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주식, 네이버의 약세와 다음의 강세

주식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포털 동향과 관련되었기 때문에 짧게 언급한다. 지난 주 NHN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반면 다음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주식 분석가들과 관련 언론에 의하면 NHN의 주가 약세는 350억 원을 투입하여 인수한 첫눈으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였다. 반면 다음의 경우 와이어드의 매각으로 약 1천억 원에 인수한 라이코스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주식 분석가가 아닌 IT 컨설턴트 입장에서 나는 이런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 NHN의 주식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현금 확보가 주요한 이유라고 보며, 다음의 강세는 다음의 변화 노력에 대한 현실적인 인정이었다고 본다.

NHN이 첫눈을 350억 원에 인수했다고 하나 그것은 향후 5년 간 분산 투입될 예정이며 NHN은 첫눈의 역량을 활용하여 향후 18개월 이내 새로운 솔루션을 네이버 검색과 해외 검색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식 분석가들이 예측하는 것과 달리 NHN은 최소 18개월 최대 36개월 이내에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350억 원 추가 비용 중 절반 60%를 실제 소모하기 이전에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다음 또한 와이어드의 매각으로 250억 원 가량을 회수했다고 하나 이것은 다음이 라이코스를 매입하던 초창기부터 예측되었던 것이며 미디어다음을 주요 사업 부문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다음 입장에서는 매우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다만 다음은 보다 적절한 가격에 와이어드를 매각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며, 라이코스의 주요 서비스 중 무엇을 가장 먼저 매각할 것인 지 선택의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다음의 향후 변동에 대해 주식 분석가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다음이나 라이코스가 아니라 미디어다음이다.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10억 원 가량을 투자 유치한 오마이뉴스의 경우 손정의 회장 등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글로벌 미디어의 미래 플랫폼'이었다. 얼터너티브 미디어이자 로컬 미디어인 오마이뉴스에 손정의가 주목한 것은 오마이뉴스가 구축한 미디어 플랫폼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오마이뉴스보다 오히려 미디어다음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 오마이뉴스는 미디어로서 로컬 지배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반면 미디어다음의 로컬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마이뉴스가 시민 미디어 플랫폼(civil media platform)이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함으로써 기존 미디어의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고 미디어다음은 기존 미디어의 신규 경쟁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것이 두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과 투자 분석가들의 견해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실제 두 업체의 향후 비즈니스 진행 방향은 교차될 것이 분명하다.

오마이뉴스는 미디어다음과 같은 트래픽과 광범위한 사용자 지배력, 유통 채널로써 지배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미디어다음은 오마이뉴스와 같은 대안 저널리즘, 현명하고 자발적이며 질 높은 시민 저널리스트의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이 두 업체는 지난 12개월 사이 점차 교차 지점을 향해 접근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결국 교차점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 교차점에 이르기 전에 이미 두 업체는 약간의 비즈니스 아이덴더티에 대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를 거치며 두 업체는 변화의 결과물로써 독특한 아이덴터티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두 업체는 동일한 사업 영역에서 경쟁하게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오마이뉴스는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대안 미디어의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며, 미디어다음은 오마이뉴스가 갖는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기존 미디어에서 허용하지 않는 인포말(informal)한 미디어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대신 미디어다음은 오마이뉴스보다 훨씬 유연하고 광범위한 사용자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주식 분석가들은 현재 다음 자체와 다음이 투자한 기업에 집중하여 주가 전망과 향후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미디어다음의 변화에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며 그들이 갖는 가치를 주가 변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동안은 오마이뉴스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언론들의 동향과 그들이 확보하는 미디어 콘텐트의 영역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매우 고무적인 것은 이미 몇몇 주식 분석가들은 내가 이미 언급한 이러한 변동과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개인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서비스, 특히 주요 포털 업체에 대한 주식 분석은 다른 오프라인 기업과 달리 그들이 추진하는 웹 서비스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야말로 포털 업체의 장기적 비전과 전망, 수익을 조망할 수 있는 주요한 변동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매우 현명한 주식 분석가라면 각 업체의 인원 변동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Mem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립적 호감  (0) 2006.07.18
모든 사람의 일은 아무의 일도 아니다  (0) 2006.07.18
Life, Shift, Speech  (0) 2006.07.18
네이버 뉴스 vs 미디어 다음  (0) 2006.07.18
흔한 실수  (1) 200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