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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깐 마늘과 콘텐트 오픈 마켓

대형 할인 마트의 식품 코너에 가면 "깐 마늘"을 볼 수 있다. 마늘을 까서 씻은 후 조그만 비닐 포장지에 담겨 있다. 이것의 가격은 까지 않은 마늘에 비해 비싸다. 유사한 것으로 깐 양파, 깐 밤, 손질한 대파와 같은 것도 존재한다. 재래 시장에서 농수산물을 팔 때 그것을 손질해서 주는 건 일종의 서비스였다. 반면 기업화된 할인 마트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되었다. 소비자는 마늘과 밤과 양파를 까는 비용을 지불하는데는 인색하지만 새로운 상품으로 깐 마늘, 밤, 양파를 사는 것에는 큰 거부감이 없다. 서비스와 상품이 결합하여 새로운 상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유망한 신규 마켓 플레이스로 주저없이 추천하는 콘텐트 오픈 마켓(Content Open Market)도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이 가진 기술, 지식은 무형이며 한 인간을 통해 통합적으로 집적되어 있으므로 그것을 시간 단위로 직접 사는 것은 고전적인 형태의 시간제 비용 산정 방식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콘텐트 오픈 마켓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마켓 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려면 무형의 지적 자산과 시간 그리고 산출물이 각각 팔리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하나의 새로운 상품으로 나와야 한다.

여전히 까지 않은 마늘을 사는 사람도 있고 깐 마늘을 좀 더 비싸게 사는 사람도 있다. 어떤 깐 마늘은 "무공해 농산물"이라는 이름도 붙어 있다. 상품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꾸어야 콘텐트 오픈 마켓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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