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mo

싸이월드와 새정치민주연합

싸이월드와 새정치민주연합(구 민주당)은 닮은 모습이 많다. 좋아하고 지지하는 사람도 많고 나름 노력도 했지만 늘 뭔가 부족했고 결정적인 기회를 발로 뻥뻥 걷어차버려 결국 사용자와 팬을 힘들게 했다. 싸이월드가 주목받던 시기는 국내외로 SNS 서비스가 준동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기회가 열려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 선거 패배 후 지방선거에서 선전을 했으나 미흡했고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밝혀진 정부의 무기력함과 비리를 비판하며 수권 정당의 면모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싸이월드와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부활의 기회를 포기하는 모습에서 많이 닮아있다. 싸이월드는 2014년 4월 다시 독립 법인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고,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수권정당의 꿈을 꾸고 있다.




싸이월드는 한 때 국내 최고의 SNS 서비스로 주목받았고 기대도 컸지만 사용자와 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뒤로 하고 거창한 대의명분과 사업 목표를 내세우며 엉뚱한 짓을 반복하다 결국 변화와 혁신의 시기도 놓치고 새로운 사용자 유입도 없어졌다. 죽은 자식 부랄만지기라는 한탄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를 지지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번번히 그런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자기 스스로 혁신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자 외부 서비스를 인수하고 우수한 개발, 기획, 디자인 인력을 보강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대기업의 전형적 낙하산식 인사와 지표식 경영 평가에 목숨 건 경영진의 보수적 판단으로 인해 혁신은 공중분해되기 마련이었다. 원치 않는 독립을 한 이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는 외침은 공허해지고 가야할 길은 보이지 않고 시련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싸이월드가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수천가지 이유를 말할 수 있지만 본질적이며 자연적인 이유는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놀이터로써 본질적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빅데이터가 어쩌고, 편리한 검색이 어쩌고, 지인 커뮤니티가 어쩌고 해봐야 소용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전에서 대패하며 수권 정당으로서 위치를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는 수많은 이유 중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정당으로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수권 정당이 되려면 대중이 이해하고 환호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번 선거전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은 구태의연한 '정부 심판론"을 내세울 뿐이었다. 




모든 추락하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대중이 그 이유조차 궁금하지 않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새정치민주연합의 재보선 선거 참패를 보며 망가진 것을 고쳐서 사용하는 것보다 새로 건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싸이월드도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미 수많은 기회를 놓쳤고 의미없는 2위 전략은 그저 호흡기에 의존한 식물환자로 연명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