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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로그의 90%는 쓰레기 논쟁

며칠 전 글을 읽다보니 감기와 몸살로 악전고투를 하고 있던 지난 주말, 내가 쓴 인터뷰 내용 중 "로그의 90%는 쓰레기"라는 한 단락에 관한 몇 가지 의견이 있었다. 내가 관여할 필요도 없이 자기들끼리 다 알아서 정리를 했으니 따로 뭐라고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으리라 본다. 글 잘 써라, 말 가려서 해라는 충고는 받아 들인다. 그건 그거고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쓰레기보다 더한 표현이라도 쓸 것이다. 욕설과 비유를 이해 못하는 건 내 탓이 아니다.

정말 쓰레기와 같은 글도 하나 봤는데 이건 아이가 어려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인터뷰가 미디어 다음과 무슨 음모라도 있는 듯 슬쩍 흘리는 블로거도 봤는데 자신에게 씌워진 의심을 벗으려 발버둥치던 얼마 전 모습이 아련히 떠 올랐다. 그 외의 글들은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어령선생에게 "로그의 90%는 쓰레기다"라고 질문하기 전에 내가 했던 이야기는 이러했다,

"웹 페이지와 게시판 그리고 최근에 유행 중인 미니홈피, 블로그 등을 통해 수 많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옵니다. 이것은 기계적인 로그(log)와 사람이 직접 작성한 로그로 나눌 수 있을 듯 합니다. 로그의 절대 수로 본다면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콘텍스트 혹은 글은 그 중 매우 일부에 불과합니다. 디지로그를 읽다보면 이런 로그의 총량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해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의미있는 로그만 콘텐트인가?라는 관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고민을 합니다. 저 또한 현재 웹에서 생산되는 로그의 90%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고 또한 이해하지 않으려는 쓰레기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디지로그는 이런 분절적 생각 즉 로그는 유용한 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해 나름의 답을 갖고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질문에 대해 이어령선생은 기술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답을 했지만 사례(example)로써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줬다. 이어령선생과 대화에서 어떤 기술적 통찰력이나 방향성을 얻고 싶었다면 나는 깊이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70 평생을 통해 느낀 것과 이해한 것을 현재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를 알고 싶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해 줬고 나는 받아 들였다.

나는 그 날 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며 내가 만들 수 있는 웹 서비스 몇 가지를 떠 올릴 수 있었다. 이건 어떤 의식과 목적으로 인터뷰를 했을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는 만큼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