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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Insight

남해 펜션 경험기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필연적인 인연으로 남해에 있었다.

남해는 대한민국의 남쪽 지역 해안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2개로 구성된 섬을 말한다.

부산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경상남도 남해군의 섬이다.



태어나서 27년을 부산에 살았지만 한 번도 남해에 가 본 적 없다.

그런데 마흔의 나이에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 가게 되었다.

이곳이 올해 KBS 오락 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되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실 거주 인구 4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이며 최근 3년 사이에 수많은 펜션이 들어섰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열흘 정도 이 곳에 머물렀고 오랜 시간 미뤄뒀던 원고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집중하여 원고를 쓸 공간이 필요했다.

여인숙이라도 빌릴 생각이었고 조금 여유가 되면 서울 경기도 근처의 절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10월 말 우연한 인연으로 남해에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과 만나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다, "저 열흘 정도 글 써야 하는데 거기 방이 있나요?"

내가 그 이야기를 꺼낸 지 10초도 지나지 않아 답변이 왔다,


"콜!"


내게는 오랜만에 큰 행운이었다.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 거의 여인숙 숙박 비용이었다 - 펜션이라는 공간을 제공하겠다니.

열흘이라면 짧은 기간도 아닌데 선선히 요구를 받아주니 감사하기 이를데 없었다.

나는 며칠 후 남해로 출발했고 거기서 열흘을 머물렀다.


내가 원고를 쓰는 것 말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경험과 감사한 마음을 하나의 글로 썼다.

그런데 너무 길었다.

감사한 마음과 남해에서 경험한 내 마음을 전하기에 하나의 글로 부족했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고 몇 번에 걸쳐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카테고리는 분명히 남해의 어떤 펜션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쓴 글로 인해 그 펜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마치 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게 광고로 비칠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광고 맞다.

그래서 카테고리를 하나 생성하기로 했다, "Experienced Ad"

내가 물질적인 도움을 받았고 직접 경험한 곳에 대해 이야기하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남해에서 만난 여러 펜션 사장들은 내게 물질적 도움을 줬다.

열흘 동안 머문 펜션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 줬다.

그런데 다른 펜션 홍보 업체나 카페처럼 공짜로 있지 않았다.

굉장한 할인을 받았을 뿐 돈을 줬다.

그들은 내게 수시로 대접을 했다.

고기를 구워주고 술을 사줬다.

그런데 나도 사줬다.

나도 담배를 사주고 술을 사줬다.

게다가 나는 글 쓸 시간에 그들과 만나서 성심성의껏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도 했다.

결코 그들에게 공짜로 얻어 먹은 건 없다.


"Experienced Ad"라는 카테고리는 내가 공짜로 받은 게 없다는 의미로 만든 카테고리다.

하지만 내가 그들이 벌었을 돈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펜션에 머무른 건 사실이다.

그들은 지금도 내게 "당신의 조언은 우리가 지불할 비용보다 훨씬 많았다"고 말한다.

그것도 사실일 것이다.

남해 촌놈들이 무슨 재주로 서울에서 강연당 2백만원씩 받는 컨설턴트의 조언을 받겠나.

그런데 그들이 내게 조언을 해 달라고 계약을 한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훨씬 손해봤다고 생각한다.

이건희 회장이 남해 펜션에 오더라도 내야 할 돈은 내야 한다.

고객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든 말든 펜션 사장이 버는 돈은 숙박료니까.

난 그걸 할인 받았다.

그래서 나는 지원을 받은 셈이고 그걸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다.


이런 이야기를 구질구질하게 해야 하는 건 바로 아래에 있는 포스트와 관련있다.

소위 파워 블로거라는 지위를 내세워 큰 돈을 벌었던 사람들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나 같은 과거 파워 블로거는 뭐 하나 추천하는 글도 쓰기 힘들다.

그래서 이렇게 길고 길게 사연을 이야기한다.

나는 남해 펜션에 있는 동안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을 했지만 공짜로 있지 않았다.

펜션 사장들에게 조언을 주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조언을 했다.

내 직업은 컨설턴트고 그 조언의 대가를 받지 않았다.

최소한 나는 주고 받는 건 분명히 했다.


자, 이제 주고 받는 관계에 대해 할 이야기는 다 했으니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겠다.

내가 경험한 열흘 간 남해 몇몇 펜션에 대한 이야기다.

내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다.


'저기 꼭 한 번 가 봐야겠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남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 사람 우리 펜션에 초대해야겠네.'


분명히 그럴 것이다.

나는 다른 펜션 리뷰어들이 이야기하는 것과 다르게 펜션을 소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글에는 멋진 사진이 별로 없다.

아니 거의 없다.

나는 펜션보다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멋진 펜션을 남해에 만들어 두었더라도 나를 초대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내가 남해에 있으면서 펜션 사장들과 만나며 느낀 것은 펜션이 아니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연재할 글은 남해 펜션에 대한 것이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남해 펜션 시장에서 자본으로 승부할 수 없는 어떤 사람들이 싸우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정성과 노력과 인내심으로 싸우는 몇몇 펜션 사장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이게 내가 그들에게 받은 도움을 되갚는 방식이다.

나는 남해에 있는 열흘 간 내 인생을 변화시켰고 그 중심에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이 있었다.

내가 쓰는 글이 그 분들께 조금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앞으로 쓸 글들은 내 인생에 대한 회고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를 아는 펜션 사장님들은 내게 고마와할 이유도, 미안해할 이유도 없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이야기를 할 뿐이니까.



-- 글이 전개될 순서 --


1. 남해 르미에르 펜션 : 나는 1년 6개월동안 노숙자였다

2. 남해 초콜렛 펜션 : 100% 망할 펜션이 성공하는 비결

3. 남해 여우별 펜션 : 생계형 팬션이 먹고 사는 방법

4. 남해 빈센트 펜션 : 기대치 이상을 제공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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