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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블로그의 현황과 전망

I. 왜 블로그가 중요한가?

블로그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이론이 분분하다. 심지어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1994년 경부터 일기 형태의 블로그가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보편적이고 국내의 경우 2001년을 기점으로 몇몇 블로그 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시점에서 대부분의 IT 업계 관계자 뿐만 아니라 블로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블로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많은 미디어와 학계, 업계에서 블로그를 분석하고 그것이 갖는 의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블로그의 중요성은 그것 자체가 갖는 원론적 의미 이상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다. 블로그가 이토록 주목 받는 것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범주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 기술적 이유
블로그는 웹에서 구현할 수 있는 범용적 기술을 통해 구현되었다. 블로그의 가장 기본적인 아키텍쳐(architecture)는 글쓰기 부분, 데이터베이스 부문, 출력 부분으로 구성된다. 사진을 전문으로 다루는 포토 로그(photo log), 동영상을 전문으로 다루는 비디오 로그(video log), 여럿이 함께 쓰는 팀 블로그(team blog) 등이 있지만 기본적인 아키텍쳐는 다를 바 없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입력(글쓰기)하고 데이터베이스가 저장하고 출력부에서 사용자의 화면에 결과를 뿌린다. 가장 기본적인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과 크게 다를 바 없이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RSS나 Track back은 블로그의 특별한 기능 중 하나이지만 그것 때문에 블로그가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RSS나 Track back은 일반 게시판에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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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CMS의 구조 출처 : www.claromentis.com.au>

CMS에서 사용자는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신경 쓸 필요없이 자신이 목적하는 어떤 콘텐츠를 작성하기만 하면 된다. 블로그 또한 이 점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데 어떤 목적의 콘텐츠를 작성하든 블로그를 열고 그 곳에 쓰기만 하면 된다. 사용성과 접근성에서 블로그는 기존 CMS의 장점을 구현하고 있고 확장성 측면에서 기존 CMS보다 낫다. 또한 RSS나 Trackback을 이용한 블로고스피어의 지원 서비스 - 대표적으로 메타 블로그 -를 이용하면 단지 블로그를 개설함으로써 즉시 블로고스피어에 존재를 알릴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블로그는 이미 존재하는 웹(WWW)혹은 HTTP 기반 서비스의 아키텍처를 이용한다. 어떤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를 통해 블로그의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블로그는 웹이 지배하는 인터넷 환경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다. 웹을 플랫폼으로 활용함으로써 본질적으로 콘텐츠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된 것이다. 블로그는 시스템 특이성보다 보편성이 강하다는 것이 이것을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기술적 이유 중 하나인 것은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블로그를 손쉬운 CMS로 판단하면 블로그의 이러한 기술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 검색과 친근한 구조

블로그는 검색과 친근한 구조를 갖고 있다. 검색 엔진은 수집한 웹 문서에서 제목과 본문을 제대로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블로그는 구조화된 페이지 때문에 검색 엔진의 판단 속도를 높인다. 특히 RSS는 xml로 구조화된 문서를 제공함으로써 검색 엔진이 보다 현명하게 해당 블로그의 콘텐츠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다. 검색 엔진은 수집한 웹 페이지에 포함된 링크를 통해 더 많은 웹 페이지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블로그의 링크는 다른 블로그를 링크한 경우가 많고 때문에 검색 엔진은 더욱 빠르게 블로고스피어의 콘텐츠를 수집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블로그 콘텐츠는 검색 엔진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검색되고 다시 블로그 운영자(블로거)가 더 나은 콘텐츠를 작성하도록 한다. "클림트의 그림과 사색"이라는 제목의 블로그에서 정치적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블로그는 클림트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자주 할 것이다. 검색 엔진은 "그림에 대한 이해"라는 웹 페이지보다 해당 블로그가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검색 엔진은 블로그에게 마치 최적화된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동작한다.


3) 트랜드

웹이 콘텐츠를 교환하는 미디어로써 보편화됨에 따라 사용자들은 웹 페이지나 웹 서비스를 단지 어떤 목적 때문이 아닌 일상을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블로그는 그런 일상적 사용의 중심에 서 있는 미디어 중 하나다. 블로그가 국내에 소개될 즈음 많은 사람들은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질문하곤 했다. 이제는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 "블로그와 마이스페이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블로그와 트위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블로그와 쇼핑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블로그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이라고 규정하면 "블로그"는 마이스페이스나 미니홈피, 트위터의 상위 개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블로그는 일상에 대해 기록하는 각종 웹 서비스의 공통점을 구현하는 개념과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이 개념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블로그의 특성"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결국 블로그를 쓴다, 블로깅을 한다는 개념은 "일상을 어디서든 기록한다"는 매우 보편적인 개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고 현재 그렇게 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생산하는가에 집중될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어떤 블로그는 개인의 소소한 일상을 콘텐츠로 생산할 것이며, 또 다른 콘텐츠는 지역에서 발생한 어떤 일을 콘텐츠로 생산할 것이다. 그런 콘텐츠가 오디오, 비디오, 혹은 UCC와 같은 형태로 집중화될 것이다. 이런 트랜드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것을 '블로그'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블로그는 IT 업계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시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다양한 블로그 혹은 블로그의 특성을 지향하는 웹 서비스를 통해 확장, 발전할 것이다. 특히 포털에게 블로그가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지점이 광의의 개념인 블로그를 기점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방문자가 소비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수급하고 유통해야 하는 포털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블로그를 포지셔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II. 한국 Blogoshpere의 특징은?

웹 사이트나 웹 서비스는 접근성 측면에서 지역적 한계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지역적 한계는 존재한다. 특히 웹의 초기부터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한계는 '언어적 장벽'이다. 전 세계적으로 블로고스피어의 공통점이 훨씬 많지만 국가라는 한계에 의해 규정된 차이점을 규정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범주에서 바라볼 수 있다.


1) 포털 중심의 블로고스피어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 블로그 서비스, 특히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의 사용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은 네이버와 다음의 순 방문자 증감 추이를 비교하여 네이버 블로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다음에서 운영) 블로그를 "포털 제공 블로그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묶으면 한국 블로고스피어를 포털 블로그의 총합으로 규정해도 이상할 바가 없다. 이글루스 또한 SK communications라는 포털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므로 "포털 제공 블로그 서비스"로 규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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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포털 블로그 UV, 출처 : 헤럴드 경제>

(주)다음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 중인 티스토리와 (주)SK communications에서 운영 중인 이글루스는 간혹 포털 블로그가 아닌 '전문 블로그' 등으로 소개되곤 한다. 2007년 11월 현재 시점에서 (주)다음은 티스토리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 업체 기준으로 구분하면 이들 또한 포털 블로그로 구분할 수 있고, 각 포털이 제공하는 사용자 약관을 기준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특징이 있다.


2) 약한 미디어 성향

한국의 포털 중심 블로고스피어는 블로그 자체의 특징 중 하나인 저널리즘과 미디어 성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대표적 포털 블로그인 네이버 블로그는 특정 업체에 대한 비판 글(포스트)이나 해당 업체가 법률적 검토를 요청한 글을 삭제하거나 숨기는 일을 하고 있다. 형식적으로 이런 일은 업체(포털)와 업체(항의한 업체)의 관계에서 발현된 것이지만 실제로 개별 블로거의 미디어성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업에 대한 내부자 고발이나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비판, 정치적 비판에 대해 포털의 입장이 분명한만큼 포털 블로그 서비스 사용자의 미디어 성향은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약한 미디어성은 한국적 문화 정서와 정치 지정학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대통령 선거의 경우 법률이 블로그를 포함한 웹 서비스 사용자의 행동을 규정함으로써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미디어성을 저해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공격적 블로그가 많지 않고 그런 블로그에 대한 법률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의 특별한 일은 아니다. 중국이나 이란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지만 또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 블로고스피어가 미디어의 고유한 특징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현상을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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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네이버 정치 뉴스의 댓글 제한>

앞서 이야기했듯 특히, 포털을 통해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비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정치권 대 포털의 갈등 구조가 이미 존재하고 이것의 영향으로부터 포털 블로그 사용자가 자유로울 수 없음을 봤을 때 포털의 블로그 서비스는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약한 미디어 성향의 이유가 될 수 있다.


3) 블로그 수익 모델의 취약성

다양한 수익 모델은 블로그의 발전 뿐만 아니라 블로그 사용 계층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한국에 구현된 블로그 수익 모델은 기업 광고를 블로그에 노출하는 형태와 블로거 개개인이 직접 구현하는 수익 모델(서적 집필, 기고, 강연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블로그 수익 모델을 제공하는 업체도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로 블로그를 통해 이런 수익 모델을 구현하여 실익을 거두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다. 아직 블로그를 통한 광고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다거나 적절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한국이라는 시장 자체의 한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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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태터앤미디어>

기업의 광고를 받아와 블로그를 통해 광고를 노출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수익 모델은 배너 광고나 키워드 광고, 검색 광고의 영역에 속한다. 아직 이 부분에서 국내 블로고스피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광고주인 기업이 블로그를 통한 광고 효과에 믿음을 갖지 못한 것이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런 수익 모델이 포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2007년도 국내 검색 광고 시장의 규모는 7,100억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포털에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 블로그를 통해 창출되는 광고 시장은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일부 광고주는 블로그를 통한 광고 효과를 기대하며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나 모범이 될만한 사례를 발굴하기 힘들다. 광고주의 블로그 광고에 대한 실망은 시장 자체를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은 블로고스피어의 확대를 저해할 요소가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국내 블로고스피어가 포털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현실과 비교할 때 블로그 수익 모델의 문제점은 좀 더 심각해진다. 포털에서 필요로 하는 콘텐츠는 포털 서비스 사용자를 통해 점차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실제 수익은 포털사에 집중되고 있는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다. (주)다음의 경우 다음 블로그 사용자나 티스토리 사용자에 대해 외부 광고 수익 모델을 붙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런 모순을 일부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주)NHN에서 제공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자사 블로그 사용자의 외부 광고 수익 모델을 허용하지 않고 있고 향후 특별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년 초 외부 광고 수익 모델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아직 변화는 없다.




III. 2008년도 한국 Blogoshpere 전망

이상과 같은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현재를 통해 2008년도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변화를 전망해본다. 아래와 같은 5가지 모습을 예견할 수 있다.


1) 느리지만 지속적인 블로그 영향력의 확대

2007년도 초반, 대통령 선거를 통해 블로그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 예측한 경우가 있었지만 법률적 제재와 후보 난립으로 인해 실질적 영향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2008년도는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변화기가 지나면서 좀 더 적극적인 블로고스피어에 대한 정치, 문화, 사회적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008년도 초반에 있는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블로그의 정치적 활용이 극대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며 대통령 선거와 달리 좀 더 유연한 법률적 규제가 행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치적 변화기에 집행된 블로그를 통한 도전과 제한이 좀 더 유연한 현실 적용을 거칠 것이며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블로거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다. 미디어 부문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블로거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정치권의 포털에 대한 견제가 완화됨에 따라 블로그를 통한 의제 발제와 사회적 이슈 발굴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적 특성과 기존 미디어의 견제로 인해 블로고스피어의 미디어적 영향력이 독자적 세력으로 확립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 미디어에 대한 균형 차원에서 블로그를 미디어로 인정하는 분위기는 확산될 것이며 이를 통해 전반적인 블로고스피어의 양적, 질적 확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 엔터프라이즈 분야의 블로그 시스템 도입 확산

기업의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증대할 것이며 2008년도는 본격적으로 기업이 블로그를 내부 시스템으로 받아 들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과 기관을 중심으로 기존 포털이 구현한 콘텐츠 인프라스트럭처를 모방하는 '기업형 포털'의 도입이 가속화될 것이며 그 중심에 블로그를 통한 지식 시스템 구축이 있을 것이다. 기업 내부의 지식 구조를 활성화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블로그-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간 연계 시스템의 구조화가 실현될 것이며 많은 실천 사례들이 생길 것으로 예측한다.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블로그 시스템을 수용하는 것은 기존 "인트라넷 대 인터넷"의 구조를 파괴하여 블로그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채널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기업이 블로그를 바라보는 관점인 '프로모션 채널'에서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엔터프라이즈 블로그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또한 포털 중심의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특징에 대해 연구할 것이며 이런 특질을 기업 내부 포털에 반영하기 위해 기존 사례, 특히 NHN과 다음의 사례를 집중 연구할 것으로 보인다. 두 포털의 블로그에 대한 관점이 상이하기 때문에 사례 분석 후 적용 단계에서 기업 내부의 고민은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


3) SNS, community 서비스와 별개로 존재 강화

블로그를 SNS(Social Network Service)와 Community로 연계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지만 블로그는 그 자체로 존재할 것이다. 즉, 새로운 개념의 SNS나 커뮤니티 서비스 출연 가능성 보다는 블로그의 특징을 수용한 변형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도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다음 카페로 대표되는 국내 양대 커뮤니티 서비스의 지속적인 영향력 감소가 예측된다. 그러나 두 서비스 모두 급격한 사용자 감소는 없을 것이며 점진적인 영향력 하락과 사용자 관심으로부터 이탈, 관련 매출 감소라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이미 수용할 수 있는 한국 블로그의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 안정화를 통한 기존 사용자 이탈 방지를 위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포털의 블로그를 통한 콘텐츠 유통 경로 강화는 (주)다음을 중심으로 이행될 것으로 예측하며 (주)SK communications는 SK텔레콤의 유무선 주요 전략 현실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양사의 이러한 시도가 검색과 블로그에서 압도적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는 NHN의 블로그 전략 변화에 종속적이기 때문에 효과는 미지수다.


4) 포털과 블로거의 갈등 지속

블로그의 미디어적 특성과 아이덴터티 강화 욕망, 수익 모델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인해 포털과 블로거 개개인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블로거의 존재와 이슈 메이커로서 존재가 충돌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과정이 포털의 위기를 부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오히려 포털 산업의 안착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포털은 블로거와 갈등을 통해 블로그를 콘텐츠 생산자 이상도 이하도 아닌 위치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는데 특히 이 부분은 NHN의 포털 전략에서 미디어에 대한 의지가 낮은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다음의 경우 블로그를 미디어로 받아 들인다는 주장을 하고 있으나 포털 산업 전반으로 볼 때 다음 또한 경쟁사인 NHN과 관계에서 블로그의 존재를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NHN의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은 일반 대중의 브랜드 인지도 하락이다. 정치권과 기존 미디어로부터 심각한 공격을 받았던 2007년도 상황에서 보수적 태도를 견지했던 NHN이 2008년도에도 마찬가지 입장을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브랜드의 위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단기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듯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의 새로운 웹 서비스나 영향력 있는 서비스의 발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며 특히 포털과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적 상황을 이야기했다. 블로그의 미래는 밝을 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또한 개별 블로그나 블로그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의 미래를 보증하는 것도 아니다. 이 글을 통해 전반적인 현황을 판단하고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 이 글은 오늘 오후 토론회에서 발표할 <한국 블로그의 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정리한 것이다. 이 토론회는 서울대와 NHN이 함께 진행하는 <포털의 이해>라는 특강의 일부로써 몇몇 패널이 나와 각자의 주제를 발표하는 자리다.

* 프리젠테이션 파일 받기 (380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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