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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블로그는 어떻게 변할까?

이 글은 지난 2월 하순, 미디어 다음에서 주최한 <블로거 기자단 간담회>에서 공개되었던 다음 블로그 관계자의 발표문을 기초로 작성한 것이다. 이 발표를 했던 다음 블로그 기획팀의 관계자는 기본에 충실한 블로그와 블로거들에게 글 쓰는 흥미를 주는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로그와 검색

블로그의 콘텐트는 단지 일상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탈 웹 사이트 입장에서 콘텐트 풀(content pool)의 역할을 한다. 이 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업체는 네이버라고 볼 수 있다. 다음 또한 이것을 뒤늦게 인지하고 2005년부터 검색 부분에 집중 투자를 하여 올해 2월 현재 다음 검색엔진 3.0 버전을 선 보인 상태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현재 다음은 실시간으로 블로그 콘텐트를 검색에 반영하고 있으며 다음 이외 블로그의 검색 결과인 RSS 검색을 각각 3개씩 노출하고 있다.


(그림1. 다음 블로그의 검색 변화)

이런 형태의 블로그 검색 결과 노출은 다른 포탈과 비교할 때 나름대로 중도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네이버는 자사 블로그 검색 결과 이외에는 노출을 하고 있지 않으며 엠파스의 열린 블로그 검색은 정확도에 따라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블로그 검색 결과를 노출하고 있다. 2004년 1월 네이버는 카페와 블로그의 콘텐트를 검색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엠파스 또한 열린 검색이라는 이름으로 외부 블로그의 검색 결과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또한 최근 <블로그 검색 베타> 버전을 통해 외부 블로그도 검색 결과에 포함시킬 것임을 공포했다.


(그림 2. 다음의 블로그 검색 결과)


(그림3. 네이버의 블로그 검색 결과)


(그림4. 엠파스의 블로그 검색 결과)

한편, 다음의 웹 문서 검색은 2003년 3월 구글과 제휴한 이후 구글의 검색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3분기부터 '클릭스'라는 콘텐트 매치(content match)형 광고 상품을 개발하고 블로그 검색에 투자하는 등 자체적인 기술력과 상품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1월 다음은 ZDNet Korea와 인터뷰에서 "카페와 미디어 등 발달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CM(Contents Match) 방식의 콘텐츠와 광고의 '관여도'를 강조하는 사용자 맞춤형 광고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이 다음 블로그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특히 검색에 대한 기능 강화를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 블로그 관계자는 하반기 검색과 관련한 다음 블로그의 주요 변화로써 "우수 블로거 노출 강화"와 "키워드를 이용한 블로그 섹션 운영", "양질의 블로그 콘텐트를 검색 결과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영상 서비스의 강화

다음 블로그는 TV팟의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여 좀 더 고화질의 훌륭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TV팟에서 사용중인 H.263 형식이 아닌 ON2 테크놀로지 사의 기술을 채용한 ON2VP6.2를 서버 인코딩으로 제공함으로써 보다 선명하고 질 높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작년 후반기부터 포탈 업계를 달구었던 동영상 검색은 생각보다 사용자의 반응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유럽 등 광대역 인터넷(브로드밴드)의 사용자가 늘어가는 지역에서 동영상 콘텐트에 대한 수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서 차세대 콘텐트로 계속 주목받고 있다. 다음 또한 이 점을 간과하고 있지 않으며 보다 흥미로운 블로그 사용을 위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현재 다음의 동영상 서비스는 TV팟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100MB 이하의 동영상은 무료로 등록할 수 있으며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고 공유할 수 있다. 동영상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사용자들이 직접 올리는 동영상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을 비롯한 국내 주요 포탈들은 한 동안 동영상 업로드나 공유 자체에 요금을 부과하는 대신 서비스 개선을 통해 보다 많은 사용자 동영상 콘텐트를 확보하는데 노력할 것이다.


함께 즐기는 블로그 서비스

다음 블로그는 사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블로그가 되기 위해 몇 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테마>라고 불리는 새로운 서비스는 무차별 생산되는 블로그 콘텐트를 주제별로 재정리하여 콘텐트 접근성을 높인 서비스라고 한다. <테마>는 주제별 가이드 폼과 태그를 기초로 구성되며 주제별 글이 잘 소비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제공하게 된다.

<미니 알리미>(가칭)는 블로그에서 발생한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자신의 글에 대해 다른 블로거들이 어떻게 반응하는 가 알 수 있으며 RSS 리스트를 관리하여 즐겨찾는 블로그에 새로운 글이 등록되면 알려 주기도 한다. 또한 평판 시스템을 도입한 '블로거 기자단 추천' 등을 할 수도 있다.

<함께 쓰기>라는 팀 블로그(team blog) 기능도 지원하게 된다. 이것은 야후!코리아의 링 블로그와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인데 공동의 목적을 가진 여러 사람이 하나의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여전히 카페를 통해 막대한 트래픽을 확보하고 있는 다음의 입장에서 팀 블로그의 도입은 필수적이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카페와 기능적, 논리적으로 충돌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다음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집단 문화인 카페와 개인 문화인 블로그의 충돌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카페의 이용자와 블로그의 이용자가 "양쪽 중 하나를 선택"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카페와 블로그가 충돌하기 때문이 아니라 다음 블로그 자체가 흥미가 없기 때문에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로그 수익 제휴 프로그램

다음 블로그는 향후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블로거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휴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임을 밝혔다. 프로슈머(prosumer)로써 자질이 충분한 블로그가 자신의 콘텐트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고 그로 인해 더욱 훌륭한 콘텐트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블로그 관계자는 제휴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보안상 이유로 밝히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안이라고 말하기엔 이미 블로그와 수익 제휴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개인 광고 프로그램인 애드센스(adsense)는 이미 수 많은 블로그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글루스(egloos)나 블로거닷컴(blogger.com)과 같은 사이트의 경우 가입을 통해 블로그를 사용하지만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 프로그램인 구글 애드센스를 달 수 있다. 반면 네이버, 엠파스, 야후, 다음과 같은 국내 포탈 사이트들은 이런 광고 프로그램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림5. 구글 애드센스를 적용한 블로그)

다음은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형태의 광고 모델을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블로그에 붙일 수 있는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것이 구현된다면 작년부터 운영 중인 콘텐트 매칭형 광고 서비스인 <클릭스>와 <문맥 광고>를 블로그에 채용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다음의 쇼핑몰인 D&shop과 연계하거나 카페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6. 다음 클릭스 관리자 화면)


다음 블로그는 다시 뜰 수 있을까?

사실 다음 블로그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한 서비스는 아니었다. 경쟁 업체들에게 쫓기듯 서비스를 급박하게 연 측면도 없잖아 있었다.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인 <플래닛>도 존재했고 회사 내외부적으로 <카페>와 충돌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가 활성화되었다면 좋았을텐데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급기야 작년 12월 다음 블로그는 블로그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될 수도 있었던 아이템을 전면 무료화하는 결정을 단행한다.

배경 음악을 제외한 아이템을 무료로 제공한 이 시기는 미디어 다음이 <블로거 기자단> 제도를 도입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또한 이 시기는 외부적으로 다음의 조직 체계에서 미디어 다음의 힘이 커진 시기와도 일치한다. 다음은 조직 개편 후 '검색포털본부'의 본부장으로 최소영 전 미디어본부장을, '미디어본부'의 본부장으로 최정훈 전 미디어팀장을 선임하여 미디어 부문에 힘을 실어 줬다.

이러한 변화와 지금까지 이야기한 2006년 다음 블로그의 계획은 '다음 블로그'가 네이버나 엠파스, 야후가 바라보는 블로그와 다소 차이가 나는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다음은 자사의 블로그 서비스를 미디어 비지니스의 매개고리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한메일과 카페 서비스를 이을 차세대 동력원 중의 하나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타사에 비해 블로그 서비스의 경쟁력이 약했고 사용자의 활성화도 지지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아들이고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그 핵심 지점은 미디어와 강력히 결합하는 블로그 서비스다.

1일 페이지뷰가 8억 3천만 건에 이르는 미디어 다음과 다음 블로그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네이버는 지식검색과 블로그 검색을 통해 검색 매출만 4배 이상(8백 억원) 신장시켰다. 다음도 그럴 수 있을까?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올해 2월 제주도에 <글로벌 미디어 센터>를 오픈했다. 이곳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조직 중 하나가 미디어 다음이다. 이미 미디어 다음의 취재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력이 제주도로 이전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을 제주도에 먼저 던져 넣은 것이야말로 "배수의 진"이 아니겠는가. 한 번 제대로 해 볼려는 생각이 있다는 느낌이 드니 이제 지켜보기만 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