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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모든 사람의 일은 아무의 일도 아니다

"모든 사람의 일은 아무의 일도 아니다"라는 격언은 매우 고전적이며 또한 일상적인 판단의 지침이 되는 좋은 말이다. Project manager처럼 어떤 일의 뭉치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람에게 이 격언을 그야말로 금언이다. 대신 너무나 고루하다. '고루하다'는 것은 그 말의 뜻과 의미는 여전히 통하고 이해할 수 있으나 낡아서 재미없다는 말이다.

※ 참고 "간결한 문장은 재미가 없고 단호한 진리는 의심스럽다"

그래서 이 격언은 좀 다양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당신이 만약 12세 이하의 지능과 이해력의 소유자라면 나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급식에 올챙이 반찬이 나오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학급 친구들에게 '모두 내일부터 도시락을 싸오자'고 선포를 한 거야. 근데 다음 날 아무도 도시락을 안 싸 온 거지. 왜냐고 물어 보니까 엄마가 '미쳤냐'고 하더라는 거야. 넌 아이들에게 '모두 내일부터 굶자'고 했어야 했어. 도시락을 싸는 건 너희의 일이 아니라 엄마의 일이거든"

당신이 만약 회사를 다니는 30대 이하의 사람이라면 나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팀장이 만약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이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면 휴가를 가도 괜찮아. 팀장이 만약 '여러분 중 단 한 명이라도 이 프로젝트를 의심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 팀장 혼자서 프로젝트를 하겠단 소리야. 그런데 팀장이 차분하게 '큰일났습니다'라고 말하면 이제 프로젝트를 위해 밤샘을 해야 한다는 소리지."

만약 당신이 회사 경험도, 프로젝트의 경험도 없다면 나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모여서 무언가를 하겠노라 작당을 하는 건 좋다. 대신 반드시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지 종이에 적어라. 그리고 딱 한 명을 정해서 그 종이를 들고 다니며 하루에 세 번씩 제대로 하고 있는 지 확인하라. 자율과 성실성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격언에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멋지고 함축적인 표현이 아니라 거칠지만 정확하고 실질적인 다그침이다. 왜냐면 우리는 '현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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