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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미니홈피 vs 블로그

미니홈피의 하락세가 보이고 있다는 며칠 전 기사에 대해 정말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기사가 나왔다. 디지털타임즈 심화영 기자의 이 기사의 내용은 대부분 진실에 근접하고 있다. 미니홈피가 1,800만 개라든가 네이버 블로그가 700만 개라든가 하는 숫자도 진실이다. 홍보 담당자들이 말하는 진실 말이다. 기사를 매우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다. 어떤 것은 진실이고 어떤 것은 홍보 상 진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노쇠했다는 것은 진실이다. 또한 네이버 블로그가 소수의 콘텐트 공급자와 다수의 독자로 구성되었다는 것도 진실이다. 전자의 경우 '모든 웹 서비스는 반드시 쇠퇴하고 몰락한다'는 생태계의 법칙에 따른 것이며 후자는 블로그의 콘텐트 생산 소비 구조의 특징 중 하나다. 이 기사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있는 것 하나를 더 이야기하고 싶다.

만약 네이버가 자사 블로그에 대해 타사 검색 엔진이 콘텐트를 수집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현재 네이버는 블로그, 카페, 지식in 등에 대해 타사 검색 수집기의 접근을 금하고 있다. 아마 어떤 사람은 네이버 서비스에 대한 타사 검색 서비스를 통한 접근이 발생하여 네이버 서비스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할 지 모른다. 그러나 네이버 측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예컨데, 현재 국내 검색 점유율 3% 미만인 구글이 네이버의 킬러 콘텐트를 수집할 수 있다면 구글에서 찾을 수 없었던 정보를 위해 굳이 네이버를 찾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구글 정도는 그냥 넘어 갈 수 있더라도 야후!코리아나 다음의 경우엔 또 다른 소리가 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사 콘텐트가 좀 더 광활하게 퍼져 나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이런 위험을 굳이 지금 감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을 네이버의 독과점을 위한 술책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최상위 업체가 자신의 이익을 보다 오래 독점하기 위한 전형적이며 합법적 전략 중 하나일 뿐이다. 오픈 소스나 오픈 데이터를 절대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하기 힘든 전략이겠지만. 네이버의 이런 정책이 옳냐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마치 전쟁에서 적군을 죽이는 것이 인류에게 이익이냐 그렇지 않냐를 따지는 것과 같다. 그런 논쟁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통하는 것이지 전쟁 중에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이야기는 검색 전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 입장에선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든 다음, 야후, 구글에서 검색하든 정보를 잘 찾을 수 있기만 하면 된다. 괜히 총도 없으면서 전장에 머리를 디밀어 총탄에 맞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머리에 총탄을 맞으면 굉장히 아프다. 후유증으로 바보가 되기도 한다. 그런 아픔은 현명하게 세상을 바라보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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