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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컴즈 직원 평균 급여가 1억 6천만원?

찬이님이 어제 밤에 있었던 SK컴즈의 야후!코리아 인수 해프닝 기사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올렸다. 근데 이 글의 중간 쯤에 좀 잘못된 내용이 있다.

직원이 200명 정도 된다는 SK컴즈의 작년 급여 지급액은 334억입니다. 1인당 1억 6천 정도 됩니다. 만약 직원수가 400명이라고 해도 5천만원이 넘습니다. 대기업 특유의 상당한 고비용 구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내부 거래 매출 의존도가 1/3이 넘는 회사가 상장되기도 어렵습니다. 이익을 내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낸 싸이월드 출신들의 주식 보유량이 4.7% 밖에 안되는 점도 향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싸이월드의 성장이 지지부진 하다면?)

직원이 200명 정도된다는 소리는 바로 아래 내가 쓴 글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인용한 것인데 이건 SK컴즈 직원 전체 숫자가 아니다. SK컴즈 전체 직원 숫자는 보도 기사를 검색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작년 5월 경 나온 기사에서 대략 600여 명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조금 전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 그보다 좀 더 늘어서 7백 여명 정도라고 한다. 그럼 1인당 1억 6천 만원이 아니라 4천 7백 만원 정도가 된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런 식의 "급여지급액/총 근무자"는 막대한 오류가 발생하는 계산법이다. 뭘 모르는 기자들이 낚시질 제목이나 만들 때 사용하는 주먹구구식 계산법이다. 평균 급여를 계산할 때는 산술 평균이 아니라 가중 평균으로 계산해야 한다. 만약 최고 급여를 받는 사람이 5천 만원이고 최저 급여를 받는 사람이 1백 만원이라면 이 둘을 합쳐서 평균 급여가 2천 5백 5십 만원이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소리다. 또한 급여 외 소득과 실질 소득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주요한 것으로 주식 처분이나 복리 후생 지원 비용 같은 것이 있다. 또한 직급별 급여 지급액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간 급여 비교는 과학적인 것 같아도 고려해야 할 것이 상당히 많다. 만약 다음의 2년 차 과장과 SK컴즈의 2년 차 과장의 급여를 직접 비교한다고 생각해 보자. 다음의 2년 차 과장의 연봉은 그로스로 4천 만원이고 SK컴즈는 6천 만원이다. 이걸 보고 "SK컴즈 과장은 다음보다 50% 연봉이 높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언뜻 볼 때는 총 급여 지급액을 근무자 숫자로 나눈 것보단 과학적인 것 같다. 그러나 이건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다음의 2년 차 과장은 30살에 사회 경력이 5년차이며 고객 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SK컴즈의 2년 차 과장은 36살에 사회 경력이 8년 차이며 기업의 전략 기획을 담당할 수 있다. 다음의 과장은 회사 매출 기여도가 1억 5천 만원일 수 있고 SK컴즈의 과장은 15억 원일 수 있다. (다음과 SK컴즈의 비교는 순전히 "가상"이다.)

그럼 누가 더 많이 받는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다양한 고려없이 단지 급여액으로 누가 많이 받는다, 대기업이라 비용 구조가 방만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


어제 싸이월드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그 조직의 이해 하기 힘든 조직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던 것은 싸이월드는 개발자 그룹이 80여 명이라는 소리였다. 나는 우스갯 소리로 "1인당 서버 10대씩 감당하나 보다, 관리는 철저하겠군"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N사의 블로그나 카페 서비스를 담당하는 개발자의 숫자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숫자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많은 개발자가 싸이월드에 매달려 있는 지 모르겠지만 나오는 산출물(웹 서비스)을 볼 때 이해를 하고 싶어도 별로 이해가 안되는 숫자다.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었길래 그렇게 많은 개발자가 붙어 있어야 하는지...

남의 회사 조직에 대해 감놔라 배추놔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언뜻 듣기에도 싸이월드 조직원은 괜히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덧붙임

80여 명의 인원은 싸이월드 개발 그룹의 총 인원이다. 이들이 모두 싸이월드 자체에만 매달려 있지 않으며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는 코멘트가 있었다. 그만한 일을 하고 계획이 있으니 채용을 한 것일테고 그런 것까지 따지고 들 이유는 없다. 다만 경쟁사의 개발자 그룹의 구성과 매출 대비 인력 비용 구조를 볼 때 과하게 많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남의 회사 인력 구조에 대한 잡담은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게 적당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