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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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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란? 한 명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수백명의 노동이 반복 소모될 수 있는 공간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질러 놓고 '조언에 감사한다', '많이 배웠다', '블로거들의 힘을 느꼈다'는 식으로 대답하는 걸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긴 세상 어디서에서 그런 헛소리를 듣고 진지하게 충고할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겠나. 인터넷이고 블로그니 가능한 일 아니겠는가. 자신의 블로그에 생각나는데로 글을 쓰느니 잠깐 떠오른 생각을 메모해두고 여러 번 수정한 후 비로소 공개한다면 이런 문제가 조금 개선될 수 있을 지 모른다.
긴 글과 짧은 글 생각이 많아질수록 글이 짧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긴 글, 혹은 상세한 설명이 있는 글을 친절하다고 생각하며 호감을 갖는다. 반면 짧은 글은 난해하며 어렵다 여기며 불편하게 느낀다. 그 정도로 끝나면 괜찮지만 짧은 글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불친절함으로 곡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글은 다시 길어진다. 다만 짧았을 때나 길 때나 하는 이야기는 같다. 요즘 내가 긴 글을 쓰지 않는 것은 앞으로 머지 않아 긴 글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징후이기도 하다. 한동안 짧은 글을 쓰며 많은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이 정리되면 비로소 긴 글을 쓰기 시작한다.
기사의 구닥다리 표현 기자는 저널리즘을 기초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들이 소속 매체를 통해 발행하는 글을 '기사'라고 부르고 존중하며 믿는 건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뉴스를 읽다 보면 참 글을 잘 쓰는 기자도 있고 여전히 잘못된 표현을 고수하는 기자도 있다. 많은 기자들이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쓰기를 개선하고 있지만 구닥다리 표현을 고수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도 기사를 읽다 눈에 계속 밟히는 몇 가지를 발견했다. "~와의" ex) 본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그냥 '본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라고 하면 된다. "스스로도" ex) 대표이사 스스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부사다. 굳이 표현하자면 '대표이사 자신도...'라고 해야 한다. "~하기만 하면" ex) 솔루션을 실행하기만 하면...
분노의 기술 분노를 참는 기술에 대한 수 많은 조언과 명언과 책이 있고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참조하며 자신을 탓한다, '아, 왜 내가 그 때 분노했을까?' 분노하는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 분노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기뻐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처럼 분노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분노를 숨기고 분노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 말라. 왜 스스로 고통에 빠지려 노력하는가? 분노를 참으면 기쁨이 다가 오는가? 분노를 참으면 사랑이 찾아 오는가? 분노를 참으면 즐거움이 자연스럽게 생기는가? 그 어느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면 혹은 확신할 수 없다면 분노를 참지 말라. 다만 분노의 기술을 익혀라. 분노는 나와 상대 그리고주변을 불태우는 에너지다. 때문에 분노의 기술을 모른다면 자신과 상대 그리고 주변의 삶이 허무..
메모 2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메모하지 않았더라도 반드시 다시 생각난다.
메모 "이번 강의는 메모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듣고 기억하든가 아니면 기억에 남는 것만 기억하십시오." 가끔 강의를 할 때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메모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곧 메모를 멈추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내가 약속했던 것처럼 메모할 것이 별로 없는 강의이기 때문이다. 그런 강의는 어떤 주제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한다. 여러가지 주제가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두 시간 동안 반복 심화하기 때문에 메모가 필요없다. 더구나 메모를 한다고 더 기억이 잘 나거나 나중에 새로운 생각이 나는 것도 아니다. 반면 메모가 반드시 필요한 강의도 있다. 강의 주제는 하나지만 참석자의 상황과 의지가 상이하여 받아 들이는 사람의 입장이 중요한 강의인 경우 메모할 것을 미리 요청한다. 그 메모는..
글을 읽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이 그 글을 읽는 사람이 겁나서 글을 쓰지 못하겠다면 그건 처음부터 글 쓸 자신이 없었단 소리다. 그러나 세상을 좀 험하게 살아 보면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 행위인 지 깨닫게 된다. 그 용기는 어떤 경우엔 자신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는 글 한 줄 잘못 썼다가 어디 지하실로 끌려 가 반 병신이 되어 돌아 오는 경우도 흔했다. 요즘은 너도 나도 제 할 말을 다 하고 사는 세상이라 그런 두려움은 제법 사라졌다. 아니 사라졌다고 다들 말한다. 그런 말들이 진실인 지 아니면 자신의 상황에서만 진실인 지 알 수 없다. 글을 쓰는 사람이 그것을 읽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의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칼날을 들이대는 경우가 ..
인터뷰의 묘미 올해 3월 이후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고 덕분에 인터뷰로그는 개점 휴업 상태다.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단 한 가지 이유만 대라면 "해야 할 바를 다 했기 때문"이다. 인터뷰로그는 국내 블로거들에게 personal media로서 블로거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최초의 목적이었다. 나는 내가 위치하고 있는 곳에서 관련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첫 인터뷰 주자는 엉뚱하게도 정치인이었다. 잘 알다시피 원희룡 의원이 첫 대상이었다. 나는 그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블로깅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게 직접 쪽지를 보냈다. 그는 반색을 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아마 내가 네이버 블로고스피어에서 조금 알려진 인물이라 홍보에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 것 같다. 아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