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한국철도공사의 잘못된 브랜딩, 큐비

코레일(korail)은 철도 운송 사업을 하는 한국철도공사의 온라인 브랜드다. 한국에 살면서 기차 한 번 타 보지 않은 사람 없겠지만 그 사람 중 한국철도공사의 웹 사이트를 이용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않을 수 있다'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는 것은 전체 철도 이용자 중 웹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과거 철도 이용과 관련한 예약을 할 수 있는 사이트로 바로타(www.barota.com)라는 웹 사이트를 운영했다. 그런데 몇 년 전 아무런 이유없이 갑자기 이 사이트의 이름을 큐비(www.qubi.com)으로 변경했다. 브랜드와 사이트의 이름을 바꾼 합리적인 이유도 찾기 힘들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사이트의 이름이 바뀐다고 웹 사이트에 상당 기간 공지한 바 있지만 그 의미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당시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어로 친근한 '바로타'라는 브랜드에 익숙해 있었고 로마자인 barota.com으로 접속하는데 익숙했던 걸로 안다. 그런데 한국철도공사는 깡패처럼 그냥 '닥치고 고!'를 외치며 '큐비(qubi)'라는 어원을 추론하기도 힘든 웹 사이트를 만들어 버렸다.

지방으로 기차 여행을 갈 때 예약을 먼저 하기 때문에 큐비 사이트를 방문한다. 그런데 이 사이트는 처음엔 당당하게 큐비 로고를 내세우더니 오늘 다시 방문해 보니 아래 그림처럼 '큐비 바로타'라는 기만적인 로고를 달고 있었다. 웹 사이트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아마 '바로타'를 '큐비'로 바꿀 때 이 현명한 한국철도공사의 직원 혹은 사이트 관계자들은 이 웹 사이트를 통해 무슨 큰 수익이라도 기대했던 것 같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각종 금융 관련 광고와 이벤트 광고를 보라. 이게 정말 국가 기간 시설을 위한 웹 사이트 맞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회의원들이 어디서 잠을 자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 물론 여의도 합숙소겠지 - 한국철도공사의 웹 사이트 삽질에 대해 누구 하나 비판하는 꼴을 보지 못했다. 피의 세금인 혈세를 어떻게 낭비하고 있는가 확인하려면 이 웹 사이트, '큐비'를 보면 된다. 그냥 내버려둬도 아무런 문제 없었던 '바로타'라는 브랜드를 없애 버리고 무슨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생각인지 '큐비'라는 국적불명의 브랜드를 만든 이들의 행태를 지금 당장도 웹 사이트만 방문해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웹 사이트 구축을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었는 지 모르겠다. 사실 지금이라도 정확히 알고 싶다. 소요 금액과 사이트 구축 후 얼마나 많은 효율 개선과 고객 만족과 매출 증가가 있었는 지 알고 싶다. 한국 철도 공사가 그 자료를 준다면 나는 지금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과학적으로 이 웹 사이트를 만든 것이 왜 멍청한 짓이었는지 증명할 수 있다.

항상 한국 철도를 이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왜 '바로타'가 '큐비'로 바뀌었는지 몇 년이 지나도 이해할 수 없고 실제로 내게 이득이 된 것을 억지로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다. 이 웹 사이트를 아무리 관찰해봐도 도대체 무슨 이득을 주기 위해 이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광고나 덕지덕지 붙은 웹 사이트를 만드는 이유가 뭔지 누군가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

'Memo'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음과 구글의 합작 프로젝트  (1) 2007.07.30
노란구미  (6) 2007.07.30
소프트뱅크, 그래텍, TNC  (6) 2007.07.28
블루문의 인터뷰  (3) 2007.07.26
다음은 왜 플래닛을 지키려는가?  (4) 200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