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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꺼야할까?

요즘 블로고스피어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촛불 집회(문화제와 집회를 구분하자는 사람도 있지만 별 의미없는 이야기라고 본다)를 이 정도에서 멈춰야 한다는 주장이 간혹 나온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촛불 집회에 참석했거나 혹은 촛불 집회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첫불을 끄거나 내려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이어지는 댓글은 대개 좀 과격한 편이다. 촛불이 민심인데 그게 끄자고 이야기한다고 끌 수 있냐는 반박이 많다. 아마 그런 주장이 맞을 것이다. 촛불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민심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촛불을 들고 나온 사람들의 민심이기는 하다. 그들이 불만족스럽다면 그것 또한 민심이다. 촛불을 끄고 말고는 토론을 해서 나올 결론이 아니라 그 자리에 서 있는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다.

촛불 집회는 점점 더 <아크로폴리스>와 같은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섯부른 예측은 경계해야 하지만 촛불 집회는 한국적 민중 정치 투쟁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닐까 싶다. 오래 전 민중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던 선배들이 민중이 직접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주인되는 시민 민주주의는 한국에서 요원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선도 정치를 중시하던 당시의 상황 - 군부독재에 의해 엄혹한 시절을 경험했고 물리적 투쟁이 가장 중요한 투쟁 이슈였던 당시의 경험을 했던 사람들에게 현재의 촛불 집회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웹 서비스 기획자로서 현재 촛불 집회와 같은 변화가 한국민의 일상 생활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 변화는 과거 에너지의 부산물이고 또한 새로운 변화를 추동하는 에너지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어쩌면 사용자 참여 형태의 웹 서비스가 한국에서 다시 부흥할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로 대표되는 웹의 큰 변화를 뒤이을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을 예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