 팀 오라일리는 프로그래머도 아니고, 시스템 제작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MS의 빌게이츠같은 인물도 아닙니다. 그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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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바로 전형적인 "이데올로그(idéologues)"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팀 오라일리는 어떤 변화에 대해 먼저 인지하고 그것을 모두가 이해할만한 언어로 변화시켜 설파하는 이데올로그였지 엔지니어는 아니었던 겁니다. 그러니 그는 웹 2.0 서비스가 어떻게 되어야 할 지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현업에서 정말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게 맞고, 그것이 어떤 문제에 부딪칠 것이며 이야기할 필요도 책임질 필요도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나머지는 그 이야기에 호응했고 감동했던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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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저는 웹 2.0 사이트를 단지 "웹 2.0의 기능이 포함된..."이라는 식으로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아주 멍청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데올로그가 제안한 내용을 기초로 시스템적 구분을 하는 것은 바보들의 행진에 참여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팀 오라일리의 웹 2.0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하되 실제로 웹 2.0 서비스, 사이트를 제대로 만들려면 다른 방식으로 웹 2.0 서비스를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상식적인 방법으로 말입니다. 웹 2.0식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잘 알고 있는 그런 상식적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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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웹 2.0 서비스의 현실적 적용에 대해 팀 오라일리가 이야기한 여러가지 논제 대신 우리 대부분이 잘 이해하는 8:2의 법칙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파레토의 법칙으로 잘 알려져 있는 "20퍼센트의 노력이 80%의 결과를 가져 온다"는 단순하지만 굉장히 많은 경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는 법칙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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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의 법칙에 대한 이야기를 한 후 구체적인 사례를 이야기했습니다. 위 그림을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주목할 것은 "왜 이 기획자는 100%를 혁신하는 웹 2.0 서비스를 기획했는가?"입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바꾸는 것이 웹 2.0 서비스를 만드는 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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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과 많은 사례 분석에 의하면 웹 2.0 서비스라 불리는 많은 웹 사이트조차 80%는 과거와 다를 바 없는 웹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나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등등 웹 2.0의 전형적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웹 사이트를 분석해 보십시오. 이들이 회원 로그인이나 콘텐츠 리스트 보기나 메시징 시스템이나 기타등등 웹 사이트 전체를 혁신했나요? 아닙니다. 이들 서비스의 대부분은 과거에 이미 존재했던 서비스를 차용했고 단지 20% 정도의 혁신적 서비스가 존재했습니다. 100%의 혁신이 아니라 20%의 혁신이 존재했습니다.

이것은 웹 2.0 서비스를 구분하는 기준이 만약 "웹 2.0이라고 불리는 혁신적 기능"에 국한하여 서비스를 구분할 경우 심지어 현재 웹 2.0의 대표적 서비스로 언급하는 웹 사이트 또한 그 대상이 되지 못함을 반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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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의 법칙에 기초할 때 웹 2.0 서비스는 기술적 진보나 콘텐츠, 커뮤니티, 비즈니스 모델 모두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하나 혹은 둘 정도 밖에 선택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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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서비스 혹은 웹 2.0 사이트는 단지 어떤 기능이 구현되었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이건 아마 모두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2008년 현재 우리는 여전히 웹 2.0 사이트를 만들려고 할 때 늘 "웹 2.0 기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일까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오늘 이야기하려는 한국의 웹 2.0 case study의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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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웹 2.0의 80%는 독립 웹 2.0 서비스나 웹 사이트가 아닌 "웹 플랫폼의 업데이트"로써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사이트를 보면 flash를 이용하여 과거에 step by stepy으로 진행되던 프로세스를 페이지 리프레시없이 한 화면에서 구현합니다. 사용자에게 편리하고 매우 직관적이기도 합니다. Ajax로 구현된 많은 웹 사이트의 개별 페이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것은 웹 2.0이 이야기하는 여러 기능이나 가치를 구현한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웹 2.0스러운 기능입니다.

우리가 지난 시간 동안 많이 이야기했던 웹 2.0과 관련한 여러가지 기능은 이미 한국의 많은 웹 사이트에서 구현되었거나 구현될 예정입니다. 이것은 웹이 플랫폼으로써 좀 더 좋은 기능과 훌륭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추기 위해 업데이트(update)되는 것입니다. 웹 2.0에서 이야기한 여러가지 기능 중 80%는 이런 식으로 한국의 웹 사이트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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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웹 2.0에서 이야기한 많은 기능이나 아이디어 혹은 가치의 20%는 개별 웹 사이트를 통해 구현되고 있습니다. 국내든 국외든 웹 2.0 웹 서비스라 불리는 많은 사이트가 이런 예제가 될 것입니다. 이런 사이트를 보며 우리는 "훌륭해! 멋져! 굉장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웹 2.0이 가져 온 변화 중 단지 20% 이내에 머무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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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의 법칙으로 웹 2.0의 변화를 이해함으로써 현실의 변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이해했을 때 기존 선도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이 해야 할 일의 차별을 알 수 있습니다. 웹 2.0으로 인한 80%의 변화는 웹 플랫폼의 업데이트와 연관되고 그것으로 사업을 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매우 드뭅니다. 매우 많은 자원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웹 플랫폼을 업데이트하는 웹 2.0의 변화는 기존 선도적 기업의 몫입니다. 예컨데, NHN이나 구글이 그런 역할을 합니다. 반면 20%의 혁신적 변화는 새로운 기업들의 몫입니다. 아마 국내외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이런 차별에 대해 분명히 인지할 때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존 선점 기업, 혹은 잘 나가는 기업들과 해야 할 일을 자연스럽게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0%의 혁신을 바라고 그것을 추진하는 스타트업 기업은 결국 자신이 할 수 없는 80%의 플랫폼 혁신이라는 과제 때문에 허덕이다 사업적 실패를 거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웹 2.0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 스타트업 기업이 기존에 존재하는 선두 기업을 타격하고 투쟁하며 성장했다면 (구글이든 야후!든 그 시점에서 이겨야 할 대상이 없었습니다) 현재 웹 2.0 기업들은 오히려 적절하게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기존 선두 기업에 넘기고 자신들은 20%의 혁신에 몰입함으로써 진정한 웹 2.0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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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관점에서 한국 웹 2.0의 현재를 알기 위한 방법으로 저는 지난 2년 혹은 3년 간 소위 "한국 웹 2.0 기업"이라 불리었던 스타트업 기업(startup company - 신생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인 방법은 아닙니다만 현재를 총체적으로 분석할 때 개별 케이스를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직관을 획득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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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에 웹 2.0 컨퍼런스가 처음 있었을 때 주제입니다. 웹 2.0에 대한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념 자체에 몰입하고 논의하던 아카데믹한 주제가 있었던 참으로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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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년이 흐른 후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할 만큼 다 해 봤어!" "이젠 뭘 더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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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한국의 웹 2.0 서비스들은 매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색다른 콘텐츠와 색다른 커뮤니티, 색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정작 명확한 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정작 서비스의 수혜자인 "사용자"는 소외되고 있습니다. 몇 백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웹 2.0 서비스를 예로 들자면 한국에서 그런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습니까? 지금 한국 웹 2.0 서비스는 이런 고민에 답해야하는 매우 힘겨운 숙성 과정에 돌입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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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case study에서 웹 사이트의 모습과 특징을 비교 분석하곤 합니다. 이런 분석 방식이 유의미하기는 하지만 또 다른 매우 유용한 분석 방식이 있습니다. 주로 기업 가치 분석에 도입되는 방식인데, 그 웹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전략이나 역사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즉, msn.co.kr이라는 웹 사이트를 분석하는 대신 Micosoft를 분석하고 그들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 철학과 실제 행태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한국 웹 2.0 서비스의 총체적 현황을 분석하는 것이 이번 발표의 목적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 분석을 위한 방법을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9개의 주목할만한 한국의 웹 2.0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려고 합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이 분석은 순수히 저와 (주)트레이스존이 웹 서비스 컨설팅을 하며 모은 정보를 기초로 한 것입니다. 오해가 있더라도 오해 그대로 이해하시길 권합니다. 다만 이런 해당 기업에 대한 간략한 분석을 통해 한국 웹 2.0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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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닷컴의 사례. 이 젊다 못해 어린 벤처 기업의 서비스(www.wzd.com)에 대한 첫 인상은 상당히 부정적이었습니다. 가끔 이 회사가 자기 서비스의 비전에 대해 여전히 netvibes의 사례를 거론하는 것은 여전히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widget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고 개인화 포털의 플랫폼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Killer contents가 부제한 상황과 한국에서 개인화 포털의 시장성이 기업이나 공공 기관에 머무르고 있다는 한계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가 계속 의지를 지켜갈 경우 웹 플랫폼에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www.wzd.com이라는 서비스의 대중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지만 한국 웹 플랫폼의 업데이트 즉 80% 영역에서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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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루의 사례. 오픈마루(www.openmaru.com)는 웹 2.0 서비스가 이런 것도 나올 수 있다는 실험적 도전을 많이 했고 그 존재 자체로 업계에 많은 이슈를 던졌습니다. 오픈아이디, 스프링노트, 레몬펜과 같은 웹 서비스는 관련 업계 종사들에게 충격이었습니다. 그 충격은 "무슨 배짱으로 저런 걸 만드나?"와 "나도 저런 아이디어는 있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생각만 하는 사람과 그걸 만든 사람의 차이를 극명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면에서 오픈마루는 한국 웹 2.0 서비스에서 주목할만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한국의 웹 2.0 기업과 달리 NCSoft라는 대기업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들이 내놓은 서비스 또한 대중적 인기를 끌 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좋은 회사,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회사, 느낌이 좋은 회사라는 현재 모습에서 "굉장한 인기를 끄는 서비스를 만든 회사"가 되어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2008년도 이후 오픈마루가 존재한다면 그 미래는 성과에 대한 압박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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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버스의 사례. 여행과 관련한 블로그 콘텐츠를 제공하는 윙버스(www.wingbus.com)는 여행 업계 웹 사이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한국의 웹 2.0 서비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6개월 사이 오픈 컨설팅 및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주요 여행 웹 사이트 담당자들과 대화를 했는데 한결같이 '여행 관련 웹 2.0 서비스의 예제'로 윙버스를 언급했습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윙버스가 주목 받고 있는지 다소 의아했습니다. 그 배경에는 윙버스 서비스에 대한 실제 사용자의 호응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윙버스가 콘텐츠 수집을 위한 특별한 기능이나 플랫폼으로써 완성도가 낮다는 내부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국 여행 업계 웹 사이트의 기능적 구현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윙버스와 같은 사례가 매우 크게 다가온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윙버스는 여행 업계 웹 서비스의 개선과 업데이트를 위해 충분히 의미있는 시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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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터&컴퍼니의 사례. 태터&컴퍼니(TNC, www.tnccompany.com)는 한국에서 웹 2.0이라는 주제가 생성된 후 한 번도 빠짐없이 거론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또한 이 회사는 TatterTools라는 블로그 소프트웨어를 배포했고, 이를 기초로한 Tistory.com을 제작하여 (주)다음 커뮤니케이션즈에 넘겨 버리는 과감한 결정을 집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TatterTools를 GPL로 변환하여 사용자 스스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현재 TNC는 블로그 미디어&마케팅 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외 기업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TNC는 그들이 인정하든 말든 한국 웹 2.0 서비스 업계에서 모범적 예제가 되어 버렸고 그 의미성 때문에 이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웹 서비스를 공개하지 못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문제가 있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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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RSS의 사례. 한RSS(www.hanrss.com)는 국내에 몇 안되는 웹 RSS 리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웹 RSS 리더 서비스가 블로고스피어의 콘텐츠 유통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 블로그와 역할이 중첩되는 측면이 있지만 콘텐츠 자체의 가치 부여라는 측면에서 미디어성이 강한 메타 블로그와 구분됩니다. 선점 효과로 인해 여전히 국내에서 유일한 웹 RSS 리더로 인정받고 있으며 꾸준히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업적으로 유의미한 트래픽을 발생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한계입니다. 새로운 웹 RSS 리더의 도전자가 생기지 않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라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한계를 드러내는 우울한 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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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박스(www.qbox.com)의 사례. 이 서비스는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을 공유하겠다는 혁신적 개념으로 구현된 어떤 의미에서 "한국의 웹 2.0 서비스 예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서비스로 볼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이 북미에서 없었던 한국의 웹 2.0 서비스라고 지칭하면 그럴 겁니다. 이 서비스가 나왔을 때 얄팍하다는 비난과 혁신적이라는 극찬이 동시에 존재했는데 현재는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 때문에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온라인 음원 저작권 문제가 극명한 대립으로 치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큐박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다수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서비스와 회사의 한계는 너무나 느린 변화와 이슈 메이커로써 너무나 은밀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서비스는 한국적 웹 2.0 서비스가 어떤 모습을 가져야할 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모두 '저건 문제야'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건드리며 웹 서비스로 만들어 버리는 일단 해 보고 생각하는 자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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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뷰의 사례. 모든 리뷰(review)를 보여주겠다는 레뷰(www.revu.co.kr)는 주장하는 바에 비해 성과가 매우 미미했던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웹 2.0 서비스에서 사용자 레퓨테이션(평판)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고 그 사례 중 하나로 레뷰가 자주 언급되는 것은 주목해야 합니다. 비록 이 웹 사이트가 사용자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참여나 평가가 매우 중요하게 동작하는 많은 웹 사이트에 참조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윙버스와 마찬가지로 레뷰 또한 한국 웹 2.0 서비스의 웹 플랫폼 업데이트라는 측면에서 좋은 예제가 되고 있습니다. 레뷰의 곳곳에 숨어 있는 사용자 레퓨테이션에 대한 실험은 이와 유사한 실험을 하려는 한국 웹 2.0 기업에게 학습과 참조의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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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데이의 사례. 이 웹 서비스(www.me2day.net)는 한국 웹 2.0 서비스의 구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전달했습니다. 첫번째 이슈는 해외 사례에 대한 적극적 모방입니다. 미투데이가 해외 사례를 모방하며 국내에 적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 노력했듯, SK텔레콤은 미투데이 혹은 플레이톡의 모방 사례를 참조하여 토씨를 만들었습니다. 두번째 이슈는 3~5만 명 정도의 사용자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것을 실증했습니다. 웹 2.0 서비스로써 자생성을 가지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함으로써 한국 웹 2.0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 중심 사업 작풍의 문제점을 스스로 깨닫게 했습니다. 세번째 이슈는 투자에 대한 문제인데, 앞의 두 문제와 별개로 스타트업 기업이 적절한 시기에 엔젤 투자자든 벤처 캐피털이든 적절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 자체가 지지부진해줄 수 있음을 반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투데이는 한국 웹 2.0 서비스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한 줄 블로그 혹은 마이크로 블로그가 사용자 대중에게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음을 증명했고, 때문에 웹 플랫폼의 요소 중 하나로써 "마이크로 블로그"가 위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웹 2.0 웹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이용할 수 있는 자원 중 하나로 마이크로 블로그를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 일반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써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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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한국 웹 2.0 스타트업 기업의 현황을 살펴보며 현재 이들 기업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와 어려움을 "사업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웹 2.0 기업의 독특한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를 확보하고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과정 즉 사업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인 것입니다. 또한 이들 기업은 북미나 일본, 중국, 유럽과 다른 한국만의 독특한 웹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멋진 서비스를 만들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도 무덤덤한 한국 웹 생태계 혹은 웹 사용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자에 대해 망설임이 크고, 설령 투자를 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만 제안하는 한국 투자 문화(벤처 캐피털 혹은 유사한 투자자들)의 현실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기업을 거론할 수 있고, 2007년 한해만 웹 2.0 서비스를 기치로 새롭게 만들어진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일단 1년 이상 생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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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에 대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개념과 웹 2.0 서비스를 구분하는 기준 그리고 한국 웹 2.0 서비스의 현실을 알아 보기 위해 주요 스타트업 기업들의 현황을 분석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매우 짧은 분석이라 오해도 있을 것입니다. 오해는 여러분이 이 컨퍼런스 이후에 더욱 치밀한 조사로 극복하시길 권유합니다.

이제 5개 분야에서 한국 웹 2.0 서비스의 현황을 분석하려 합니다. 여기서 제시하는 웹 사이트(case study입니다)는 여러분이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이트들이 한국 웹 2.0 사이트의 대표적 예제는 아닙니다. 한국 웹 2.0 서비스가 각 분야 별로 현재 어떤 식으로 구축되어 있으며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 지 시사하기 위한 웹 사이트들입니다. 이 사이트들의 특징 보다는 왜 제가 이 사이트를 언급했는지 바로 그것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게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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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부문, SKT의 <11번가>. 이 컨퍼런스를 하는 시점에서 세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웹 사이트입니다. 왜 만들었지?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성공할까? SK텔레콤인데 뭔가 큰 건수가 있지 않을까? CJ홈쇼핑도 400억 쏟아 붓고 물러났는데 SK텔레콤이라고 별 수 있나? 서비스가 막장이네... 등등 매우 많은 평가가 이미 있었습니다. 제가 case study로 이 사이트를 가장 먼저 언급하는 이유는 그만큼 산업적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웹 2.0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이 사이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과연 특별하다는 웹 서비스가 가격 경쟁력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11번가>는 웹 서비스 측면에서 웹 2.0 서비스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마 커머스 관련 현업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이게 가장 궁금할 겁니다. '잘 만든 웹 서비스가 사업의 본질적 이슈를 극복할 수 있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재미있는 쇼핑이라고 그럴싸하게 만들었는데 그게 정말 의미가 있을지 저도 고민입니다. 그리고 제가 <11번가>에 대한 평가글에 이야기했듯 이 서비스가 정말 사용자를 고려하여 만든 서비스인지 염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11번가>는 한국 웹 2.0 서비스의 커머스 부문에서 굉장히 큰 이슈를 제기했습니다. 웹 2.0 서비스라고 불리는 거의 대부분이 구현되었고, 서비스 기획자나 개발자 입장에서 어쨌든 존재할 것은 존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생각해 봐야겠죠, 이 서비스가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성공하면 웹 서비스가 기여했다고 평가할 겁니다. 실패하면 웹 서비스가 실패하는데 일조했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직 한국의 웹 2.0 서비스는 커머스 부문에서 "옵션"일 뿐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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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부문, 이니시스의 INIP2P. 올해 초반 한국 커머스 업계에 대한 전망을 하며 이니시스의 INIP2P에 대해 상세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INIP2P(브랜드 네이밍은 정말 꽝이다)는 웹 2.0 서비스 구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단순히 이미지를 올리고, 동영상을 공유하고, 상품에 대해 평을 하고, 채팅을 하는 정도로 구현되는 웹 2.0 서비스는 사실 매우 쉽습니다. 그냥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정말 웹 2.0 스러운 변화는 무엇일까? 현물 경제, 실물 경제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야말로 웹 2.0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INIP2P는 현물의 변화를 가져오는 핵심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불 시스템을 공개한 것입니다.

INIP2P가 대중화되면 독립적인 웹 2.0 서비스가 없어도 실제로 웹 2.0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웹 2.0형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생각해 봅시다. 나는 강남역 근방에서 부동산 사무실에 다니는 사람입니다. 나는 블로그를 개설했고, 내가 다루는 상품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그리고 각 소개 상품마다 INIP2P를 이용해서 이런 상품을 붙입니다,

"실제 거래 상품 내역 받기 : 5만원"
"상품 올린 거래자 정보 받기 : 10만원 (연락처 및 부동산 정보 포함)"
"상품 소개 및 거래 보장 : 20만원 (보험 포함)"

이런 상품을 만들려면 INIP2P와 같은 지불 결제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INIP2P가 이벤트성으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선점 효과를 노리고 만든 것인지 현재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반복되고 산업화되면 한국형 웹 2.0 서비스는 실제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개별적인 웹 서비스가 아니라 한국 자체가 웹 2.0 인프라를 갖출 수 있습니다. 이니시스가 이것까지 고려하고 이 서비스를 공개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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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부문, <싸이월드 C2>. 커뮤니티 부문에서 한국 웹 2.0 사례는 특화된 서비스를 찾기 힘듭니다. 대신 싸이월드가 공개적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2006년부터 개발하여 2007년 초반에 공개한 C2를 언급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사례는 웹 2.0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적용하면 실패한다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비록 이 서비스를 만들고 기획하며 현재도 운영하고 있는 분들께 굉장히 미안하지만 실패 사례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패의 이유로 싸이월드에 대한 SK컴즈의 강박에 가까운 기대가 있었음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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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부문, NHN의 <네이버 블로그 시즌 2>. 이 서비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차지하는 한국 웹 2.0 생태계에서 역할과 지위를 볼 때 충분히 앞 뒤를 틀어 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2007년 초반에 약속했던 네이버 블로그 시즌 2의 약속이 모두 지켜졌다면 한국 웹 생태계는 매우 활발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NHN은 어떤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자신이 했던 약속을 일방적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다음과 함께 블로그 컨퍼런스 따위나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한국 웹 2.0 생태계에서 NHN은 고인 물을 썩은 물로 전환시키는 역폐수처리장의 역할만 하게 될 것입니다.
 
NHN이 개별 기업 이상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특히 웹 2.0과 관련한 다양한 이슈의 중심에 서 있음을 생각할 때 NHN은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같습니다. 그 대표적 예제가 <블로그 시즌 2>에서 약속한 내용의 집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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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부문, 다음의 <블로거뉴스>. 이 서비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국외의 여러 서비스를 포괄하며 한국적 미디어 2.0 서비스를 구현한 표본적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표본적 사례'라고 했지 '모범적 사례'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이트는 여전히 미디어다음이라는 사업 영역 안에서 동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이트는 스스로 미디어 사이트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국내 블로거들의 메타 블로그인데 말입니다. 다음의 <블로거뉴스>는 digg.com과 같은 모델도 차용하고 있고, 국내 포털 서비스의 미래가 어떻게 진행되어야할 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어떤 의미에서 미디어2.0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 안에 미디어다음, 미디어다음 안에 블로거뉴스라는 한계를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블로거뉴스의 막대한 트래픽과 이슈 생성을 다음의 다른 서비스 영역, 특히 상업적 영역과 연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형 미디어 2.0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예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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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부분, NH의 <뱅크미>. 한국의 금융 부문에서 웹 2.0을 고민한 시기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례도 매우 제한적이고 그나마 구현했다고 말하는 몇몇 금융 기관조차 "왜 이런 걸 만들었지?"라고 의아할 정도의 서비스가 많습니다. NH(농협)의 <뱅크미> 서비스도 웹 2.0의 금융 기관 적용 사례로는 매우 미약하고 저급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는 현재 한국 금융 기관들이 웹 2.0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딱 이 정도 수준으로 웹 2.0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웹 2.0 서비스를 웹 플랫폼 업데이트 차원에서 금융 기관에 적용하는 것도 상당한 문제가 있습니다. 게다가 왜 사용자들이 금융 웹 사이트를 방문하여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해야 하는가? 한국 금융 기관 웹 사이트가 정말 개인의 일상을 담보할 정도로, 사용자와 친근한가? 이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 기관 웹 사이트의 웹 2.0 서비스 적용에 대해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은 웹 2.0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이 아닐까 싶습니다. NH의 웹 사이트는 농협 계좌가 없으면 회원 가입도 할 수 없습니다. 거래자만 회원 가입을 하라고 해 놓고, 보편적인 금융 관련 서비스를 웹 2.0 서비스라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기 모순 아닐까요? 한국 금융 기관들이 웹 2.0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웹 2.0 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웹 2.0이 이야기하는 기본적인 가치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보수적이고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융기관의 한계를 벗어난 웹 2.0 서비스는 스토리텔링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새롭고 기발한 웹 서비스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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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농촌공사의 <웰촌>. 국내의 수 많은 공공기관 사이트들이 2007년에 웹 2.0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08년은 더욱 많은 공공기관 사이트가 웹 2.0 서비스를 도입할 것입니다. 농촌공사의 <웰촌>은 잘 알려지지 않은 웹 사이트지만 공공기관이 웹 2.0 서비스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예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트레이스존)는 이 웹 사이트의 존재를 알고 나서 공공기관의 웹 2.0 서비스가 일반 기업의 그것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웹 사이트를 만들고 운영하고 업데이트합니다. 다시 말해 기업의 투자 대비 성과라는 평가 기준과 달리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잘 이용하고 있나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공기관 웹 사이트는 때문에 웹 2.0 서비스를 단순히 사용자 편의성이라는 관점이나 투입 대비 성과라는 관점 이전에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는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웹 2.0 서비스가 이렇게 저렇게 좋으니 구현하고 싶다는 공급자적 마인드를 버려야 합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국민들이 찾기 힘드니 편하게 제공하자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농촌공사의 <웰촌>은 웹 2.0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웹 2.0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이농자를 위한 GIS 서비스도 공급되고 있습니다. 구현 서비스로 보면 웹 2.0의 표본이 되는 사이트입니다. 문제는 그걸 국민들이 원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인 공공기관 웹 사이트의 첫번째 책임입니다. 웹 2.0 서비스를 구현하는 건 그 다음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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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2.0이라는 사이트는 시사하는 바가 있어서 소개했습니다. 과연 웹 2.0 사이트가 반드시 기능적 측면에서 고찰되어야 하는가?라는 이 컨퍼런스의 처음 질문의 반복입니다. 이 사이트는 색다른 기능도 없고 그렇다고 혁신적인 웹 2.0 서비스는 더더욱 없습니다. 그저 이름만 웹 2.0 스럽습니다. "부모 2.0". 그렇다면 이 웹 사이트는 웹 2.0 서비스가 아닌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웹 2.0"에 대한 엔지니어 마인드를 버린다면 아마도 <부모 2.0>과 같은 사이트도 (좀 우울하더라도) 일단 웹 2.0 사이트라고 부르게 될 것입니다. 뭔가 특별한 기능과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 있어야 웹 2.0 사이트라고 부른다면 어쩌면 영원히 한국에선 웹 2.0 사이트 따위는 나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맨날 북미의 웹 사이트나 벤치마킹하며 한탄하고 지내야할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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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컨퍼런스에서 제가 했던 질문과 케이스로 제시했던 스타트업 기업과 몇몇 웹 사이트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너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웹 2.0을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또한 너무나 사회적 측면에서 웹 2.0을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러면서 정작 웹 2.0에 대한 이야기가 전파된 지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고 있는데 이런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한국을 대표하는 웹 2.0 서비스는 무엇인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에서 웹 2.0 서비스가 없는 게 아니라 80%의 웹 2.0 서비스는 웹 플랫폼을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구현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20%의 웹 2.0 서비스가 개별 웹 서비스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2008년도에 한국에서 독립적인 웹 2.0 서비스가 대량의 사용자를 모으고 빅 히트를 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예측했습니다. 한국의 사용자들은 이미 북미나 유럽이나 중국이나 인도나 일본에 비해 훨씬 풍부한 인터넷 인프라를 경험했기 때문에 "놀랐지! 이런 서비스도 있어!"로 사용자를 확보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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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히려 한국의 웹 2.0 서비스는 웹 플랫폼 업데이트를 통한 배급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IPTV가 발전했을 때 정말 필요로 하는 웹 2.0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에 답하는 웹 2.0 서비스가 한국에서 많이 발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PTV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할 것입니다. 혹자는 메가TV나 하나로TV에 있는 수백, 수천개의 동영상을 보는데 평균 몇 백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정말 바보같은 생각입니다. 메가TV를 켜고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프로그램을 몇개 선택하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한 달에 얼마의 돈을 낸다고 해서 좋아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콘텐츠를 소비할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상황을 잘 고찰하면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웹 2.0 서비스의 성격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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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웹 2.0은 어디에 있는가? 지역 혹은 세계"라는 질문으로 이 컨퍼런스의 마지막 질문을 했습니다. 물론 제 관심은 local입니다. 지역에 맞는 웹 2.0 서비스를 개발하고 적용시키는 것이야말로 지난 3년 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IT 업계를 휘저었던 "웹 2.0 신드롬"에 대한 대미라고 생각합니다.

끝은 새로운 출발입니다. 웹 2.0에 대한 들뜬 마음이 끝나고, 웹 2.0에 대한 공상이 끝나고, 웹 2.0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끝나는 그 지점에서 새로운 출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내가 알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바로 여기입니다, 저 건너편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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