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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

내가 요즘 좀 나쁘다

나쁘다(bad)라고 말하는 게 맞을까? 나는 요즘 몸이 나쁘다.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나쁜 놈이 되었다는 말은 아니지만 몸 상태가 나쁘다. 그래서 하루에 두 시간 정도 밖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못한다.







오늘도 종일 비몽사몽 간에 헤매다 늦은 밤에 깨어 노트북을 열어 놓고 '그래도 뭔가 적어 놓고 하루를 보내야 해'라며 이러고 있다. 대상포진이라는 그 무.서.운 병이 사람을 이렇게 무력하게 만들어 놓나 싶기도 하고 평소 운동 안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한다. 일주일 연기한 일정을 또 연기하며 무슨 인기 연예인도 아닌데 매번 일정만 연기한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그래도 블로그에 글 쓸 정신과 힘은 있으니 다행이라고 위로하기도 한다. 어쨌든 지구에서 하루는 벌써 지나갔다.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가끔 금성이나 토성의 시간대로 하루를 계산하기도 한다. 죽을 때까지 지구의 하루 시간대로 계산하는 건 굉장히 지겨운 일이다.

꿈을 기억하는 건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고 하는데 몇 주 전 꾸었던 꿈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긴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7살 때 꾸었던 꿈을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리바이벌되고 있다고 하니 그보단 내가 훨씬 정신 건강상 나은 것 같다. 몇 주 전 꿈을 꾸는데 내 앞에서 아주 큰 사건이 벌어졌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대박이라고 생각하며 주머니를 뒤적였는데 기껏 나온다는 게 휴대전화였다. 휴대전화로 사건 주변을 사진 찍으며 이걸 어디에 보낼까 고민했다. 다음 블로거기자단에 보내는 정도로는 만족이 안되는 큰 사건이었다. 최소한 KBS 9시 뉴스 정도에는 나와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9시 뉴스에 가끔 나오는 시청자가 보낸 화면을 보면 화질이 너무 구리다. 순간 집에 있는 캠코더가 생각났고 그걸 지금 들고 있지 않은 게 너무 아쉬었다. 아쉬움에 치를 떨고 있을 때...

아, 맞다! 이거 꿈이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꿈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왜 내가 이 따위 강박에 빠져 있어야 하지?'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꿈 속에 있고 앞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있고 한 편 고민을 하고 있는 참으로 4차원적인 상황이었다. 초등학교 때 글짓기를 할 때 선생님은 항상 '하나의 주제, 다양한 소재'를 말씀하셨는데 나는 늘 글을 쓸 때 '다양한 주제, 하나의 소재'로 접근했다. 하나의 소재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게 훨씬 재미있었다. 선생님은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소재로 풀어내는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주었다. 나도 좋은 점수를 받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계속 쓰고 싶었고 그래서 항상 선생님을 실망시켜 드렸다. 기분 좋았다. 지금도 그 버릇을 못 버린 것 같고 심지어 꿈도 그렇다.


키보드 위의 손가락이 춤을 춘다. 나는 가끔 모니터를 보지 않고 키보드 위의 손가락을 보며 글을 쓰기도 한다. 손가락이 마치 내 생각과 관련 없는 어떤 힘에 의해 지배 받는 것처럼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생각도 한다. 이런 생각이 아니었는데 손가락이 저런 생각을 쓰고 있다. 신기하다! 역시 몸 상태가 좋지 않는 게 아니라 아주 나.쁘.다.

다닐 샤프란의 바흐 무반주 첼로곡을 듣고 있다. 고약하다. 아픈 구석만 찔러내는 음색이다.

아직도 나를 '이구아수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Bluemoon이라고 옆에 적어 둬도 계속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있다. 고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아니면 자기 하는 이야기 외에는  별 관심이 없던가.

최근 커피를 많이 마셨다. 스타벅스, 할리스, 엔젤인어스, 커피빈과 같은 프랜차이즈 메이커 커피 외에 길거리에서 파는 수십 가지의 커피를 마셨다. 최저 1800원에서 최고 4000원까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커피를 말한다. 결론은 할리스. 다른 이유는 없고 할리스 커피가 최근 좀 신 맛이 강해졌다. 진짜 그것 뿐이다.


롯데가 졌다. 병신들. 다 1박2일 탓이다.


3년 전에 신세계백화점에서 포인트 카드를 만들었다. 양복이랑 구두랑 뭐랑 거의 천만원어치를 살 즈음이었다. 포인트가 개미 허리띠 구멍만큼 쌓였다. 근데 이 카드가 E마트에서도 쓸 수 있다고 한다. E마트에서도 열심히 포인트카드를 썼다. 그렇게 2년을 더 썼는데 2만점이 안된다. 2천만 원이나 신세계백화점과 E마트에서 썼는데 겨우 2만원 돌려 준다. 신세계백화점 포인트와 오케이캐시백 포인트가 연동된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물건 몇 개 사니 오케이캐시백 포인트가 1천 점 쌓였다. 이런 개잡노무 포인트 같으니... 1백만원짜리 물건 사면 1천원 주던 포인트였는데... 앞으로 오케이캐시백 포인트를 사랑하기로 했다.


요즘 '탄(TAAN)'을 자주 했다. 처음엔 조금 재미있더니 예전에 포트리스에서 발생했던 문제가 똑같이 발생한다. 방 만들어 놓고 '님아, 자리 좀...'하면 ban하는 분위기. 하긴 '탄'이든 '포트리스'든 하는 인간들이 똑같으니 뭐 변하는 게 있으랴. 4:4 게임에서 혼자서 고각 연습하는 인간들도 여전히 있고.


최진실이 죽었다. 거봐, 일주일만 지나니 끝이지. 최진영만 불쌍해, 조카들 어떻게 하나.


TNC가 구글에 인수합병되었다고 보도자료가 나왔던 날 노정석 사장에게 문자를 하나 보냈다, 답신이 없었다. 하긴 "ㅋㅋㅋ"라고 보냈으니 무슨 얼어죽을 답신...

네이버에서 파워 블로거를 뽑았나본데 내 블로그(네이버 블로그)는 간택되지 못했다. 파워 블로거가 혹시 한전 블로거였나... 전기 아껴쓰자.


왜 그리 욕을 하냐고 하길래 나는 두 마디로 대답했다, "내가 얼마나 욕을 했는데? 내가 못할 욕을 했니?" 그러자 그가 말했다, "두 번 욕했구요, 그냥 속으로 하면 될 욕이었죠." 그의 말이 100% 옳았다.

그러자 또 다른 그녀가 말했다, "안 들리는 욕이면 왜 하니?" 아... 그 말도 100% 맞다. 왜 이렇게 나 빼고 다들 똑똑한 건지...


대~~한민국!이라고 소리치던 2002년 월드컵 시즌. 나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길거리 응원 한 번 나가지 못했다. 노무현!노무현!을 외치던 노빠 활성화 시절 나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선거 운동 함께 하자는 선배의 제안을 단번에 뿌리쳤다. 이명박은 절대 안된다!고 외치던 시절 나는 힘든 시절에 있었다. 그래서 투표도 안했다. 후회한다. 내가 힘들었기 때문에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했던 그 시절을 후회한다. 만약 지금이라도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온다면 나는 분명히 나의 정치적 관점을 명확히 이야기할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내게 뭘 바래?