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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블로그에서 글 제목을 잘 써야 하는 이유

일전에 썼던 "블로거가 포탈에 글을 보낼 때는 제목이 90%다"라는 짧은 글에 대해 한 블로거가 굳이 블로그까지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내용의 응답을 한 것을 읽었다. 교육 좀 시켜야겠다는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의 우려는 아마도 아마추어리즘의 블로그 글에서 무슨 전문 기자도 아닌데 카피에 버금가는 제목 뽑기를 해야 하는가?는 의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건 아마도 내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아서 한 소리 같다. 나는 분명히 "포탈로 보내는 블로거의 글"이라고 이야기했고 그것은 포탈에 실리기 위해 보내는 글이라는 의미이며 일반적인 글쓰기를 하는 블로거에게 해당하지 않는다.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블로거들은 제목을 만드는데 굉장히 힘들어 한다. 2004년 국내 사용자들이 한창 블로그를 만들고 있을 즈음에 그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을 매우 자주 만났다. 지금도 그런 상황은 크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갑자기 블로거들이 제목을 잘 쓰는 묘약을 먹지 않은 이상 여전히 제목을 쓰는 일은 힘들 것이다. 사실 이런 상황이니 태그를 붙이는 건 훨씬 더 힘든 일이다.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제목은 대충 썼지만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글의 마지막에 태그를 붙일 때는 좀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는 여전히 태그의 효용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그것을 쓰는 것에 또 다른 불편함과 부담으로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규 교육 과정에서 글쓰기 교육을 받았다면 소재와 주제 그리고 제목 선정의 중요성을 배웠을 것이다. 잘 선정된 주제와 그것을 제대로 풀어내는 소재의 선택 그리고 글 전체의 내용을 통괄하는 제목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좋은 글에서 제목이 멋대로 만들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제목을 잘 쓴다는 것은 좋은 글을 쓴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특히 웹 콘텐트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서 일하는 현업 근무자가 블로그를 운영한다면 비록 낙서를 하더라도 제목을 제대로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계속 한다면 굳이 카피라이트 작성법 같은 책을 사 볼 필요가 없다. 웹 사이트의 새로운 서비스 제목을 정하기 위해 안 돌아가는 머리를 굴리느라 밤샘을 할 필요도 없고 새로운 프로젝트의 이름을 정하고 각 프로세스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평소 자신이 쓰는 블로그에서 그런 훈련을 충분히 했다면 일상의 업무에서 따로 제목을 정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현업 근무자는 검색 키워드에 걸리는 제목을 쓰거나 읽는 이를 끌어 당기는 제목을 쓰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다. 왜냐면 이런 제목을 '낚시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말 쓸모없는 내용을 써 놓고 단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제목을 만들어 내는 것은 피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현업 근무자들은 개인적인 글쓰기와 동시에 현업에 익숙한 글쓰기를 동시에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생각이 있다면 제목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그런 제목이 검색 키워드나 자기 블로그의 검색 결과에서 잘 포착되도록 하는 노력은 필수다. 물론 자신의 블로그가 너무나 개인적이라서 드러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면 멋대로 제목을 써도 상관없다.

현업에서 풍성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회의 석상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끝없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싶은가? 막힘없는 스토리 텔링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은 주제와 특별한 소재와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제목으로 글을 써라. 블로그가 무엇을 주는 가 궁금했다면 이것이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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