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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경영자 입장에서 웹 표준

이구아수를 방문하는 사람들 가운데 대부분이 경영자의 입장이기 보다는 현업 실무자의 입장일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할테니 지금 하는 이야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기 바란다. 나는 컨설팅을 시작할 때 늘 "얼마의 비용을 쓸 수 있는가?"를 물어보고 그것을 계량화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경영자는 "투자 가능성은 무한하다" 따위의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기 마련이지만.

나는 웹 표준을 준수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합리적 비용 구조가 될 것이라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묻고 싶다. 단 한 번이라도 정확히 웹 표준을 위한 비용과 캐시 플로우를 회계적 관점과 사업적 관점에서 계산하여 작성한 적이 있는가? 그런 투자의 ROI가 언제 돌아오는 지 알고 있나? 혹은 회사의 현재 경영 상태와 현금 보유율, 경쟁사와 관계, 경쟁 우위 요소의 평가 지표를 알고 있나?

어쩌면 그대는 이런 일을 해 보고 나서 웹 표준과 비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만나 본 사람들 가운데 내가 이 정도의 요구를 했을 때 곧바로 "우리도 그런 걸 뽑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내가 우울한 사람들만 만나서 그런 것일까? 여러분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여러분은 내가 묻는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가?

하지만 경영자는 즉각 대답을 한다. 비록 그들이 정확한 데이터를 뽑지 못했더라도 대략의 추정치는 이야기한다. 그래서 경영자와 내가 대화하는 방식은 매우 쉽다. 나는 경영자에게 당신이 확신할 수 없는 일은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당신이 확신하기 위해 내가 질문한 것에 답을 먼저 하라고 강요한다. 웹 표준을 준수하거나 말거나를 선택하는 건 경영자의 한 마디면 족하다. 그냥 그렇게 지시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뒷감당은 경영자가 해야 한다.

경영자 입장에서 웹 표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결코 자사 웹 사이트에 웹 표준을 도입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러 저러한 표준을 지키면서 작업을 하려면 한 달이 걸린다라고 주장하는 개발팀을 해체하는 게 더 저렴한 비용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웹 컨설턴트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줄이는 일을 한다. 경영자의 입장이 현실이고 개발팀의 입장이 이상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그 반대인 경우도 수두룩하다. 7일이면 웹 사이트를 대충 만들고 광고를 판매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영자와 개발자의 입장 차이는 무엇일까? 누가 현실이고 누가 이상일까? 그런 결정을 하지 못할 경우 내가 나선다. 두 집단(경영자와 개발팀)은 나를 통해 대화를 다시 정리하고 화합하고 의기투합한다.

여러분이 다니는 회사 대부분은 그런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역지사지,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해를 한다는 것은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며 또한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그냥 선의의 마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