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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반응 끌어 내기

상대방이 반응이 없을 때 반응을 끌어 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먼저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반응 이후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적을 알고 나를 알라는 것이다. 흥분 상태에 빠진 사람은 상대방이 반응이 없을 때 더욱 흥분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 이상에 대해 접근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의 반응을 이끌고자 한다. 결과는? 대부분 참혹한 패배를 맞게 된다.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릴 때는 튈 곳을 마련해 두거나 아니면 사자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자라야 한다. 잠자는 것이 사자인 지 고양이인 지 구분도 못한다면 아예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일상 생활에서나 블로깅에서나 이것은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블로깅이 좀 더 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차이는 있다. 그러나 자꾸 까불다 보면 언젠가는 잡히게 되어 있고 그 결과는 오프라인보다 훨씬 가혹하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웹 디자이너인 A 씨는 자신의 홈 페이지에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글을 올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익명의 사용자가 나타나 계속 A 씨의 글에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그 시비 글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익명으로 올리는 글이라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었고 그런 일은 몇 개월 동안 계속 되었다. 결국 A 씨는 그 홈페이지를 접어 버렸다. 그로부터 2 년 가까이 지난 어느 날, A 씨는 업무 상 알게 된 사람과 술 자리를 하다가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자기 회사에 근무하는 웹 디자이너가 있는데 A 씨를 알고 있으며 옛날 홈페이지 찾아가 글을 남기곤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것이다. A 씨는 일부러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 내며 확인 작업에 들어갔는데 그 익명의 사용자라는 것이 거의 확실해 졌다.

A 씨는 자신의 회사와 계약을 하려면 그 웹 디자이너를 해고시키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어떤 결정을 했을 것 같은가? 웹 디자이너를 해고 시키고 계약을 성사 시켰다. 극단적인 사례를 이야기한 것이지만 반응을 끌어 내기 위해 악플을 달거나 시비를 거는 것은 이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래는 항상 현재에 의해 규정됨을 기억한다면 누군가의 반응을 끌어 내기 위해 자신이 쓰는 글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어제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N사 홍보 담당자에게"라는 글을 쓰며 나 또한 이런 예에 적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 다만 나는 내 실명과 존재를 분명히 드러내며 이야기를 했다. 그것 때문에 그 담당자는 더 이상 공개적으로 내게 험담을 하지 못하게 된다. 최소한 그 회사에 있는 동안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 이후엔?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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