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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셨어요?

생뚱맞게 12월 1일에 무슨 크리스마스 선물 타령이냐구요? 지금 준비해도 이미 늦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가 한국인의 명절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가정에 어린이가 있거나 소중한 애인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크리스마스는 반드시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 날이기도 하죠. '왜 그래야 하나?'는 의아함보다는 선물 준비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당일 급하게 선물을 사서 주는 사람도 흔하니까요. 모른 척하는 것보단 낫지만 선물이라는 것이 단지 주는 것의 의미보다 준비하며 즐거워하는 과정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즐겁게 준비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제 경험에 의한 것이니 꼭 맞는 건 아니겠지만 참조하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제가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할 때 갖는 마음 가짐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1.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선물한다
- 너무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쉽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2. 형편에 맞는 선물을 준비한다
- 평소에 얼굴도 내비치지 않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 하나 준다고 즐거워할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면 형편에 맞는 선물을 준다고 서운해 할 리도 없겠죠.

3. 내가 즐겁게 준비한 선물을 준다
-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즐거운 것이어야지 않을까요?


이런 관점에서 제안하는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3가지 방법!


첫번째 방법,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조합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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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예쁘고 소중히 간직할만한 목걸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더군요. 그러던 중 오르골 팬던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직경 3cm 정도의 둥근 팬던트였는데 내부에 오르골이 있어서 살짝 흔들면 은은한 울림이 있는 멋진 팬던트였습니다. 문득 이 팬던트에 다른 형태의 목걸이를 결합하면 어떨까 싶더군요. 몇 군데 보석점과 액서세리 가게를 돌아 다닌 끝에 팬던트에 어울리는 체인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예쁜 종이 상자를 구해 팬던트를 체인과 결합하니 훌륭한 오르골 목걸이가 탄생했습니다.

대학가 근처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수공으로 만든 예쁜 목걸이를 볼 수 있습니다. 몇 천원 정도의 저렴한 것입니다. 이런 것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엔 좀 아쉽다는 느낌도 들 것입니다. 이럴 때 또 다른 쉽게 구할 수 있는 것과 조합해 보세요. 전혀 새로운 느낌의 목걸이나 액세서리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싸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조합되면 세상에 하나 뿐인 아이템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방법, 엉뚱하지만 의미있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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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 때 기타 연습을 열심히 하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늘 저녁마다 남아서 추운 연습실에서 혼자 기타 연습을 하곤 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즈음 무슨 선물을 할까 한참 고민을 하다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크리마스 전날 후배에게 작은 상자를 하나 건내줬습니다. 상자를 열어 본 후배는 처음에 야릇한 표정을 짓더니 곧 크게 웃으며 선물 상자의 내용물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바세린 로션", "1시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 "손톱 다듬는 기구들", "기타 줄 세트"... 그 외 손가락 까졌을 때 붙일 수 있도록 작게 자른 밴드, 눈이 충열되었을 때 넣을 안약 등등 20여 가지의 선물이 하나씩 나왔습니다.

상자 속의 선물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거나 값비싼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후배의 생활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런 선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배의 평소 생활을 돌이켜 볼 수 있었서 좋았던 기억을 합니다. 엉뚱하게 보이겠지만 그 사람의 생활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이런 선물도 의미있는 한 경우가 될 것입니다.



세번째 방법, 이야기가 있는 선물

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친구는 애인을 위해 근사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달 째 고민을 했는데 마땅한 선물이 떠오르지 않아 굉장히 고민을 했다더군요. 마침내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준비하고 있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지난 며칠 후 흐뭇한 웃음이 가득한 친구에게 도대체 무슨 선물을 했냐고 물어 봤습니다. 친구는 클림트의 그림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진짜 클림트의 그림은 아니고 프린트 액자였죠. 몇 만원하지 않는 아주 평범한 선물이었죠. 물론 친구의 애인이 클림트의 그림을 매우 좋아하긴 했지만 그 정도에 크게 감격했다니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그 다음 이야기는 왜 애인이 감동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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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를 주면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 사실 난 클림트는 커녕 그림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거든. 여자 친구가 미술 전시회에 가자고 해도 그냥 의무감에 갈 뿐이었지. 그래서 이번 기회에 클림트에 대해 공부를 좀 했다구. 책을 몇 권 읽고 전시회도 갔지. 액자를 주면서 내가 전시회에 가서 찍은 사진들과 클림트 그림에 대한 내 느낌을 편지로 써서 함께 줬어."

친구의 애인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혹시 기쁨의 눈물이라고 아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사랑'이라고 합니다. 크리스마스라고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이 가득 담긴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은 벌써 행복합니다. 그런 선물을 크리스마스 전날 가게에서 급하게 사는 것보다 지금부터 천천히 준비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뭔가 멋진 선물을 준비하려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도 선물하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기쁨을 상상하며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하지 않았다면 큰 감흥을 주지 못합니다. 선물을 받는 기쁨은 준비한 시간에 비례하는 법입니다.

또한 선물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게 더 기쁜 것입니다. 이제 3주 정도 남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기쁨을 지금부터 느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즐거운 고민을 시작하는 토요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