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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Innovation

이심전심이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뜻이 통하는 경우를 말한다.

보도자료 잘 쓸 필요 있나요? (from : 국정브리핑 블로그)

이 블로그의 글을 읽고 비록 나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직접 만난다면 다양한 부분에서 뜻이 통하고도 남을 것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다. 이 글은 정부 기관의 보도 자료를 검수하는 사람이 쓴 이야기지만 웹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웹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람도 분명히 알고 있는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 "기사 정리는 기자의 몫 아닌가?"

: 이쪽 바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기획자의 몫 아닌가?
-- 스토리보드에 없다고 경고창도 안 만드나?
-- 내가 왜 마케팅까지 관여해야 하나?

자신이 해야 할 전문적 영역을 정의하는 건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구에게 영향을 끼치며 어떤 그룹에 기여하며 얼마만큼의 성과가 도출되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지 못하며 이런 소릴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쓸데없는 친절을 베풀라는 소리가 아니라 혁신적 관점에서 자신의 업무를 업그레이드하라는 의미다.


- "같은 문서라도 이왕이면 우리말답게 다듬으려는 노력이 필요..."

: 나도 이 부분에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웹 사이트를 만들며 우리말답게 다듬으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나. 그래도 위안을 삼는 것은 일전에 미디어다음이 사용한 "베트스 UCC"와 같은 표현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업계 내부에서나 쓰는 UCC와 같은 약어를 포탈의 주요 인터페이스에 집어 넣어 버린 건 이해가 안된다. (현재 수정되었다)

그러나 대중적 웹 서비스를 기획할 때, 사용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표준어나 바람직한 국어보다 우선 고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 또한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셀카(셀프 카메라)이나 직찍(직접 찍기), 포샵(포토샵)과 같은 단어는 포털 웹 사이트의 주요 메뉴에서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런 단어는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포털 또한 그대로 웹 사이트에 적용한 사례다. 결코 좋은 현상이라고 말할 수 없다.


- "신문기사의 난이도는 중학교 2~3학년에 맞춘다"

: 1990년대 후반의 웹 서비스는 초등학교 2~3학년 수준에 맞춰서 제작해야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어떤 웹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학습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 컴퓨터를 어떻게 켜는가?
-- 브라우저를 어떻게 실행하는가?
-- 인터넷에 어떻게 연결하는가?
-- 브라우저를 어떻게 사용하는가?
-- 원하는 웹 사이트를 어떻게 찾는가?

이런 지난한 학습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때문에 웹 서비스는 매우 쉬워야 했다. 2006년 현재는 어떠한가? 학습의 수준은 매우 높아졌고 사용자의 편리함을 위한 인프라가 확대/개선되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은 상식이 되었다. 때문에 웹 서비스는 과거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으로 구현되어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 수준은 여전히 중학교 2~3학년 정도다. 아무리 훌륭한 웹 서비스라도 그 이상의 학습 수준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사용자로부터 외면 당한다.

웹 서비스가 하는 이야기(story telling)를 만드는 웹 서비스 기획자들은 비록 자사 웹 사이트의 주요 사용자의 60%가 대학을 졸업했다고 확신할 수 있더라도 그들을 위한 스토리 텔링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웹 서비스는 어떤 문서나 책 자체가 아니라 그것(콘텐트, content)을 담고 있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자사 웹 서비스의 사용자들이 콘텐트에 접근하기 위해 대학 졸업 이상의 상식과 지적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믿지 말라. 학술적으로 증명된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일상을 영위할 때 자신의 지능을 100% 발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웹 서비스를 만들 때 스토리 텔링의 수준을 중학생 정도로 맞춰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국민의 곁으로 다가가는, 작지만 큰 혁신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일상이 될 때 일상을 통한 혁신이 가능하다. 혁신의 단계에서 최고점 혹은 지향점은 일상의 변화다. 때문에 작지만 큰 혁신은 일상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보도자료를 내야 하는 공무원들이 그것을 읽는 기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듯 웹 서비스 기획자도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 구조와 스토리 텔링을 해야 한다. 그런 혁신은 단 시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계속 혁신해야 하며 계속 변화해야 하며 그런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매우 힘든 일이다. 때문에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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