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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uacu ONLY

남해 르미에르 펜션 10일간의 경험

내 머릿 속에 펜션은 두 가지 범주에 속해 있었다. 하나는 회사 워크숍이나 MT 때 가끔 가던 그런 펜션 - 10여 명 이상이 들어가서 축구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방이 있는 펜션이었고 다른 하나는 풀하우스와 같이 비까번쩍한 인테리어와 어디선가 메이드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럭셔리한 것이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갈 때 호텔은 수도 없이 갔지만 팬션은 구경도 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펜션은 그런 개념이었다.


르미에르 펜션

남해의 르미에르 펜션은 딱 그 중간 정도의 개념이다. 달리 말하자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펜션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동네에서 요즘 유행하는 각 동이 분리된 형태도 아니고 널찍한 앞마당을 제공하는 그런 곳도 아니다. 소박한 스파가 있는 4개의 룸으로 구성된 작은 펜션이다. 그런데 이 펜션은 주변의 다른 펜션들이 손님이 없어서 불이 꺼진 평일에도 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르미에르 펜션지기가 열심히 뛰었기 때문이다. 남해의 주변 펜션지기들이 자주 이 펜션을 찾아 온다. 도대체 무슨 재주로 남들 다 놀고 있을 때 당신 펜션만 사람들이 오는 지 궁금하다고 묻는단다. 참 쉬운 이유인데 그걸 몰라서 찾아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르미에르 펜션지기는 더 답답하다고 한다.

좋은 시설의 펜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걸  르미에르 펜션은 다른 방법으로 풀고 있는 것이다.


르미에르 펜션은 남해의 수 많은 펜션을 기준으로 봤을 때 중간 수준의 펜션이다. 룸도 4개 뿐이다. 남해가 주는 천해의 경관과 룸에 스파를 즐기며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빼면 그저 그런 펜션이다. 그런데 이 펜션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펜션이 갖는 의미가 호텔이나 모텔과 또 다른 의미가 있음을 반증한다. 

지난 번에 소개한 초콜렛 펜션처럼 이 펜션의 운영자 - 사장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대개 '펜션지기'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의 품성과 관련이 있다. 올해 마흔이 된 르미에르 펜션지기는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어릴 때 음악을 했었고 사업도 했고 1년 6개월 정도 길바닥에서 정말 노숙자로 생활한 적도 있었다. 그러다 정신 차리고 남해로 내려와 아버지가 하는 펜션 사업을 돕기 시작한 것이 올해로 5년 째.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생계형 펜션 운영 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하는 짓을 보면 생계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정치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정봉주 의원을 위한 노래를 만들기도 했고 최근에는 네이버 카툰 <>의 사운드 트랙 작업을 하기도 했다.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 가장 오지랖이 넓지 않나 싶다. 책을 쓰기 위해 장기 투숙을 하며 르미에르 펜션지기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의 펜션이 비수기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는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 공실을 그냥 보지 못한다. 이벤트를 하든 가격을 후려치든 무조건 방을 판다는 자세
- 펜션 콘텐츠의 다양화. 소소하지만 작은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서 펜션에 적용하고 있다
- 대화. 펜션 손님이 굳이 은둔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으면 귀찮을 정도로 자꾸 찾아와 대화한다

이 세 가지를 꾸준하게 하고 있는 게 이 펜션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주요한 이유다. 물론 주변의 다른 펜션들도 이와 같은 일을 하려고 하거나 생각하고 있다. 다만 그들은 생각만 하고 있고 르미에르 펜션지기는 그걸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생각과 행동의 차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펜션이 아주 후진 것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스파도 있고 룸이 작기는 하지만 오밀조밀한 맛이 있다. 펜션지기를 자신의 펜션이 갖는 한계를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펜션을 허물고 다시 짓고 싶다고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어쨌든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스파 스파 스파!!!

아래 그림이  르미에르 펜션이 자랑하는 스파다. 성인 기준으로 2명이 넉넉하게 즐길 수 있는 스파 욕조다. 여기에 앉아서 스파를 즐기며 남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멋지지. 물론 그림에 있는 것처럼 촛불이 켜져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되려면 옵션 신청을 해야 한다. 얼마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돈을 좀 더 내면 저렇게 꾸며 준다. 내 생각엔... 1만원 정도 주고 촛 불 사서 직접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스파에 물을 받는데 대략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만약 펜션에 체크인할 때 물이 가득 차 있기를 원한다면 최소 1시간 전에 미리 이야기를 해 두는 것이 좋다. 

아래는 4개 룸 중 하나인 <모던타임즈>다. 나머지 3개의 방도 비슷하게 생겼다. 중앙에 큰 침대가 있고 욕실 겸 화장실이 있고 입구 옆에는 싱크대와 조리 시설이 있다. 커다란 TV가 있고 컴퓨터도 있다. 콘셉트형 모텔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룸의 전면은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블라인드를 열면 남해의 바다가 바로 보인다. 발코니가 있어서 열고 나가서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도 있다. 거기서 바베큐를 즐기는데 겨울에는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먹으면 된다.



르미에르 카페

르미에르 카페는 참 사연이 많은 공간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왼쪽 상단에 블라인드가 보일 것이다. 나중에 가 보면 여결 살포시 열어 보길 바란다. 작은 공간이 보일 것이다. 원래 여기에서 카페지기의 아버님이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사연으로 닫혀 버리고 현재와 같은 카페가 만들어 졌다. 1층의 카페 공간을 룸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손님들이 자유롭게 와서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여 현재와 같은 카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여기는 언제나 열려 있다. 심지어 펜션지기가 잠자고 있을 때 와도 되는 소위 "24시간 개방 공간"이다. 사진에서 보이지 않지만 구석에 커피 메이커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고기나 술을 꺼내 먹을 수 있는 냉장고도 있다. 물론 마구 꺼내 먹으면 고발 당할 수도 있지만... 먹고 나서 나중에 계산하면 아무 말 없다. 르미에르 카페는 간단한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조식으로 제공하는 컵케이크와 커피. 여성들이 아주 환장을 한다...고 펜션지기가 이야기했다. 그러나 현실은... 보통 펜션에 오는 분들은 저녁 무렵에 입실을 한다. 펜션도 호텔과 비슷하게 오후 1시쯤부터 체크인을 할 수 있는데 남해의 경우 지역적 특성 때문인지 대부분의 손님들이 저녁 무렵에 체크인을 한다. 그러니 저녁을 대충 떼우든가 바베큐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 날 아침에 비로소 남해 관광을 하는데 아침꺼리를 챙겨오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르미에르 펜션에서 제공하는 간단한 조식인 컵케이크와 커피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경기도 일대의 펜션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의 조식이나 뷔페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그래도 남해의 경우엔 이런 간단한 간식류의 조식조차 제공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라 르미에르 펜션의 조식에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내가 펜션에 있는 동안 조식과 관련하여 제안한 것이 몇 가지 있다.

- 베이글, 크림치즈, 커피 (무료) 
- 시골 아침 밥상 (유료)

베이글은 여성들이 아주 좋아하는 메뉴고 저렴하기 때문에 컵 케이크보다는 낫다고 제안했다. 베이글을 사서 얼려 놓고 전자렌지에 돌려서 녹여서 제공해도 되기 때문에 제안한 것인데 몇 번 해 보다가 요즘은 하고 있는 지 확실히 모르겠다. 시골 아침 밥상은 펜션지기 부모님이 근처에서 운영하는 펜션에서 먹은 아침 밥상의 감동 때문에 제안한 것이었다. 된장국에 5 반찬 정도의 밥상인데 르미에르 펜션에서 어른 걸음으로 천천히 걸어서 20분 정도면 도착하는 여우별 펜션에서 먹도록 제안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안 도로를 20분 가량 산책할 수 있고 도착한 펜션에서 전형적인 시골 밥상을 즐기도록 하는 콘셉트였다. 한 번 정도 시도한 것으로 아는데 펜션지기의 게으름으로 전격적으로 시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혹시 르미에르 펜션에서 시골 아침 밥상을 즐기고 싶다면 펜션지기에게 제안을 해 보라. 1인당 5천원 정도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하면 좋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르미에르 펜션에서 천천히 산책을 하고 도착한 곳에서 아침을 먹는 것도 훌륭한 코스가 아닐까. 대단한 아침 밥상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남의 집 아침 밥상에 내가 끼어 먹는 걸 생각하면 딱 좋다. 그런 경험이 없다고? 바로 그거다. 나는 분명히 처음으로 그런 경험을 하는 멋진 코스라고 믿고 있다. 


먹을 것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서 자고 먹고 놀았던 펜션인데 막상 검색을 해 보면 후일담이나 이미지가 별로 없는 게 르미에르 펜션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특히 펜션의 주요 수익 중 하나인 바베큐 사진은 정말 찾기 힘들었다. 할 수 없이 르미에르 펜션 홈페이지에 있는 예쁜 이미지를 올릴 수 밖에 없다. 펜션으로 여행 가는 사람과 먹을 거리는 딱 2가지로 나뉜다. 철저한 준비파와 빈 손이 그것이다. 대개는 빈 손이다.

펜션은 간단한 조리 기구가 갖추어져 있지만 대부분 빈 손으로 오니 자연스럽게 펜션이 제공하는 바베큐를 주문하게 된다. 근데 이게 펜션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아주 큰 수익 모델이다. 특히 손님이 적은 비수기에는 숙박 요금을 후려치게 되는데 그렇게 맞이한 손님이 음식까지 다 갖추고 오면 대략 낭패다. 다행히 많은 손님들이 귀찮음을 이유로 빈손으로 오고 펜션이 제공하는 음식을 주문하게 된다. 르미에르 펜션도 그런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물론 아래 그림과 같은 아름다운 비주얼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경기도 오산이다. 그러나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건 확실하다. 배부르게 먹으려면 먼저 해야 할 작업이 있다. 르미에르 펜션지기와 "형/아우"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르미에르 펜션지기는 친인척 관계에 대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단기적 친인척 관계를 맺으면 아주 벗겨 먹을 수 있다. "오빠"라고 불러 줄 수 있다면 한우 쇠고기를 대접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펜션에서 제공하는 기본 바베큐 메뉴가 있기는 하지만 미리 구워 먹을 재료를 사와도 좋다. 남해는 아주 싼 가격에 한우를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남해읍 버스 터미널 근처에도 있고 시내에도 정육점형 고깃집이 있다. 펜션에 오기 전에 고기를 잔뜩 사오고 펜션에는 숯불 세팅만 요청하면 저렴한 가격에 풍족한 저녁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알아서 먹는 상황에서 펜션지기를 생까는 대신 저렴하지만 그 동네에서 구하기 힘든 싸구려 와인 따위를 뇌물로 주면서 "오빠(형, 동생) 한 잔 같이해요"라고 해도 좋다. 펜션지기가 와인을 다 마실 즈음 얘기 안해도 알아서 이런 저런 것들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을 것이다.  




펜션하면 왠지 모르겠지만 꼭 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고양이도 아니고 말이나 닭도 아니고 꼭 개가 한 마리 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것도 작은 개는 안될 것 같고 <1박 2일>에 나오는 흰색의 대형견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이유는 모르겠고 아마 펜션이라는 이미지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며 그렇게 각인된 것 같다. 

르미에르 펜션에도 개가 있다. '진돌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는 족보 있는 진돗개다. 아직 성견은 아니고 전문적인 조련을 받은 상태도 아니지만 성격은 순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나 잘 따라 다니는 건 아니지만 24시간 이내에 금방 잘 따라 다니게 된다. 누가 주는 먹이를 잘 먹는 건 아니지만 결국 먹기는 하는 지조가 있고 혈통이 있는 듯 하지만 언뜻 보면 똥개 같은 진돗개다. 

내가 열흘 동안 있을 때 진돌이가 짖는 걸 딱 한 번 본 적 있다. 펜션에 간 첫 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바깥으로 나갔는데 휘청거리다 난간에 허리가 걸리며 고꾸라졌나 보다. 진돌이가 미친 듯 짖었다고 한다. 그 소리에 같이 술 먹던 펜션지기가 나와서 겨우 끌어 내렸다고 한다. 아마 진돌이는 이런 마음으로 짖은 게 아닌가 싶다,

"주인님, 저 쉐키 지금 펜션 망하게 하려고 번지 점프하려고 해욧!"

어쨌든 진돌이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하루 종일 글을 쓰다 쓰러져 자고 있으면 펜션지기가 찾아와 산책이라도 하라고 다그치곤 했다. 내키지 않았지만 진돌이와 함께 해안도로를 천천히 걸으며 산책을 했다. 처음엔 부담스럽더니 맑은 공기와 함께 천천히 산책하는 게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아 있다.

나는 개와 관계에 좀 예민한 편인데 특히 개가 앞서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훈련을 받지 않은 진돌이와 산책을 하는 건 좀 힘들었다. 주인인 펜션지기와 함께 산책을 할 때도 천방지축 뛰어 다니다가 해안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치일 뻔 한 적도 있었다. 나와 함께 산책을 할 때도 그랬는데 일부러 목줄을 짧게 잡고 다녔다.

똑똑한 개인데 훈련을 받지 못해서 가끔 돌발 행동을 하는 게 불안했다. 하지만 참 귀여운 녀석이고 품성이 순하기 이를 데 없다. 다만 주인이 제대로 먹이질 않아서 본의 아니게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는 건 좀 안타깝다. 펜션지기에게 자주 두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제 앞가림도 못하니 개 밥 챙겨주고 훈련 시키는 건 아직 먼 미래의 일인 것 같다. 혹시 르미에르 펜션을 찾게 되면 진돌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었으면 한다. 불쌍한 넘이다.

참고로 펜션지기가 진돌이용 간식거리를 잔뜩 쌓아놓고 안 주고 있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손님한테 팔려구요"라고 한다. 그 얘길 듣고 "개를 수익 모델로 이용하면 되겠냐!"고 탓했다. 그런데 펜션지기가 손님에게 개당 1천원에 팔고 있다는 개 간식은 단가가 1천 5백원짜리였다. 이 쉐키 멍청인가... 아이디어는 좋은데 아이큐가 낮은 대표적 사례였다.


감성돔 낚시

르미에르 팬션에서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면 앞 바다에 늘 여러 척의 배가 떠 있는 걸 볼 수 있다. 낚시에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 곳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감성돔 포인트라고 한다. 감성돔이 잘 잡히는 시기가 되면 팬션 앞 도로에는 차량이 가득하고 바다 위와 근처 갯바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팬션 근처에 차를 세워 놓고 갯바위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르미에르 패션지기에게 왜 낚시 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일단 자신이 낚시에 별 관심이 없고, 낚시꾼들은 당일치기로 오거나 숙박을 하더라도 저렴한 곳에 머물기를 원한다고 했다. 실제로 르미에르 팬션지기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여우별 팬션에는 낚시꾼들도 자주 머문다고 한다. 그 팬션의 방값은 주변 민박 수준이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한다.  

르미에르 팬션지기의 아버님은 낚시를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다음에 가면 함께 감성돔 낚시를 가자고 이야기해봐야겠다. 자주 낚시를 간다고 하시니 직접 하지는 못해도 바다바람 쐬러 데려가 달라고 졸라봐야겠다. 르미에르 팬션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빈센트 팬션지기는 가끔 감성돔 낚시를 가는 것 같다. 그의 블로그에 잡은 감성돔 사진을 올려 둔 것을 본 적 있다. 안되면 이 팬션지기를 꼬셔서 같이 낚시를 가든가 해야지.




남해에는 팬션이 참 많다


나는 그 중 2개의 펜션을 경험했을 뿐이다. 냉정하게 평가할 때 그 2개의 펜션보다 멋진 곳이 아주 아주 많다. 최고급 스파가 있는 곳도 있고, 백사장이 있는 곳도 있고, 풀빌라에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렇다고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도 아니다. 비수기 1박 기준으로 대개 15만원~20만원 정도의 가격이다. 공개 가격이 그럴 뿐  말만 잘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으로 머물 수 있는 곳도 아주 많다. 매년 1, 2월은 남해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팬션의 극비수기다. 이 기간을 이용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에 휴가를 즐길 수 있다. 2박 이상의 장기 투숙을 하면 매우 저렴하게 머물 수도 있다.

그러나 펜션과 모텔 혹은 호텔의 차이점을 생각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펜션의 수는 확 줄어든다. 펜션에서 그저 하룻밤 자고 나올 생각이라면 가격과 인테리어를 최우선으로 보는 게 좋다. 그러나 펜션지기와 대화하며 남해의 진면목을 경험하고 싶다면 선택할 수 있는 펜션은 그리 많지 않다. 펜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펜션을 지키고 있는 사람, 즉 펜션지기다. 르미에르 펜션처럼 사람을 그리워하며 반갑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 펜션이 매력적인 이유가 그것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멋진 휴식 공간 그리고 그것을 완성시켜 주는 사람이 있는 펜션 중 하나기 때문이다.

끝으로 르미에르 펜션 싸게 가기 팁.

1. 이 펜션지기가 미권스(정봉주 카페) 회원이고 50% 할인 행사 한다
2. 구구절절한 사연을 내세우면 깎아 준다. 
3. 2박 이상 장기 투숙 고객일 경우 파격 할인 한다. 본인은 10박을 20만원에 했다.

참고만 하시길. 내가 이 글 쓴 것 때문에 정책 변화를 할 수도 있으니.


** 이거 홍보글 맞음. 단 돈이나 대가를 받고 쓴 홍보글 아님. 펜션에 가서 좋은 펜션지기를 만났고 열흘 동안 있으면서 괜찮은 펜션이라 생각해서 4개월이나 지난 지금 홍보글 쓰는 거임. 그러니 홍보글은 확실한데, 딴지 거는 사람은 좀 이해가 안됨. "내가 가서 경험해 보니 좋더라"라고 말하는 거 문제임?


※ 자신의 펜션을 경험하게 하고 싶은 분들은 메일이나 쪽지 주세요. 없는 것 있는 것처럼 쓰지는 못하지만 펜션지기도 발견하지 못한 펜션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이야기하는 블로거가 있습니다.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펜션인데 사람들이 몰라서 안타까워하고 있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