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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감성과 공감

내가 요즘 주목하고 있는 웹 서비스 기획의 주요 키워드는 '감성과 공감'이다. 그것을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30대 중반의 나이를 지나고 있는 나는 네이버 붐과 같은 '공감'에 그리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오마이뉴스와 같은 공간에서 발현되는 '공감'에도 '공감'하지 못한다. 나를 위한 어떤 공감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개인의 자존을 매우 중시하고 그래서 동호회 문화에도 익숙하지 못하다. 블로그는 과거 내가 홈페이지를 운영했을 때와 같은 자존감을 보존해 주었다. 그러나 마치 대문없는 집에 사는 것처럼 누구든 찾아와 내가 누군지 알 지 못하면서 댓글을 달고 사라지는데 더욱 익숙하지 않다.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 그것 사이에 무엇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갑갑하다.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할 수 없고, 동호회에도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이야기가 많아 진다. 일을 하면서,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면서, 다양한 관계가 생성되면서 그런 이야기는 더더욱 많아 진다.

이런 고민을 하면서 많은 관련 자료 - 특히 사회 병리학이나 사회 심리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관련 논문을 자주 참조했다 -를 리서치하고 있다.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직 발현되지 못한 사람들의 근본적이며 반복적이며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 테마다. 물론 웹 서비스가 그런 것을 완벽히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컨설팅하는 사람으로서 비록 그것이 수익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실험적 도전을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웹 서비스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단지 어떤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유능함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실험적인 서비스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고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다양한 현상에 대한 식견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참으로 어려운 길을 가려는 것 같다. 하지만 웹 서비스를 기획하고 컨설팅하며 나는 스스로 위로 받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일을 하는 것이 단지 생계 수단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