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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위기

요즘 아픈 몸 때문에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못한다. 잠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 밀린 글을 써야 하는데 요즘은 각종 경제 관련 기사 때문에 집중하기 힘들다. 어제 종일 머릿 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던 것도 한 기사 때문이었다.







달러 대비 환율 폭등으로 대표하는 금융 불안 상황에 대해 금융 관련 지도자 - 라고 쓰고, 돈으로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들의 정부에 대한 판단은 매우 부정적이다. 대놓고 실물 경제에 미칠 여파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맞다, 정부가 제대로 된 경제 정책, 금융 정책, 화폐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그런데 조금 다른 생각도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이 기사에 언급된 사람들은 금융 자본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반면 정부는 금융 자본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부'라는 속성이 그렇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오늘이라도 나라가 망할 것처럼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 현상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게 훨씬 현실적인 예측일 수 있다. 이게 모두 이명박 탓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10년 전 IMF 구제 금융을 받은 이후 대한민국은 무엇이 달라졌나. 왜 매번 대한민국은 해외 자본의 농간에 놀아나야 하나. 무언가 잘못되면 모두 우리 탓이고 뭔가 잘 하려면 항상 외국의 힘을 빌어야 하나.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도대체 뭘 하고 살았기에 지금 또 이런 상황에 허둥지둥 헤매고 있는가. 그게 모두 이명박 탓인가?

완벽한 승리란 없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승리를 위한 도전 과제를 받고 있는 게 아닐까. 정치적, 사회적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거치며 이제 경제적 민주주의 - 사회주의가 아닌 -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일을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현재의 이런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고 현재에 있어서 그 관점의 중심은 믿음에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한국의 경제 구조에 대한 믿음이다.

그게 잘못되었다고 믿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안을 해야 한다. 10년 전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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