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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유능한 사람이 유능하지 않은 사람을 유능하게 만드는 법

제목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자,

"유능한 사람이 유능하지 않은 사람을 유능하게 만드는 법"

이 제목에 대한 내 대답은 "없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그만인데 이 문장은 꽤 많은 뉘앙스를 안고 있고 이런 문장을 조직 내에서 태연하게 이야기한다면 바보든가 대범하든가 사장이다.

누가 유능한 사람이고 유능함의 기준은 무엇이며 유능하지 않다의 기준은 또한 무엇이며 유능해지는 게 정말 의미있는가? 따위의 질문에 시시콜콜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의 거의 없다. 시시콜콜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한가하거나 자신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 밖에 없다. 오히려 이렇게 괄호를 붙이면 대개는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다.

"(회사가 요구하는)유능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회사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지 못한) 유능하지 않은 사람을 (그 유능하지 않은 사람이 원하든 원치않든 관계없이) 유능하게 (그것도 가능하면 빠른 시일 이내에) 만드는 법"


회사 대신 조직이나 그룹, 학과, 교과목 따위를 붙여도 마찬가지다. 유능한 사람이 별로 유능하지 않은 사람을 유능하게 만드는 방법 따위가 있을 리 없다. 유능한 척 하게 만들 수는 있을 지 모른다. 유능하다는 것이 뭔지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능함을 논하는 것은 마치 변수 정의되지 않은 임의의 함수와 같다. 에러 코드는 커녕 컴파일도 되지 않을 함수로 논의를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나를 비롯한 우리는 매우 자주 '유능한'이라는 환상에 빠진다. 그 유능함이 매우 제한적 상황에서 발현되는 능력임을 잊곤 한다. 나 또한 많은 회사를 경험하며 그런 오류를 경험했다. 우리 회사를 위한 '유능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회사를 위한 '유능한' 사람은 없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 회사에서 무능한 사람이 다른 회사에서 유능할 수 있고 그 반대도 항상 성립하는 명제다. 회사에서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은 업무와 직무에 적절한 사람을 뽑는 것이지 위인을 뽑는 건 아니지 않는가.

나는 이런 진리를 잘 몰라서 많은 '유능할 수 있는' 인재를 놓쳤다. 앞으로 그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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