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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UCC or UGC가 중요한 이유

UCC는 국산 용어고 UGC가 원 의미에 근접한다는 논란 따위는 제발 그만했으면 한다. 어쨌든 사람들이 제작하여 올리는 콘텐츠 일반을 의미하는 UCC는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과 또 다른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결합"이다. 과거 콘텐츠는 정적인 영역이었다. 누군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여 웹에 올리면 그것은 더 이상 변화하지 않았다. 제작자 자신이 콘텐츠를 변경시키지 않는 이상 그것은 매우 정적인 것이었다. 반면 UCC는 분명 콘텐츠지만 다른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컨데 100,000명이 본 유튜브의 동영상이 왜 언론에서 언급될 정도로 큰 힘을 갖는가? 그것은 100,000 명의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UCC라고 부르는 그 콘텐츠는 바로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이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과거 커뮤니티에서 발굴된 콘텐츠도 이런 의미, 누군가 관심을 가져 줬을 때 강위력한 힘을 발휘하는 콘텐츠였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UCC는 그것이 모이는 공간이 개인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UCC가 커뮤니티와 연계되는 이유는 커뮤니티의 고유한 속성 때문이다. 만약 여러분의 머릿 속에 커뮤니티란 다음 카페와 같이 여럿이 모여서 커뮤니케이션하는 직접적 공간을 상상한다면 그런 개념 자체를 부숴 버릴 것을 조언한다.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이렇다,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고 존재하는 모든 공간"

때문에 확장된 개념의 커뮤니티는 BBS나 채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메신저의 버디 리스트로 묶인 그룹, 어떤 웹 서비스의 쪽지함, 매일 통신하는 이메일, 모바일 인터페이스의 단축키로 기록된 전화 번호까지 커뮤니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커뮤니티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커뮤니티는 콘텐츠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이다. 어떤 커뮤니티니도 콘텐츠 없이 존재할 수는 없다. 심지어 과거 콘텐츠로써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규정했던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잡답 - 자유 게시판의 이야기들 -도 엄격히 이야기한다면 콘텐츠였다.

커뮤니티는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에 의해 존재한다.

현재 UCC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다. 본질적으로 커뮤니티의 에너지원은 콘텐츠였고 그것을 서서히 그러나 매우 광범위하게 일반이 깨닫게 된 것이다. 물론 사업자와 투자자도 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심지어 매스미디어조차. 변화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커뮤니티와 콘텐츠의 결합". UCC라는 개념은 그것을 대중화한 슬로건이며 브랜드다.

과거에도 이것은 진실이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완벽히 분리하여 기획했고 운영했다. 이런 진실을 깨닫지 못했던 다음은 지금도 가장 강력한 콘텐츠 생산처인 다음 카페의 콘텐츠를 바깥으로 꺼내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너무 늦었을까? 아니다. 지금이라도 이곳에 집중하고 더 많은 투자를 한다면 기회는 있다. 카페 사용자들의 반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소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내재적 한계다.

향후 웹 서비스 기획에서 커뮤니티 기획은 콘텐츠 기획과 직결될 것이다. 웹 서비스 기획자들은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연속적으로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수준의 통찰력이 요구될 것이다. 게다가 사용자가 커뮤니티에 참가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콘텐츠를 미리 준비해 둬야 하는 지 고민해야 한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렇게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를 커뮤니티 내부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하나 더 있다.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와 기존 콘텐츠를 융합하여 새로운 콘텐츠로 재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걸 매쉬업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여기까지 기획을 했다면 도메인 내부의 한 사이클을 기획한 셈이다. 그럼 다 한 것일까? 천만의 말씀. 이제 시작이다. 그렇게 생산된 콘텐츠를 도메인 외부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유통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도메인에서 유명해 진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외부로 유통시켜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자신의 도메인으로 다시 유입시켜야 한다. 유입시킨 후에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의 10배 보다 더 많은 기획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웹 서비스 기획에서 콘텐츠와 커뮤니티 기획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이 따위 어정쩡하고 비과학적이며 책임질 수 없는 명제 따위는 이제 의미가 없다. 실질적인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하며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현재의 웹 서비스 기획자는 한 순간도 쉴 틈이 없다. 맞다. 잠 자고 있는 동안에도 기획해야 한다. 잠 자는 동안 세상은 변화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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