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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카트와 스토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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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찾아 가는 마린 블루스(www.marineblues.net)의 2월 23일 자 카툰. 이 친구가 대형 마트의 카트(cart)와 상품 구매 욕구, 매출의 상관 관계에 대해 알고 그린 그림인 지 모르겠다. 카트의 크기는 일정 수준에서 마트 방문자의 상품 구매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 카트의 크기가 클 경우 24개 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담을 수 있고 때문에 그런 기획 상품이 존재할 이유가 생긴다. 커다란 카트는 소비자에게 '여기에 뭔가 채워야 해'라는 욕구를 간접적으로 요구하고 소비자는 그 요구에 자신도 모르게 따르게 된다. 커다란 카트는 소비자의 계획된 소비 욕구를 자극하고 주변의 커다란 카트에 상품을 가득 넣고 다니는 다른 소비자와 비교 우위를 점하려는 욕구 또한 자극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 카트는 소비를 제한하기도 한다. 카트가 가득 찰 경우 소비는 그곳에서 멈춘다. 카트는 대형 마트가 원하는 소비의 평균 수치를 이미지로 강요하는 아이템이다. 또한 카트 자체는 소비의 양을 규정함으로써 비록 카트를 가득 채우는 소비자가 훨씬 적더라도 '이것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분명히 호소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트는 웹 서비스의 스토로지(storage) 제한과 일정 부분 관련이 있다.

1GB의 메일 공간은 10MB의 메일에 비해 무한대에 가까운 공간을 제공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GB의 메일 공간에 대해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매우 크다", "엄청 나다", "감당하기 힘들다"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그러나 G메일이 슬로건으로 내세우듯 "메일을 지울 필요가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내 G메일 공간은 현재 1.5GB를 사용하고 있고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저장 공간은 꽉 차고 말 것이다. 그들의 요구대로 아무 것도 지우지 않은 결과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다. 내 경우처럼 매일 수 십 MB의 첨부 파일을 주고 받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마치 대형 마트의 카트처럼 결코 다 채울 수 없을 것 같은 공간과 분명히 존재하는 한계 공간이라는 특성을 공유한다. 만약 무한대의 공간을 제공하는 카트가 존재한다면 그것이 어떤 소비자의 소비 욕구를 무한대로 자극할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은 완벽히 잘못 되었다. 늘 카트를 가득 채우는 소비자가 있다고 치자. 그는 카트의 저장 공간 이상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트의 저장 공간 제한 때문에 스스로 최소한 2가지의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 이 정도면 충분히 적절하게 소비를 했다
- 다음 주에 또 와야지

제한된 저장 공간은 한계 자원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고 재방문의 필요성을 창출한다. 카트와 스토리지가 똑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이런 소비자 심리 측면에서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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