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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간 NHN 김범수 대표 소식

김범수 NHN 대표 "미국 게임사업 만만치 않네요" (via 한경)

아주 오랜만에 김범수 NHN 대표의 소식이 뉴스로 전달되었다. 김범수 대표는 현재 NHN USA, Inc.의 대표로 미국 현지에 게임 포탈을 만들기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 인용한 뉴스를 읽으며 몇 가지 현재 상황을 추론할 수 있었다.

- 예상했던 것보다 미국에서 게임 사업을 하는 게 힘들다
- 현지화에 다소 문제가 있다
- 사소한 과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지화의 문제는 인력 간의 갈등을 이야기한 부분에서 추론한 것이다. 아마도 기자를 만나서 이런 저런 다양한 이야기를 하다가 "현지인들과는 별 문제가 없나요?" 류의 질문에 김대표가 가볍게 이야기한 것이 강조된 것 같다. 웬만한 기업 대표는 내부 인력 간의 갈등을 대외적으로 특히 기자에게 이야기하는 경우는 없다. 낚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긴 이런 게 면대면 인터뷰의 매력 아니겠나.

사소한 과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아직 미국에서 열 게임 포탈의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버즈 마케팅이나 신비주의 마케팅을 하지 않는 이상 7월로 계획된 게임 포탈의 이름을 밝히지 않을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기사에서 누군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지만 정황적으로 이건 사실인 듯 하다. hangame을 미국 사람들은 hang-ame라고 읽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도 가끔 나왔던 이야기다. 그런데 아직 적절한 브랜드 네임을 찾지 못했다니 좀 의아한 느낌이다. 만약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면 BI도 나오지 못했다는 소리일텐데 그럼 낭패 아닌가? 고로 추측 가능한 것은 정말 이름을 정하지 못했더라도 내부적으로 거론된 이름은 이미 있고 아직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근데 김대표가 게임 포탈의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은 다른 중요한 일들이 생각보다 쉽게 풀려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한다. 김대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내가 새로운 사이트나 신규 사업을 런칭할 때 경험에 비춰 보자면 쉽게 풀리리라 예측했던 일들이 꼬이기 시작하면 이름 따위는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회의는 하지만 멋진 이름도 떠 오르지 않고 빨리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곤 했다.

기사에 나와 있는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는 NHN의 첫눈 인수합병설이다. 근데 기사의 내용이 굉장히 이상하다. 기자가 뭘 모르든가 아니면 또 다른 숨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다. 첫눈 장병규사장이 네오위즈에 있을 시절 주식 분석자 대상 컨퍼런스 콜에서 "네오위즈가 신규 사업 모델로 검색 시장에 개입하겠다"고 이야기한 것은 2004년 후반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김대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과거 NHN이 상장하기 직전에 당시 네오위즈에 있던 장병규 사장과 논의했었지만 흐지부지됐다"며 "첫눈은 함께 사업하기에 매력적인 대상이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


NHN은 1999년에 법인 등록을 했고 2002년 10월 29일에 상장을 했다. 김대표의 표현대로라면 2002년 가을 무렵부터 현재 첫눈 장병규사장과 검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말이다. 근데 첫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5년 초여름 무렵이다. 시간이 맞지 않는다. 2002년 당시에 나는 포탈의 전반적 변화에 큰 관심이 없던 시절이어서 이 시절에 NHN과 네오위즈가 어떤 관계가 있었는 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네이버 뉴스 검색에서 2002년~2003년 사이에 NHN과 네오위즈가 함께 언급된 기사를 검색하던 중 아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네오위즈[42420]-NHN, 검색. 광고사업 제휴(종합) (via 연합뉴스)

이 기사는 네오위즈 세이클럽의 검색 서비스로 네이버 솔루션을 사용하고 키워드 광고 모델을 제휴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 모르겠지만 김대표가 언급한 첫눈과 관계는 이 기사의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첫눈 장병규사장은 카이스트 출신이며 검색 관련 논문을 썼을 정도로 검색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장병규 사장 인터뷰 참조)

소설을 한 번 써 보자. 아마도 장병규 사장은 2002년 무렵부터 포탈과 버티컬 포탈, 게임 포탈의 강자 구도가 수립되는 것을 인지하고 특히 검색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려는 NHN의 성장세에 주목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소속된 네오위즈는 커뮤니티와 채팅 그리고 게임 포탈인 피망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장병규사장이 NHN과 검색 관련 제휴를 하는 과정에서 김범수 사장와 다양한 대화를 했을테고 그 와중에 협업 혹은 기업 합병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다. 장병규사장은 네오위즈 내부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을테지만 지지자를 확보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 후에도 장병규사장은 검색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였을 것이고 결국 네오위즈에서 나와 첫눈을 창립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 피망의 오픈은 2003년이었지만 게임 주력 사업에 대한 논의는 그 이전부터 진행되었다. 서비스 오픈 날짜로 시간 계산을 하는 건 얼치기 아마추어들의 분석이다.)
(※ 2002년 당시 나성균,장병규는 병역 특례 관련법의 변경으로 병역 특례가 취소되어 현역 근무를 했다. 그로 인해 네오위즈가 게임 중심으로 주요 사업이 급격히 전환되었다는 추측도 있다.)

이번 인터뷰를 한 기자는 과거의 사실을 알고 질문을 했을 수도 있지만 최근 업계에서 루머로 떠 돌았던 첫눈 인수설에 대해 김대표에게 질문을 했을텐데 김대표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장병규사장과 만남을 언급했고 현재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 것 같다. 소설은 이 정도만 쓰고 말자. 진실은 장병규사장이나 김대표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다.

김대표의 짧은 인터뷰 기사를 보며 최근 NHN이 게임 개발사인 네오플의 지분 60%를 240억 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떠 올랐다. 이것이 김대표의 미국 시장 진출과 기사에서 드러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힘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일정한 관계에서 추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진출을 두 번 실패할 수 없다는 NHN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NHN이 미국에서 열려는 게임 포탈은 경쟁사 뿐만 아니라 한국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그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차후에 미국 시장으로 웹 서비스로 진출하려는 업계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 대승적 차원에서 김대표와 NHN의 도전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NHN USA. Inc. 관련 정보
총 자산총액 200만 달러 규모로 신규 설립되었으며 기존 미국 법인을 청산하고 NHN USA, Inc를 미국 델라웨어에 신규 설립했다. 2005년 8월 NHN 계열사로 편입되었다.

김범수 대표 관련 정보
김범수 대표는 1966년 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 동 대학원를 나왔으며 삼성 SDS 재직 시절 내부 벤처 1호로 한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카이스트 전산학과 대학원을 나와 삼성 SDS를 거쳐 네이버컴을 만들었던 이해진씨와 인수합병을 하여 NHN을 설립했다. 현재는 양자 대표 체제를 통해 최휘영대표가 국내 업무를 전담하고 있고 김범수 대표는 미국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