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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한나라당의 블로거 기자단

한나라당이 4월 총선을 겨냥하여 블로거 기자단을 모집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블로고스피에서 생산되고 있다.









내 의견은 '그것도 괜찮네'다.

인터넷 혹은 웹을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이 왜 항상 '좌파적'이거나 '수구 세력에 대해 비판적'이라거나 '어쨌든 지금은 싫어!'라고 치부되어야 할까?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환경이 된 지금은 - 최소한 한국은 - 인터넷이 아니라 일상에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 사용자는 일상의 사용자와 별로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난 번 대통령 선거에서 M모 후보가 당선되어야 했을 것이다. 아니면 근소한 차이로 실패했든가. 당시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는 M모 후보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득표로 연결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지.

* 인터넷을 사용하지만 '말하지 않는 다수'의 존재를 생각하라.

블로그는 그 특성 때문에 미디어 이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비록 그것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른 집단에 의해 확산되는 양상이 있어도 인정해야 된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블로거 기자단을 모집해서 자기 정당의 의견을 한국 웹스피어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현상'은 그 '현상'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본다. 그런 현상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이데올로기로 투쟁하는 사람들에게나 통하는 이야기다. 나는,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제대로 된 정치인에 투표하고 싶을 뿐이다.

이런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착각하면 안 될 것이다. 그건 정당 지지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에 대해 갈구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대한 문제다.

나는 한나라당이 블로거기자단을 모집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온라인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작태라고 비난한다. 그런데 도대체 '여론'이란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블로거기자단을 모집하는 게 여론 호도를 위한 의도라고 비난한다면 만약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그와 똑같은 일을 하면 뭐라고 이야기할 셈인가? 약자를 위한 약자들의 연대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온라인 여론의 모임이라고 모양새를 만들 셈인가? 스스로 설득할 수 없는 논리로 상대방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그런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이 하는 일이 나쁘면 그런 일을 내가, 혹은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해도 나쁘다.

어쨌든 이 이슈 - 한나라당이 블로거기자단을 모집하는 것 - 는 한국 정치계 뿐만 아니라 한국 블로고스피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이번 이슈에는 나도 관심을 좀 더 가져 볼 생각이다. 그냥 지켜 보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이유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