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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이글루스 45억원 비용설

또한, 다음은 자기네 블로그 서비스도 있으면서 왜 태터툴즈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을까요? 네이트가 이글루스를 먹은 것은 퍼뮤니케이션이 난무하는 네이트 통(구 네이트 블로그)보다 양질의 컨텐츠를 확보하여 네이트 대문에 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라는 것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헐값에 가져 갔습니다. SK 답게.. 그간 온네트가 쏟아 부은 게 45억이라던데, 이러면 누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키워 볼 마음이 들겠습니까? 아직도 한국 GDP의 80-90%는 대기업이 아닌 곳에서 만들어 지는데...)

(from : 다음은 왜 태터툴즈와 손을 잡았는가?)

글 내용 중 이글루스에 온네트가 투자한 돈이 45억이라는 부분에 어떤 사람이 놀라움을 표하니 글쓴이는 댓글을 통해 "신뢰할만한 소스"라고 답했다. 이거야 허진영이사(현재 SK컴즈 부장)에게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른 일이지만 잘 모르는 사이니 대충 계산해 볼 수 밖에. 근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45억원은 가당치 않다. 특히 이 글에서는 '현금 45억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지만 읽는 사람들은 착각할 수 있다. 온네트 측에서 이글루스 운영에 투입된 비용을 기회 비용까지 모두 포함했다면 저런 숫자가 나올 수는 있다. 온네트가 2년 간 이글루스를 하지 않고 투입된 비용을 다른 데 썼으면 얼마나 벌었을 것이다. 뭐 이런 걸 다 합쳐서 표현하는 게 기회 비용이다. 그런데 기회 비용이라는 게 이해할만한 근거를 내세워야 하는 건 아니라는 건 알아야 한다.

작년 여름에 온네트 대표로 취임한 홍성주대표가 취임 후 미디어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온네트의 2005년 매출 목표를 30억 원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다른 미디어와 한 인터뷰에서 이글루스 주 수익 모델을 광고 상품으로 삼고 있으며 매일 60만 명이 방문할 경우 2006년도 매출을 10억 원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네트는 장외 주식 투자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가끔 주목을 받곤 했는데 올해 이글루스를 SK컴즈에서 인수하며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이 시점에서 온네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장외 투자자들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내 놓았는데 이 중 일부는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일치했다. 예컨데, 온네트 자체는 이글루스를 계속 유지해도 회사에 큰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지만 15억 원에 서비스를 넘길 경우 차입 경영을 마무리하며 흑자로 전환할 수 있어서 회사 가치가 상승한다는 류의 분석이다. 물론 회사 경영진은 단지 이것만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더 좋은 구매 조건(매각 금액)을 제안했던 회사로 넘겼을 것이다.

소설을 쓸 필요가 없으니 이 정도로 그만두는 게 좋겠다. 그러나 2005년도 매출 목표를 30억 원으로 잡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이 샷온라인과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업체가 이글루스에 2년간 45억 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건 아무리 기회 비용을 고려했더라도 억측이라는 생각이 든다. "45억 원 써서 키운 회사를 대기업이 15억 원에 먹어 치우다니..." 식으로 추측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근거도 없다. 설령 온네트 사장이 45억 원이 들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건 그의 주장일 뿐이다.

45억 원 써서 그 정도였다면 SK컴즈가 이글루스를 인수한 것은 굉장한 실수를 한 셈이다.


** 웹 사이트 운영을 위한 비용 계산 방식

참고로 웹 서비스 운영을 위한 비용 계산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나는 컨설팅을 하며 어떤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너무 적게 잡거나 또는 너무 많이 잡는 경우를 흔하게 봤다. 여기서 "비용"은 이미 발생한 비용을 말한다. 투자와 비용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만약 어떤 회사가 A.com이라는 웹 사이트를 1년 간 운영했을 때 투입된 비용은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가장 손 쉽게 구할 수 있는 항목은 인건비다. 해당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종사한 연 인원이 5명이고 평균 연봉이 3천만 원이라면 대략 150백만 원의 인건비가 소요되었고 재경비를 100%로 계산할 경우 300백만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웹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소요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유지비가 들어가는데 이것은 웹 사이트 방문자와 웹 사이트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실제로 소프트웨어 비용은 리눅스나 유닉스류 OS에 APM(Apache-PHP-Mysql) 기반으로 유지된 경우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하드웨어 비용은 장비 구입비로 계산하는데 이것 또한 단순히 해당 웹 사이트에 전액 투입된 것이 아니라 다른 사업 부문을 위해 함께 사용된 경우 전액 비용으로 계산해서는 안된다.

더 중요한 점은 비록 A.com의 전담 인원으로 뽑혔더라도 그 사람이 1년 내도록 A.com을 위한 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파트와 협업을 하기도 하고, 또 형식상 A.com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파트의 사람이 A.com의 유지보수에 투입되기도 한다. 섬세하게 이야기한다면 A.com 고객이 전화를 했을 때 다른 파트의 사람이 응대를 했다면 그만큼 비용이 소모된 것이다. 이것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매우 많다.

웹 사이트의 운영을 위한 비용 구조는 단순한 계산으로 산출될 수 없다. 대부분의 회사가 이런 계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거 한 세 명이 운영하고 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비용을 낭비하기도 하고 "우리 사이트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요"라고 투덜대지만 정작 따져 보면 사이트 운영을 위한 비용은 거의 지출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내가 컨설팅을 할 때 만약 클라이언트가 웹 사이트 운영 비용에 대해 극단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 간단한 표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것과 실제 비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 보여 준다. 그러나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웹 사이트 운영 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실제 회사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경우 회계사와 함께 컨설팅을 집행한다. 실제로 많은 회사가 웹 사이트에 새로운 서비스나 독특한 콘텐트, 사이트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된다. 컨설팅으로 먹고 사는 내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게 정답이면 가감없이 그대로 전달한다,

"사장님 그거 접는 게 돈 버는 겁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