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웹 2.0과 지도 서비스

웹 2.0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위치와 정보'를 다루는 지도 서비스다. 대표적인 예제가 구글어스나 구글 맵스 같은 것이다. 내가 이런 주제에 대해 고민할 때 참조하는 블로그가 한 군데 있다.






<웹 2.0과 인터넷 지도>


이 블로그는 제목 그대로 웹 2.0에 대한 관심을 지도 서비스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이 블로그의 글을 읽어 본다면 - 제목 리스트를 보거나 - 웹 2.0과 관련한 지도 서비스의 몇 가지 이슈를 이해할 수 있다.

지도 서비스는 연구하기에 매우 흥미로운 주제지만 깊이 파고 들기엔 일반인의 접근성이 낮고 때문에 이런 주제의 블로그를 계속 유지하려면 업무상 관련성이 있거나 깊은 개인적 비전이 연관되지 않으면 힘들다. 발견하기 힘든 종류의 블로그니 북마크 해 두는 것이 좋다.


내가 웹 2.0 서비스를 기획할 때 지도 관련 정보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세 가지 정도다. 첫번째는 익숙한 비주얼이고 두번째는 개별화된 경험의 통합 인지이며 세번째는 검색 가능성이다. 이 세가지 요소가 기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때 지도 서비스의 도입을 구체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지도 서비스를 새로운 웹 2.0 서비스에 도입하려면 걸리는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가장 흔한 문제는 특별한 콘텐츠에 대한 착각이다. 많은 고객사나 서비스 개발사가 자신들이 '특별한 콘텐츠'를 '아주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지도 위에 그 콘텐츠 혹은 데이터를 펼쳐 놓으면 정말 별 것 아닌 정보가 되어 버린다.


리크루팅 서비스의 예

지도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지리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이런 지도 위에 뭔가 특별한 정보를 얹는 것이 필요한데, 문제는 지도라는 광대한 프레임을 제대로 덮을 수 있는 정보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한 리크루팅 기업이 지도라는 비주얼을 통해 각 지역에 업데이트되는 구인 정보를 구현하려고 했다. 이 기업은 하루에 수 천 건의 새로운 정보가 올라오기 때문에 충분히 지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막상 서비스를 구현하려고 지도에 구인 정보를 매핑해 보니 아뿔싸, 서울 경기 지역에만 붉은 점(구인이 필요한 곳)이 가득 모여있고 다른 지역은 텅텅 비어 버리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서울 지역에 붉은 점의 80%가, 경기 지역에 10%가 그리고 나머지 10% 또한 경상남도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 붉은 점은 정확히 그 리크루팅 업체의 고객 분포와 일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 서비스를 도입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었다. 나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세 가지 솔루션을 제안했다. 하나는 지도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 고객이 지도 서비스를 계속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선택 중 하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서울 지역 지도 서비스만 여는 것이었다. 대신 서울 지역에 대한 지도 서비스는 구직자의 집과 구인 회사의 위치를 파악하여 이동 거리(도보, 대중교통, 자전거, 자동차)가 나타나게 하여 서비스 특성화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구직자가 직장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건 중 상위 요건이 "출퇴근 거리"였다. 끝으로 사용자가 참여하여 지도의 나머지 부분에 구인 구직 정보를 매핑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구인사는 서울, 경기 지역에 집중되어 있지만 구직자는 전국에 분포되어 있었다. 구직자의 데이터는 임의로 매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용자 참여 형태의 서비스를 제안했다.


지도 서비스 도입 시 고려할 것

지도 서비스를 자신의 웹 사이트에 도입하려면 여러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한 사례에서 고객사는 자신의 비즈니스가 전국적이니 '전국적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겠다는 순진한 생각만 했다. 아마 그런 생각으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고가로 지도 서비스를 사와 붙인 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지도 서비스를 잘 이해하려면 정보 공학적 관점과 사용성에 대한 검토 그리고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웹 2.0 서비스를 구현할 때 지도 서비스를 고려하는 것은 "지리 정보"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지도라는 프레임 위에 자신만의 독특한 정보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 이야기가 너무 상식적이라고, 그래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조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말 그럴까?

그저 껍데기만 바라보고 판단하면 <11번가>의 지도 서비스같은 것이 나오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지도 서비스를 함부로 도입하면 어떤 결과나 나올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