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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조중동-다음 사태의 결말은?

어제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조중동이 미디어다음(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단 번에 사태가 종결되는 방법 중 하나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다음이 항복 선언을 하는 거야. 메인 페이지에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아고라를 완벽한 실명제로 바꾸겠습니다. 조중동을 비롯한 기업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엄단하겠습니다.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과 같은 집단적 행위가 발생하면 아고라를 폐쇄하는 것도 검토하겠습니다. 그저 죽여 주십시오'라고 팝업 창 하나 올리면 되는 거야."

물론 조중동이 원하는 것이 이런 게 아닐 수도 있고 다음이 이런 사과를 할 리도 없겠지만 진부한 이들의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면 일단 무릎 꿇고 사과하길 원하기도 한다.  자기가 공격 받았다고 생각하면 전후 문제를 따지지 않고 상대방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도 많다.

조중동이 금번 사태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지 않고 다음과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어도 결국 다음이 뭔가 눈에 띄는 사과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다음이 '사과와 유사한 문제의 재발 방지 약속'을 먼저 하면 조중동은 못 이기는 척 포털의 문제에 대한 기사 몇 개를 내 놓으며 "어쨌든 사과와 약속을 했으니 지켜 보겠다"는 이야기를 할 지 모른다. 그리고 포털 기사 공급 가격을 높이겠지. 네이버처럼 적극적으로 미디어사의 포털 내 편집 자율권을 보장하라는 이야기도 할 것이고.

조중동-다음 사태의 결말은 이런 시나리오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물론 개인적인 바람은 조중동이 다음 뿐만 아니라 네이버, 야후, 네이트 등 포털에 대한 기사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앞으로 어떤 상황이 도래할 지 예측하는 게 훨씬 흥미롭다.


* 뱀꼬리

최소한 5년 전부터 조중동을 비롯한 기존 미디어사들(공중파도 포함)은 관련 업계 모임을 할 때마다 포털에 뉴스 공급을 중단해야지 않냐는 의제로 논의하곤 했다. 그러나 정작 뉴스 콘텐츠 공급 중단은 이뤄진 적이 없었다. 파란닷컴과 스포츠 신문의 담합이 있긴 했지만 새로운 미디어사가 등장하며 유명무실하게 되어 버렸다. 만약 이번 사태로 인해 조중동을 비롯한 대부분의 미디어사가 포털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 다음 뿐만 아니라 모든 포털 -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디어사의 트래픽이 증가하고 신문 구독율이나 TV 시청율이 증가할까?

만약 포털에 대한 전면적인 뉴스 공급이 중단된다면 포털은 어떤 대응을 할까? 포털이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 중 하나는 사용자들이 선택한 뉴스 링크로 뉴스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이다. www.digg.com과 같은 서비스를 뉴스 서비스 대신 내 세우는 것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