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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Insight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의 관계


오늘 오픈 컨설팅을 하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봤다. 이 3개 웹 서비스는 대표적인 SNS 서비스라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그렇게 판단하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 블로그의 시대가 저물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달랐고 그런 주장을 들은 지 조금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 생각은 시간에 의해 증명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블로그와 충돌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물론 블로그가 초창기에 비해 관심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블로그을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블로그를 열심히 사용하다 그 활동을 중지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주 사용 서비스로 옮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성향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이 않나 싶다.

트위터는 소식의 전파와 확산에 매우 유리한 서비스다. 시스템 자체가 휴대전화 혹은 이동형 매체에 적합하게 구성되어 있다. 휴대성과 속보성에 짧지만 연속적인 토론도 가능하기 때문에 여론 형성이나 소문의 배포에 적절하다. 반면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각종 개인 정보를 기초로 인맥을 빠르게 연결하고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소식이 전해지기는 하지만 사회적 의미가 있는 소식보다는 개인에게 의미 있는 소식의 비중이 높은 듯 하다. 때문에 트위터를 즐겨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의 사용에도 익숙해지는 경향이 있는 듯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페이스북도 몇 가지 기능을 이용해 이슈가 전파되고 토론이 가능하지만 트위터에 비해 전파 속도나 급격한 토론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트위터 커뮤니티는 자주 큰 물결이 넘실대는 이미지라면 페이스북 커뮤니티는 거의 잔잔한 물결만 보이지만 수면 아래서 격류가 흘러 다니는 이미지다.

그럼 블로그는 이 두 서비스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어떤 논리성을 갖춘 글이나 긴 설명과 설득이 필요한 문장을 작성하는데 적합하지 않다. 반면 블로그 서비스는 원래 목적인 글쓰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발전해왔고 현재 시점에서 이 보다 훌륭한 웹 글쓰기 도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은 거의 다 웹에서 구현되어 있고 심지어 글쓰기를 전문으로 하는 나 조차 PC에서 사용하는 워드프로세스를 거의 실행하지 않고 있다. 조금 중요도가 높은 글은 또 다른 온라인 저작 도구 - 구글 독스(google docs) - 를 사용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 세 서비스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의해 선택적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다. 서로 충돌할 이유가 거의 없고 오히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의해 3개의 서비스를 각자 다른 이유로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다. 블로그에 올릴 수 있는 글을 굳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을 것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블로그에 있는 이슈가 되는 글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더 빨리 확산될 것이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이슈가 된 사건은 블로그에서 재해석하는 일들이 흔히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오늘 오픈 컨설팅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사업을 SNS 서비스를 통해 더욱 확대하고 싶어하는 분께 이런 조언을 드렸다.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고, PC로 블로그를 하라. 스마트폰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말고 또한 PC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지 말라고 했다. 서비스에 접근하는 매체를 달리 함으로써 스스로 서비스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업적으로 SNS 서비스를 바라보는 또 다른 사람에게도 이 조언은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한 사람에게 다양한 요구가 있고 그걸 다른 서비스에서 다르게 접근법으로 풀어낼 때 비로소 그 서비스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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