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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응원

월드컵에 대한 짧은 글에 대해 몇몇 익명의 리플러가 쓰레기 댓글을 남겼길래 지웠다. 경기를 보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길거리에서 응원을 했냐 아니냐"로 글을 읽는다. 아마 내가 "어떤 마음 가짐으로 경기를 봤나"라고 썼다면 또 다른 반박의 댓글이 붙었을 것이다, 자신들도 한국이 이기길 간절히 바랬다고.

어제 한국팀의 경기 내용은 그리 훌륭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해겠지만 팀웍은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지켜 보고 응원하는 자가 그것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몸을 사리거나 반칙을 하거나 고의적으로 게임을 망치지 않은 이상 "뛰지 않는다"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런 건 응원이 아니다. 그냥 구경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응원의 자세가 뭔 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다. 응원은 승리를 기원하고 온 힘을 다해 소리를 치고 힘을 주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없이 승리를 위해 악을 쓰고 기를 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게 응원이다. 내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경기 끝나고 이런 저런 소릴 하는 건 자유지만 자신의 응원을 스스로 평가 절하하지 말라."

애들이 무슨 소릴 하건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나는 한국이 조국이라 한국팀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한국팀의 플레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응원한다. 가나에게 3:1로 졌을 때도 그럴 수 있으려니 생각했다. 16강을 못가도 나는 한국팀을 좋아한다. K리그는 쫓아 다니지 않지만 나는 한국팀을 좋아한다. 선수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못하지만 나는 한국팀을 좋아한다.

나는 한국이 좋아서 한국팀을 응원한다. 응원을 하는 동안 선수들의 플레이를 평가하지 않는다. 그게 내가 이 스포츠, 이 대회를 즐기는 방식이다. 땀 뻘뻘 흘리며 자빠져 나뒹굴며 고생하는 선수들을 안타까와하며 걱정하는 게 응원인가, 안 뛴다고 공격 안한다고 야유를 퍼붓는 게 응원인가. 무엇이 응원인가.

세상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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